▲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미국 반도체 공장 건설 뒤 가동에 필요한 인력을 확보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 반도체 파운드리공장 내부 홍보용 사진.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이미 텍사스 파운드리(시스템반도체 위탁생산) 공장 가동을 앞두고 어려움을 겪는 만큼 인력 관련 정책적 대응이 빠르게 이뤄지지 않는다면 미국의 반도체 공급망 재건 목표도 미래가 불투명해질 수 있다.
17일(현지시각) 미국 CNBC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이 이른 시일에 미국에서 인력 확보 경쟁을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 2026년 말 가동을 목표로 파운드리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인디애나주에 반도체 패키징 공장을 짓고 있다.
마이크론도 2027년부터 아이다호에 위치한 메모리반도체 신공장 가동을 앞두고 있으며 뉴욕에도 대규모 생산기지를 신설하고 있다.
자연히 공장 운영에 필요한 기술 인력도 늘어날 수밖에 없는데 이를 확보할 방안은 다소 불투명하다.
CNBC는 미국에서 매년 엔지니어로 취업하는 대학교 졸업생 가운데 반도체 산업으로 유입되는 인력은 1500명 안팎에 불과하다는 컨설팅 업체 맥킨지의 분석을 전했다.
반도체 기업들의 73%가 이미 기술 인력을 채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통계도 제시됐다.
존 테일러 삼성전자 미국 텍사스 오스틴 반도체사업 수석부사장은 이와 관련해 CNBC에 “충분한 기술 인력이 공급되지 않고 있어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테일러 수석부사장은 삼성전자가 테일러 공장 가동을 앞두고 엔지니어를 비롯한 인력을 활발히 채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반도체 기업들 사이 채용 경쟁이 활발하게 벌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의 새 공장도 순차적으로 가동을 시작하면 인력난이 더욱 심각해져 사업 운영에 차질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미국은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걸쳐 미국 내 반도체 제조업을 육성하기 위한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쳐 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의 미국 공장 신설도 정부의 지원에 힘입어 추진되어 왔다.
▲ 삼성전자 텍사스주 테일러 반도체 공장 건설현장 사진. <삼성전자>
CNBC는 “메모리반도체 분야에서 전문 인력의 수요는 더욱 높다”며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이 한정된 인력 풀을 두고 경쟁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도체 기업들 사이 채용 경쟁은 결국 인건비 상승으로 이어질 공산도 크다.
CNBC는 미국 반도체 업계의 연봉이 일반적으로 12만7천~18만7천 달러(약 1억8천만~2억6천만 원), 고위직은 23만8천 달러(약 3억3천만 원)에 이른다는 반도체 조사기관 SEMI의 분석을 전했다.
트럼프 정부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현지 투자를 압박하며 보조금 및 세제혜택을 비롯한 정부 지원이나 반도체에 수입관세 부과 등 다양한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테일러 수석부사장은 CNBC에 “시스템반도체나 메모리반도체 공장이 미국에서 가동을 시작하려면 충분한 인적 자원을 확보해야 한다”며 이와 관련한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에 메모리반도체 공장 건설 여부는 삼성전자의 결정에 달려있다고 덧붙였다.
로이터에 따르면 SK하이닉스도 인텔과 협력해 미국에서 메모리반도체를 생산하는 등 중장기 관점에서 다양한 투자 가능성을 고려하고 있다.
그러나 인력 부족 문제가 해소되지 않는다면 미국의 정책적 압박이 실제 투자로 이어지기 어렵다.
CNBC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아직 미국 내 반도체 공장의 초기 가동을 위해 한국의 전문 인력을 현지로 대거 파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CNBC는 미국 정부가 반도체 인력 양성을 위한 연방기금을 마련하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기업이 직접 미국에서 인재 육성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사례도 파악됐다.
결국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미국 메모리반도체 공장 건설은 충분한 전문 기술인력 기반이 확보되어야만 본격적으로 추진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CNBC는 맥킨지와 SEMI의 보고서를 인용해 “2030년 미국에서 반도체 인력 부족은 15만7천 명으로 늘어날 것”이라며 “이는 인공지능(AI) 산업의 발전 속도를 늦출 수도 있는 변수”라고 덧붙였다.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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