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 사무총장이 17일 서을 양재 엘타워에서 열린 에너지경제연구원 창립 40주년 기념 정책세미나에서 발언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은 17일 에너지경제연구원이 창립 40주년을 맞아 서울 양재 엘타워에서 개최한 정책세미나 기조연설에서 "세계 각국은 에너지 문제에 있어 단순 가격 경쟁력보다 안보를 우선적으로 보고 있다"며 이렇게 강조했다.
이란 전쟁을 계기로 이제는 에너지 분야에 있어 가격 경쟁력보다 공급 안정성이 중요한 시대가 왔다는 분석도 내놨다.
비롤 사무총장은 "예전에는 한 나라가 가스를 3달러에, 다른 나라가 4달러에 팔았다면 3달러 국가를 선택했을 것"이라며 "하지만 이제는 4달러를 받는 나라가 자원을 정치적 지렛대로 활용하지 않는 안전한 파트너라면 기꺼이 선택하게 되는 '안보 프리미엄'이 시장에 정착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와 함께 재생에너지 신기술에 대한 투자도 가속화되고 있으며 곧 이 경쟁에서 명확한 승자가 나타날 것"이라며 "재생에너지의 발전 원가는 향후 5년 동안 더욱 가파르게 하락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에너지 전환을 추진하고 있는 한국에서 재생에너지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비롤 총장은 "한국의 태양광과 풍력 에너지 목표는 야심차지만 체계적 계획이 뒷받침된다면 달성 가능할 것"이라며 "한국 정부가 국내에서 전기화를 주요 정책의 축으로 삼은 것은 매우 긍정적"이라고 강조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지난 5월 제1차 재생에너지 기본계획을 발표하고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설비용량 100GW를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 가운데 87GW는 태양광으로 채우며 이를 기반으로 2035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30%까지 끌어올리기로 했다.
2025년 기준 한국 에너지 믹스에서 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10%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하위권이다.
비롤 총장은 "총 세 가지 측면에서 한국에 전기화는 매우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며 "우선 국내에서 전력을 직접 생산하게 되면 대외 에너지 시장의 변동성과 타국의 영향력으로부터 자유로워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은 이미 배터리, 전력 케이블, 변압기 등 전기화에 필수적인 제조 기반이 세계 최고 수준으로 구축되어 있어, 전기화로 인한 경제적 수혜를 최대로 누릴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다는 점도 꼽았다.
마지막으로 전기화를 통해 화석연료를 대체함으로써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 달성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전반적인 글로벌 에너지 전환 트렌드도 한국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진단했다.
비롤 총장은 "현재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서 가장 희소하고 중요한 가치는 석유, 가스, 우라늄, 구리 같은 원자재가 아니라 바로 신뢰"라며 "현재 전 세계적으로 상호 신뢰의 결핍을 겪고 있는 와중에도 한국은 국제사회에서 가장 높은 신뢰를 받는 나라"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 정부가 올바른 정책적 선택을 내리고 데이터 기반 분석을 활용한다면 현재의 에너지 위기를 딛고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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