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남 사천시에 위치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본사 전투기 고정익 동에서 작업자들이 KF-21 기체 구조물에 각종 장비를 장착하고, 배선을 연결하는 등 조립 작업을 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
기동 하나 없는 공장 내부에는 수십 대의 전투기 공정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었다. 그 중 2개 조립라인에서는 한국형 초음속 전투기 KF-21 20대 조립 작업이 한창이었다.
지난 15일 방문한 경남 사천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본사는 KF-21 본격 양산을 앞두고 활기가 넘쳤다.
안현재 KAI 고정익 최종조립 기술팀 과장은 “최근 고정익 동 레이아웃 변경으로 기존 T-50, FA-50 조립라인을 KF-21 조립라인 2개로 전환했다”며 “KF-21 양산을 시작하면서 공장 내부가 작업 물량으로 빼곡해졌다”고 말했다.
가장 먼저 전투기의 뼈대가 되는 전방·중앙·후방 구조물이 고정익 동에 도착하면 이들을 결합하는 작업(메이팅)이 이뤄진다. 오차 없이 정렬된 상태에서 각 구조물을 결합하기 위해 KAI는 자체 개발한 동체자동결합시스템(FASS)을 사용하고 있다.
동체자동결합시스템은 구조물 간 연결지점을 정밀 측정하는 레이저 장비, 수십 톤의 구조물을 운반하며 오차 없이 연결지점을 맞닿도록 위치를 조절하는 무인이송 차량으로 구성된다.
안 과장은 “동체자동결합체계를 도입해 오차율을 0.02mm 이하로 줄였는데, 이는 사람 머리카락 굵기보다 얇은 수준”이라며 “과거 3~4일씩 걸리던 결합 작업 시간이 반나절 가량으로 줄었다”고 설명했다.
이후 볼트와 리벳(판재를 결합하는 금속핀)으로 고정하는 작업이 이어지는데, 이 과정 역시 자동화 공정이 도입됐다.
볼트와 리벳을 박기 위한 구멍을 뚫는 작업은 ‘윙바디 조인트’라는 드릴머신이 자동으로 수행한다. 작업자 10명이 투입돼 한 달이 걸렸던 작업을 윙바디 조인트 1대가 단 5일 만에 끝낸다.
▲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경남 사천 본사 내 전투기 고정익 동 내부 모습. 조립라인의 한 플랫폼에서 정해진 공정을 마치면 사진 기준 위쪽 방향으로 기체가 이동해 다음 플랫폼에서 조립공정이 이뤄진다. < 한국항공우주산업 >
구조물은 조립라인을 이루는 구획인 플랫폼을 넘나들며 랜딩기어, 조종석 내부 장비, 날개, 동체 배관, 와이어, 전자장비, 엔진 등을 차례대로 탑재한다. 이어 이들 장비가 정상 작동하는지 기능시험을 마치고 나면, 비로소 시험비행 단계가 가능한 전투기가 탄생한다.
KAI 관계자는 “KF-21을 구성하는 부품은 50만 개에 이르고, 전투기 내부에 들어가는 각종 배선 길이만 40km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작업자들은 기체 구조물을 둘러싼 2층 구조의 작업대인 플랫폼에서 각자 맡은 공정을 수행한다. 선행 공정이 끝나면 플랫폼이 1층 바닥으로 내려가고, 기체 구조물이 조립라인을 따라 다음 플랫폼으로 이동한다. 플랫폼이 2층으로 솟아오르면 다음 작업을 시작하는 방식이다.
2개 조립라인에서 같은 시기 동일한 공정이 진행되기 때문에 다양한 경력 작업자 10~20명으로 구성된 1개 조가 2개 플랫폼에 배치돼 작업한다. 다만 전체적인 생산 일정을 고려해 작업 인원이 플랫폼을 넘나들며 유연하게 투입되기도 한다.
안 과장은 “각 플랫폼마다 공정을 완료하는 데 약 1개월이 소요된다”며 “현재 KF-21 1호기와 2호기 생산 공정에 집중하고 있는데, 숙련도가 올라감에 따라 공정 시간은 점차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추석 연휴 기간에도 고정익 동의 불은 꺼지지 않는다. 일부 인원이 연휴에도 생산에 투입된다. 특히 최종점검과 시험비행이 이뤄지는 격납고 근무자들은 차질없는 출고를 위해 추석 당일을 제외한 연휴를 반납할 예정이다.
KAI의 KF-21 생산능력은 현재 월 2대 수준이다. 본격 양산 궤도에 진입함에 따라 베테랑 작업자를 추가 투입하고. 신규 인력을 적극 채용해 생산 능력을 대폭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KAI는 올해 말까지 8대를 우선 인도하고, 2028년까지 KF-21 1차 계약분 40대를 인도를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국방부가 2032년까지 2차 물량 80대의 도입을 계획하고 있는 만큼 완제품을 보관할 격납고도 올해 상반기 6개 더 확보했다.
▲ 고정익 동에서 조립과 기능시험을 마친 기체는 격납고로 옮겨져 최종 점검과 시험비행을 거치면 인도를 위한 준비가 끝난다. 사진은 고정익 동에서 조립을 마친 KF-21이 격납고로 이동하는 모습. <한국항공우주산업>
한국은 지난 2015년 KF-21 전투기 체계 개발에 착수한 뒤, 10년6개월 간 개발 과정과 우여곡절을 거쳐 2026년 7월 세계 8번째 초음속 전투기 개발국에 이름을 올렸다.
대한민국 영공을 지킬 주력 전투기로 편제될 KF-21이 글로벌 방산 시장 공략을 위한 채비를 마치면서, KAI 임직원들이 고대하던 첫 수출도 머지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KF-21의 공동개발에 참여한 인도네시아와 KF-21 수출계약 협상이 막바지에 이른 가운데 연내 최초 수출 계약이 체결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또 아랍에미리트(UAE)·사우디아라비아 국가들 고위 장성이 최근 잇달아 KAI 사천 본사를 방문해 시제기에 탑승하며, KF-21 도입에 관심을 내비치고 있다. 앞서 KAI의 FA-50 훈련기를 도입해 운용하고 있는 말레이시아·필리핀 등도 KF-21 도입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 과장은 “KF-21 시제 1호기의 첫 비행 때는 입사 후 고생했던 시간들이 현실의 성과로 펼쳐지는 것 같아 감회가 남달랐는데, 양산 1호기를 보니 ‘이제 진짜 시작이구나’ 하는 책임감이 든다”며 “양산 1호기를 시작으로 마지막 기체까지 단 한 대의 오차도 없이 공군에 무사히 인도하겠다”고 말했다. 신재희 기자

![[신세계그룹 인사 풍향계①] 정용진 이마트 대표로 14년 만의 등판, 오너와 전문경영인 각자대표 체제 자리잡나](https://www.businesspost.co.kr/news/photo/202609/20260916152224_124936.jpg)





![[신세계그룹 인사 풍향계②] 신세계 부문 성과에 '신뢰 기조' 힘 실리나, '리틀 이명희' 정유경 선택 주목](https://www.businesspost.co.kr/news/photo/202609/20260917131103_172434.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