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일(현지시각) 미국 LA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케이콘 LA 2026'에서 야나 씨(오른쪽)와 히미 씨가 자신의 이름을 한글로 적은 캘리그라피를 들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야나 씨의 직업은 댄서다. 그는 K팝을 통해 처음 한국 문화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했다. 이후 관심은 K드라마 등 다른 한국 문화로 자연스럽게 넓어졌다.
그는 K팝이 미국에서 인기를 얻은 이유로 '연결'을 꼽았다.
야나 씨는 "K팝은 사람들 사이에 연결을 만들어내는 마케팅을 잘하는 것 같다"며 "팬과 팬 사이뿐 아니라 팬과 아티스트 사이에도 강한 연결이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이날 케이콘 현장 곳곳에서는 야나 씨가 말한 '연결'을 확인할 수 있었다.
K팝을 중심으로 모인 팬들이 서로 새로운 관계를 만들고 K팝에서 시작한 관심을 K뷰티와 K푸드, K드라마, 한글 등 한국의 라이프스타일 전반으로 넓혀가는 모습이었다.
조지아주에서 케이콘에 참석하기 위해 LA까지 찾아온 조딘 씨(26)도 K팝의 매력으로 팬 커뮤니티를 꼽았다. 조딘은 이날 현장에 꾸려진 ‘걸스플래닛 2027’ 오디션에 참여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었다.
코로나19 시기를 거치면서 K팝의 인기가 크게 높아졌다고 느꼈다는 그는 에이티즈와 하츠투하츠를 가장 좋아하는 그룹으로 꼽았다.
조딘은 "K팝의 장점은 팬 커뮤니티라고 생각한다"며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K팝 팬들은 서로 친절하고 응원하는 그룹이 다르더라도 마찬가지다"고 말했다.
K팝을 통해 만들어진 연결은 다른 한국 문화를 향한 관심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로즈마리 씨(55)는 K팝을 좋아하는 딸과 함께 케이콘을 찾았다. 딸을 통해 한국 문화를 접하기 시작했지만 지금은 자신 역시 K뷰티와 K푸드 등을 적극적으로 즐긴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화장품 브랜드 코스알엑스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며 "한국 화장품이 미국 화장품보다 훨씬 좋다고 생각한다. 덕분에 훨씬 어려 보이게 됐다"고 웃었다.
한국 음식도 즐겨 먹는다는 그는 특히 국을 좋아한다며 "냉장고에 한국 음식이 많이 있다"며 "각종 K컬처에 한꺼번에 빠지게 됐다"고 말했다.
로즈마리 씨의 사례는 CJENM이 케이콘을 단순한 K팝 공연이 아닌 'K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확장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 15일(현지시각) 미국 LA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케이콘 LA 2026'의 '걸스플래닛 2027' 오디션 부스에서 조딘 씨(맨 왼쪽)와 오디션 참가자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누적 오프라인 관객은 올해까지 235만 명에 이른다. 특히 케이콘 LA는 2012년 약 1만 명 규모로 출발해 현재 매년 10만 명 이상이 찾는 대형 문화행사로 성장했다.
올해 케이콘 LA 2026은 K팝 공연만으로 구성되지 않았다.
행사장에는 K뷰티와 K푸드 등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됐고 한국 드라마와 콘텐츠를 즐기는 'K스토리 존'도 처음 선보였다. 국립한글박물관을 비롯해 뷰티·식품·금융·캐릭터 지식재산(IP)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과 기관도 참여했다.
K팝을 통해 형성된 미국 소비자와의 연결은 국내 중소기업에는 해외시장 진출의 기회가 되고 있다.
3년 차 스킨케어 브랜드 '베이스드온'을 운영하는 더라운디드의 정미교 대표도 이날 케이콘에서 미국 소비자들을 직접 만났다. 2003년부터 화장품 업계에서 일해온 정 대표는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프로그램에 지원해 선발되면서 이번 행사에 참여했다.
정 대표는 "목표 국가 가운데 미국이 있기 때문에 미국 소비자의 반응을 바로 확인하고 제품의 방향성을 점검하기 위해 참여했다"며 "미국 시장에 진출하려면 제품 라인업을 어떻게 구성해야 할지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현장에서 확인한 미국 소비자의 관심은 향후 제품 전략을 짜는 데도 참고가 된다며 이번 행사를 통해 미국 소비자들의 자외선 차단에 대한 욕구가 강하다는 점 등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해외 네트워크가 부족한 중소기업에게 케이콘과 같은 행사는 소비자를 만나는 기업과 소비자 사이 거래(B2C) 공간인 동시에 해외 바이어와 접점을 만드는 출발점이기도 하다.
그는 "중소기업이 해외 바이어를 직접 발굴하기는 쉽지 않다"며 "국가에서 수출을 위한 기회를 많이 열어주고 있다"고 말했다. 더라운디드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의 기업 사이 거래(B2B) 바이어 발굴·연결 프로그램 등에도 참여하고 있다.
CJENM도 케이콘을 활용해 국내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고 있다.
2014년부터 중소벤처기업부,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 등과 함께 운영해온 'K-COLLECTION(케이컬렉션)'을 통해 뷰티와 푸드, 패션, 생활용품 분야 중소기업들이 해외 소비자와 바이어를 만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