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화장품을 '만들고 팔아주는' 기업들이 중후장대 기업들의 새로운 먹거리로 부상하고 있다.
미국에서 각광받고 있는 K뷰티가 유럽과 중남미 등 다른 시장으로도 영역을 넓히면서 각 브랜드의 생산과 해외 판매를 뒷받침하는 제조·유통업체의 투자 가치도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2일 화장품업계 동향을 종합하면 화장품과 직접적 연관성이 크지 않았던 중후장대 기업의 자본까지 이공이공·화성코스메틱과 같은 K뷰티 제조·유통업체로 향하고 있다.
최근 효성그룹은 이공이공이 상장을 앞두고 진행하는 투자유치(프리IPO)에 참여했다. 이공이공은 국내 화장품을 북미에 유통하는 회사로 2027년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다.
그룹 지주사인 효성이 이공이공이 발행하는 전환사채(CB) 300억 원을 직접 인수하게 된다. 전환사채는 향후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만큼 이공이공의 성장세에 따라 지분을 확보하는 등 투자 관계를 확대할 가능성도 열어둔 셈이다.
섬유·화학·중공업 등을 주력으로 성장해온 효성그룹이 K뷰티 업계에 직접 자금을 투입한다는 것을 놓고 이례적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효성 관계자는 "그룹 신사업 확대 차원에서 투자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뷰티 회사에 관심을 두는 중후장대 기업이 효성만 있는 것은 아니다. 배터리 소재 기업 에코프로까지 K뷰티 시장 진입을 시도했다.
에코프로는 최근 사모펀드 운용사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와 함께 색조화장품 위탁개발생산(ODM) 업체 '화성코스메틱' 인수를 추진했다.
인수 대상은 사모펀드 어펄마캐피탈이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보유한 화성코스메틱 지분 70%와 기초화장품 ODM 업체 '나우코스' 지분 전량이다. 인수전에는 국내외 투자회사와 화장품기업 등도 참여했다.
비록 최종 인수 성과로 이어지지는 못했지만 에코프로가 화장품 사업에 직접 자금을 투입하려는 의사를 보였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행보로 여겨졌다.
두 기업이 투자 대상으로 눈여겨본 회사가 모두 K뷰티 업계의 제조·유통업체라는 점이 눈에 띈다.
이공이공과 화성코스메틱 모두 공통적으로 여러 브랜드를 고객사로 두는 만큼 각 제품의 해외 판매에 힘입어 성장할 수 있는 사업 구조를 갖추고 있다는 점이 매력적인 지점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공이공은 2019년 형주혁 대표가 설립했다. 형 대표는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로스앤젤레스(UCLA) 재학 시절 현지에서 제품을 홍보하는 인플루언서 마케팅 사업을 경험한 뒤 이를 바탕으로 이공이공을 창업했다.
이공이공은 국내 유망 브랜드를 발굴해 미국 유통채널 입점과 판매를 지원하는 것을 핵심 사업으로 한다. 아모레퍼시픽의 '라네즈'와 이른바 '김고은 멀티밤'으로 잘 알려진 '가히' 등의 북미 진출을 지원한 경험이 있다.
현재 아마존과 얼타뷰티, 월마트 등 미국 현지 유통업체 17곳과 거래하고 있으며 제품이 판매되는 매장은 168곳에 이른다. 지난해 매출은 850억 원 수준이다.
유사한 사업을 하는 실리콘투가 K뷰티 수출 확대와 함께 빠르게 성장했다는 점도 이공이공의 성장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실리콘투 매출은 2023년 3428억 원에서 2024년 6915억 원, 2025년 1조1162억 원으로 2년 만에 3배 이상 늘었다. 효성 역시 이공이공이 확보한 미국 유통망과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을 것으로 여겨진다.`
화성코스메틱은 국내 화장품 ODM업계에서 5위권 업체로 분류된다. 아이브로와 아이섀도 등 색조 제품에 강점을 두고 있으며 로레알과 에스티로더 등 글로벌 화장품기업을 주요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다.
연결기준 매출은 2023년 713억 원, 2024년 914억 원, 2025년 1106억 원으로 안정적으로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96억 원, 162억 원, 199억 원으로 커졌다.
국내 ODM업계 전반의 성장세도 화성코스메틱에 긍정적이다. 코스맥스와 한국콜마 등 선두업체들은 인디 브랜드 성장에 힘입어 잇달아 올해 1·2분기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중후장대 기업의 자금이 K뷰티 제조·유통업체로 향하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K뷰티가 이전보다 넓은 시장에서 성장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현재 K뷰티의 성장세가 중국 시장에 크게 의존했던 과거 전성기와는 성격이 다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2013년 전후에는 중국이라는 단일 거대 시장의 성장이 K뷰티를 이끌었다면 지금은 미국에서의 성공을 발판으로 유럽과 중남미 등 다른 지역까지 영토를 확장할 수 있는 잠재력이 더 커졌다는 것이다.
실제로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국내 화장품 수출은 올해 7월까지 9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증가세를 이어갔다. 7월 수출 금액은 13억5천만 달러로 지난해 7월 9억8천만 달러보다 38% 증가했다.
수출 지역도 빠르게 넓어지고 있다. 올해 7월1~25일 화장품 수출액은 미국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 유럽연합(EU)에서 59% 증가했다. 중남미에서는 120%나 늘었다.
박종대 하나증권 연구원은 "최근 한국 화장품의 미국 수출이 늘면서 유럽과 중동 등 다른 지역의 수출도 더욱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10년 전 중국 중심의 성장과 비교하면 현재 K뷰티는 시장의 범위와 규모, 향후 성장 여력에서 차이가 크다"고 말했다. 조수연 기자
미국에서 각광받고 있는 K뷰티가 유럽과 중남미 등 다른 시장으로도 영역을 넓히면서 각 브랜드의 생산과 해외 판매를 뒷받침하는 제조·유통업체의 투자 가치도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최근 효성그룹은 이공이공이 상장을 앞두고 진행하는 투자유치(프리IPO)에 참여했다. 이공이공은 2019년 형주혁 대표(사진)가 설립했다. 미국 UCLA 재학 시절 현지에서 제품을 홍보하는 인플루언서 마케팅 사업을 경험한 뒤 이공이공을 창업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12일 화장품업계 동향을 종합하면 화장품과 직접적 연관성이 크지 않았던 중후장대 기업의 자본까지 이공이공·화성코스메틱과 같은 K뷰티 제조·유통업체로 향하고 있다.
최근 효성그룹은 이공이공이 상장을 앞두고 진행하는 투자유치(프리IPO)에 참여했다. 이공이공은 국내 화장품을 북미에 유통하는 회사로 2027년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다.
그룹 지주사인 효성이 이공이공이 발행하는 전환사채(CB) 300억 원을 직접 인수하게 된다. 전환사채는 향후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만큼 이공이공의 성장세에 따라 지분을 확보하는 등 투자 관계를 확대할 가능성도 열어둔 셈이다.
섬유·화학·중공업 등을 주력으로 성장해온 효성그룹이 K뷰티 업계에 직접 자금을 투입한다는 것을 놓고 이례적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효성 관계자는 "그룹 신사업 확대 차원에서 투자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뷰티 회사에 관심을 두는 중후장대 기업이 효성만 있는 것은 아니다. 배터리 소재 기업 에코프로까지 K뷰티 시장 진입을 시도했다.
에코프로는 최근 사모펀드 운용사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와 함께 색조화장품 위탁개발생산(ODM) 업체 '화성코스메틱' 인수를 추진했다.
인수 대상은 사모펀드 어펄마캐피탈이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보유한 화성코스메틱 지분 70%와 기초화장품 ODM 업체 '나우코스' 지분 전량이다. 인수전에는 국내외 투자회사와 화장품기업 등도 참여했다.
비록 최종 인수 성과로 이어지지는 못했지만 에코프로가 화장품 사업에 직접 자금을 투입하려는 의사를 보였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행보로 여겨졌다.
두 기업이 투자 대상으로 눈여겨본 회사가 모두 K뷰티 업계의 제조·유통업체라는 점이 눈에 띈다.
이공이공과 화성코스메틱 모두 공통적으로 여러 브랜드를 고객사로 두는 만큼 각 제품의 해외 판매에 힘입어 성장할 수 있는 사업 구조를 갖추고 있다는 점이 매력적인 지점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공이공은 2019년 형주혁 대표가 설립했다. 형 대표는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로스앤젤레스(UCLA) 재학 시절 현지에서 제품을 홍보하는 인플루언서 마케팅 사업을 경험한 뒤 이를 바탕으로 이공이공을 창업했다.
이공이공은 국내 유망 브랜드를 발굴해 미국 유통채널 입점과 판매를 지원하는 것을 핵심 사업으로 한다. 아모레퍼시픽의 '라네즈'와 이른바 '김고은 멀티밤'으로 잘 알려진 '가히' 등의 북미 진출을 지원한 경험이 있다.
현재 아마존과 얼타뷰티, 월마트 등 미국 현지 유통업체 17곳과 거래하고 있으며 제품이 판매되는 매장은 168곳에 이른다. 지난해 매출은 850억 원 수준이다.
유사한 사업을 하는 실리콘투가 K뷰티 수출 확대와 함께 빠르게 성장했다는 점도 이공이공의 성장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실리콘투 매출은 2023년 3428억 원에서 2024년 6915억 원, 2025년 1조1162억 원으로 2년 만에 3배 이상 늘었다. 효성 역시 이공이공이 확보한 미국 유통망과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을 것으로 여겨진다.`
▲ 배터리 소재 기업 에코프로는 최근 색조화장품 위탁개발생산(ODM) 업체 '화성코스메틱'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화성코스메틱은 국내 화장품 ODM업계에서 5위권 업체로 분류된다. 사진은 경기 김포시에 위치한 화성코스메틱 전경. <화성코스메틱>
화성코스메틱은 국내 화장품 ODM업계에서 5위권 업체로 분류된다. 아이브로와 아이섀도 등 색조 제품에 강점을 두고 있으며 로레알과 에스티로더 등 글로벌 화장품기업을 주요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다.
연결기준 매출은 2023년 713억 원, 2024년 914억 원, 2025년 1106억 원으로 안정적으로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96억 원, 162억 원, 199억 원으로 커졌다.
국내 ODM업계 전반의 성장세도 화성코스메틱에 긍정적이다. 코스맥스와 한국콜마 등 선두업체들은 인디 브랜드 성장에 힘입어 잇달아 올해 1·2분기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중후장대 기업의 자금이 K뷰티 제조·유통업체로 향하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K뷰티가 이전보다 넓은 시장에서 성장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현재 K뷰티의 성장세가 중국 시장에 크게 의존했던 과거 전성기와는 성격이 다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2013년 전후에는 중국이라는 단일 거대 시장의 성장이 K뷰티를 이끌었다면 지금은 미국에서의 성공을 발판으로 유럽과 중남미 등 다른 지역까지 영토를 확장할 수 있는 잠재력이 더 커졌다는 것이다.
실제로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국내 화장품 수출은 올해 7월까지 9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증가세를 이어갔다. 7월 수출 금액은 13억5천만 달러로 지난해 7월 9억8천만 달러보다 38% 증가했다.
수출 지역도 빠르게 넓어지고 있다. 올해 7월1~25일 화장품 수출액은 미국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 유럽연합(EU)에서 59% 증가했다. 중남미에서는 120%나 늘었다.
박종대 하나증권 연구원은 "최근 한국 화장품의 미국 수출이 늘면서 유럽과 중동 등 다른 지역의 수출도 더욱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10년 전 중국 중심의 성장과 비교하면 현재 K뷰티는 시장의 범위와 규모, 향후 성장 여력에서 차이가 크다"고 말했다. 조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