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장하는 베트남 K해운] 베트남 북부 해운허브 하이퐁항 가보니, "하이퐁 해운물량 연평균 10% 성장"

▲ 응우옌 딘 탕 하이퐁항만주식회사 매니저가 지난 5일 베트남 하이퐁시에 위치한 본사에서 하이퐁의 신항인 락후옌 항만지구 터미널 조성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베트남 하노이=비즈니스포스트]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서 남동쪽으로 약 100km 떨어진 껌강 하구 삼각주. 베트남 북부의 관문이자 대표 항구 도시인 하이퐁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미·중 무역갈등 이후 글로벌 기업들이 베트남 북부로 생산기지를 대거 이전하면서, 수출입 관문인 하이퐁항의 가치도 급부상하는 모양새다.

하이퐁항의 역사는 프랑스 식민통치 시절인 1874년으로 올라간다. 당시 2만 DWT(재화중량톤수)급 선박이 접안할 수 있는 소규모 터미널 ‘호앙 디에우’로 첫발을 뗀 하이퐁항은 강어귀를 따라 확장을 거듭한 끝에 2025년 기준 연간 컨테이너 물동량 825만 TEU(20피트 길이 컨테이너 단위) 규모의 대형 항만으로 성장했다.

최근 하이퐁항 확장은 하이퐁 동부 개발계획에 발맞춰 시 외곽의 '락후옌(Lach Huyen)' 항만지구 중심으로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5일 하이퐁시에 위치한 하이퐁항만 주식회사 본사를 찾아 하이퐁항의 경쟁력과 향후 발전 계획을 듣고, 항만 현장을 직접 둘러봤다.

하이퐁항만 주식회사는 1874년 호앙 디에우 터미널 개장과 함께 출범한 베트남의 항만 기업이다. 2025년 말 기준 하이퐁에서 6개 터미널을 운영 중이며, 연간 425만 TEU의 처리 능력을 바탕으로 하이퐁항 전체 물동량의 28%를 처리하고 있다.

본사에서 만난 응우옌 딘 탕(Nguyen Dinh Thang) 매니저는 “지난 10년간 하이퐁항의 컨테이너 물동량은 연평균 10%씩 가파르게 성장했다”며 “이 같은 성장세에 힘입어 2050년을 목표로 한 장기 투자계획을 차질 없이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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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퐁항만주식회사가 락후옌 항만지구에서 운영하고 있는 컨테이너 터미널 HTIT에 합작투자사인 스위스 선사 MSC의 컨테이너들이 쌓여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현재 하이퐁항 확장의 핵심은 외곽 섬인 캣-하이(Cat Hai)에 조성 중인 락후옌 항만 지구다. 수심 14m의 락후옌 항만은 2만2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까지 접안할 수 있어, 해상 화물운송의 '규모의 경제'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때문에 글로벌 주요 선사들도 락후옌 항만개발에 거액을 투입해 터미널 운영권 확보에 뛰어들고 있다.

락후옌 항만은 2018년 덴마크 머스크(Maersk)와 베트남 물류기업 하테코(Hateco)의 합작 터미널을 시작으로 본격 가동됐다. 이어 2025년에는 하이퐁항만주식회사와 스위스 MSC가 합작 설립한 ‘HTIT’ 터미널 등이 개장해 현재 활발히 영업 중이다.

투자는 앞으로도 계속된다. 2028년에는 프랑스 선사 CMA CGM이 베트남 사이공뉴포트와 손잡고 총 6억 달러를 투자한 신규 터미널을 개장한다. 싱가포르 항만운영사 PSA인터내셔널 역시 연간 처리량 450만 TEU 규모의 컨테이너 터미널 2곳을 2035년까지 단계적으로 이곳에 조성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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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퐁항만주식회사가 운영하고 있는 하이퐁 리버 포트 지구 딘부 터미널에서 컨테이너 운반장비 '리치-스테커'가 컨테이너를 트레일러에 싣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락후옌 항만 설비 투자와 친환경 전환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었다. 

응우옌 딘 탕 매니저는 “하이퐁항만주식회사도 HTIT 터미널에 2027년까지 안벽크레인(STS) 2기와 야드크레인(RTG) 2기를 추가 도입해 하역 능력을 한층 끌어올릴 것”이라며 “이와 함께 전기 트레일러 5대, 컨테이너 운반장비(리치-스태커, Reach-Stacker) 2기를 도입하는 등 친환경 항만 장비에 대한 투자도 차근차근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이퐁항만주식회사 회사 직원 안내에 따라 회사가 운영 중인 ‘딘부 터미널’을 방문했다.

딘부 터미널이 위치한 하이퐁 동부의 ‘리버 포트(River Port)’ 지구는 2000년대 초중반 개장한 외항 컨테이너 항만으로, 한국계 선사들의 하이퐁 노선이 주로 기항하는 곳이다.

하이퐁항만주식회사는 2002년 ‘딘부’, 2008년 ‘탄부’, 2011년 ‘VIMC 딘부’ 터미널을 순차 개장하며, 연간 240만TEU 규모의 컨테이너 처리 능력을 확보했다.

딘부 터미널 운영본부에서는 직원들이 실시간으로 항만의 상황을 살피며, 선적·하역 관련 행정업무를 처리하고 있었다. 항만에서는 리치-스태커와 트레일러가 분주하게 움직이며 접안한 선박에 컨테이너를 선적하고 있었다.

항만의 한 직원은 "딘부 터미널은 수심 9m의 항만으로 중소형 피더형급 컨테이너선이 주로 기항한다"며 "락후옌 심해항만이 개발되면 초대형 컨테이너선이 정박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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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퐁항만주식회사가 하이퐁시 동부 '리버 포트' 지구에서 운영하고 있는 딘부 터미널 모습. 수출을 앞둔 컨테이너와 자동차들이 선적을 기다리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딘부 터미널을 돌아본 뒤 다시 차를 타고 약 30분간 이동해 락후옌 항만 지구로 이동했다. 도심과 인접한 리버포트 구역과 달리 광활한 삼각주에 조성된 산업단지를 한참이나 달려서야 락후옌 HTIT 터미널에 도착할 수 있었다.

하이퐁항만주식회사 측에 따르면 현재 락후옌 항만을 이용할 경우, 교량구간 정체와 육상 운송 거리(약 20km) 증가로 트럭당 약 20~30달러의 추가 운송비가 발생한다. 하이퐁항만주식회사 측은 당분간 락후옌과 리버포트를 오가는 바지선 서비스를 제공해 도심 인근까지 컨테이너를 추가 운송해주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HTIT 터미널에는 하이퐁항만주식회사의 합작사인 스위스 해운사 MSC의 컨테이너들이 쌓여 있었다. 다만 이날은 부두에 접안한 초대형 컨테이너선은 보이지 않았고, 터미널 야적장에 화물을 장치하려는 트레일러들이 분주하게 게이트를 드나들고 있었다.

응우옌 딘 탕 매니저는 "지난해 5월 락후옌 지구에 HTIT 터미널을 개장하면서 하이퐁항만주식회사의 물동량이 증가세를 보였고, 올해도 크게 증가할 전망"이라며 "하이퐁항만의 선적 하역비는 1TEU당 60달러 수준으로 세계 최고 수준인 싱가포르항만의 150달러와 비교해 선적 하역비 측면에서 경쟁력을 갖췄다"고 말했다. 신재희 기자 

[이 기사는 (재)바다의품과 (사)한국해양기자협회 지원을 받아 작성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