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이재명 정부가 반도체에 이은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물리적 인공지능(피지컬AI)을 키우기 위해 공공구매를 확대해 초기 시장 형성과 양산을 앞당기려 하고 있다.
반도체 중심의 경기 개선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정부는 '제2·제3의 반도체' 육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피지컬AI 분야에서는 공공수요 창출을 위해 구매 계획을 구체화할 뿐 아니라 구매 규모도 한층 확대하고 있다.
11일 정부 움직임을 종합하면 이재명 정부는 공공구매를 마중물로 피지컬AI의 초기 수요를 키우고 핵심부품과 생산 인프라까지 함께 확충해 국내 로봇 양산의 기반을 갖추는 데 정책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청와대에서 열린 '메가프로젝트 민관합동 제2차 점검회의'에서 정부의 피지컬AI 로봇 구매 계획과 관련해 구매 규모를 대폭 확대할 것을 지시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이번 회의에서 2030년까지 연구·데이터팩토리용 휴머노이드 700대와 4족보행 로봇 등 1천 대 이상을 정부가 구매해 초기 시장을 만들겠다고 보고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이는 피지컬AI 시장 창출에는 부족한 수준"이라며 "수요조사를 바탕으로 정부 구매 규모를 대폭 확대해 로봇 생태계를 구축하라"고 주문했다.
정부가 공공구매 확대에 나서는 것은 아직 시장 형성 초기 단계인 국내 피지컬AI 산업에서 일정 규모의 수요를 먼저 만들어 기업의 생산 확대와 양산 기반 구축을 촉진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앞서 6월29일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AI 혁명을 잠재성장률 1%대의 저성장을 돌파할 새로운 성장 기회로 보고 반도체와 피지컬AI, AI데이터센터를 하나의 산업 생태계로 연결하는 '한국형 AI 산업혁명' 구상을 제시했다.
반도체를 AI의 '두뇌', 피지컬AI를 '지능을 갖춘 신체', AI데이터센터를 '생각의 창고'로 육성하고 이를 전력·용수와 인력, 소재·부품·장비 등 산업 기반과 연계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키우겠다는 것이다.
이 가운데 피지컬AI 분야에서는 제조업의 AI전환(M.AX)을 가속화하고 데이터·AI·핵심부품·인력 등 로봇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대량생산 기반을 구축하는 3개 축의 전략을 제시했다.
정부는 국내 산업현장의 로봇 활용도와 비교해 로봇 자체의 생산 기반은 상대적으로 취약하다고 보고 있다.
국제로봇연맹(IFR)과 시장조사기관 옴니아에 따르면 한국은 제조업 노동자 1만 명당 로봇 수가 1220대로 세계 1위지만 2025년 기준 세계 휴머노이드 생산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에 그쳤다. 중국은 86%, 미국은 4%였다.
정부는 이에 한국을 로봇을 '잘 쓰는 국가'에서 '잘 만드는 국가'로 전환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특히 외산 로봇에 계속 의존하면 국내 제조업의 고용 창출 기회를 놓칠 수 있는 반면 국산 로봇산업을 육성하면 새로운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고 진단했다.
양산 속도를 높이는 것도 핵심 과제다.
정부는 경쟁국이 이미 로봇 양산 단계에 들어선 만큼 기술적으로 완벽한 제품 개발에 집중하기보다 신속하게 양산을 시작해 원가를 낮추고 이후 제품을 보완하는 전략을 추진한다.
이를 위해 범부처 로봇수요 발굴단을 운영하고 공공부문이 먼저 수요를 창출하는 한편 민간기업의 로봇 실증과 구매보조, 노후로봇 교체 등을 지원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새만금에는 로봇 파운드리를 구축해 제조역량이 부족한 스타트업의 생산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의 이번 지시는 이 같은 공공수요 창출 방침을 구체적 구매 물량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정부가 당초 계획보다 수요를 더 키우겠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정부는 수요 확대와 함께 공급 기반도 보강한다.
산업부는 액추에이터와 센서, 로봇손 등 국내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핵심부품의 전용 연구개발(R&D)을 새롭게 추진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함께 참여하는 공동 R&D와 '피지컬AI 얼라이언스'를 통해 독자 기술을 갖춘 기업을 육성하기로 했다.
앞서 정부는 2028년 상용화를 목표로 10대 산업에 특화된 휴머노이드를 개발하고 AI팩토리 사업과 연계해 연간 1천 개 산업현장에 AI로봇을 보급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로봇 학습용 데이터 확보를 위한 10대 업종별 데이터팩토리와 한국형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전문인력 1만 명 양성도 추진한다.
정부가 피지컬AI 육성에 속도를 내는 배경에는 반도체에 편중된 성장동력을 넓혀야 한다는 판단도 자리 잡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0일 발표한 '8월 경제동향'에서 최근 한국 경제가 "반도체 관련 부문을 중심으로 개선세가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6월 설비투자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21.7% 증가한 가운데 반도체 제조용 장비 투자는 58.5% 늘었고, 7월 반도체 제조용 장비 수입액도 60.1% 증가해 반도체 중심의 투자 호조가 이어질 가능성을 보였다.
정부도 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본부 회의 겸 경제·구조혁신 관계장관회의에서 반도체 호조에 따른 경기 회복을 평가하면서 동시에 성장동력을 다른 산업으로 넓힐 필요성을 강조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금의 반도체 온기가 경제 전반으로 확산되지 못할 경우 산업·지역 및 소득·자산의 양극화 구조가 심화될 수 있다"며 "제2·제3의 반도체와 같은 혁신 산업이 등장할 수 있도록 산업 경쟁력을 근본적으로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피지컬AI가 실제로 반도체를 이을 성장산업으로 자리 잡으려면 정부의 공공구매가 초기 수요를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민간 수요와 수출 산업화로 이어져 국내 기업의 양산 확대와 원가 경쟁력 강화로 연결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공공구매 확대와 함께 핵심부품 R&D, 로봇 파운드리, 대·중소기업 공동 R&D 등 생산 생태계 구축을 동시에 추진하는 만큼 앞으로 확대될 구매 규모와 민간시장으로의 수요 확산 여부가 피지컬AI 양산 전략의 성과를 좌우할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허원석 기자
반도체 중심의 경기 개선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정부는 '제2·제3의 반도체' 육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피지컬AI 분야에서는 공공수요 창출을 위해 구매 계획을 구체화할 뿐 아니라 구매 규모도 한층 확대하고 있다.
▲ 이재명 정부가 피지컬AI를 반도체를 이을 성장동력으로 키우기 위해 공공구매를 확대하고 핵심부품·생산 인프라 확충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메가프로젝트 민관합동 제2차 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11일 정부 움직임을 종합하면 이재명 정부는 공공구매를 마중물로 피지컬AI의 초기 수요를 키우고 핵심부품과 생산 인프라까지 함께 확충해 국내 로봇 양산의 기반을 갖추는 데 정책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청와대에서 열린 '메가프로젝트 민관합동 제2차 점검회의'에서 정부의 피지컬AI 로봇 구매 계획과 관련해 구매 규모를 대폭 확대할 것을 지시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이번 회의에서 2030년까지 연구·데이터팩토리용 휴머노이드 700대와 4족보행 로봇 등 1천 대 이상을 정부가 구매해 초기 시장을 만들겠다고 보고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이는 피지컬AI 시장 창출에는 부족한 수준"이라며 "수요조사를 바탕으로 정부 구매 규모를 대폭 확대해 로봇 생태계를 구축하라"고 주문했다.
정부가 공공구매 확대에 나서는 것은 아직 시장 형성 초기 단계인 국내 피지컬AI 산업에서 일정 규모의 수요를 먼저 만들어 기업의 생산 확대와 양산 기반 구축을 촉진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앞서 6월29일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AI 혁명을 잠재성장률 1%대의 저성장을 돌파할 새로운 성장 기회로 보고 반도체와 피지컬AI, AI데이터센터를 하나의 산업 생태계로 연결하는 '한국형 AI 산업혁명' 구상을 제시했다.
반도체를 AI의 '두뇌', 피지컬AI를 '지능을 갖춘 신체', AI데이터센터를 '생각의 창고'로 육성하고 이를 전력·용수와 인력, 소재·부품·장비 등 산업 기반과 연계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키우겠다는 것이다.
이 가운데 피지컬AI 분야에서는 제조업의 AI전환(M.AX)을 가속화하고 데이터·AI·핵심부품·인력 등 로봇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대량생산 기반을 구축하는 3개 축의 전략을 제시했다.
정부는 국내 산업현장의 로봇 활용도와 비교해 로봇 자체의 생산 기반은 상대적으로 취약하다고 보고 있다.
국제로봇연맹(IFR)과 시장조사기관 옴니아에 따르면 한국은 제조업 노동자 1만 명당 로봇 수가 1220대로 세계 1위지만 2025년 기준 세계 휴머노이드 생산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에 그쳤다. 중국은 86%, 미국은 4%였다.
정부는 이에 한국을 로봇을 '잘 쓰는 국가'에서 '잘 만드는 국가'로 전환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특히 외산 로봇에 계속 의존하면 국내 제조업의 고용 창출 기회를 놓칠 수 있는 반면 국산 로봇산업을 육성하면 새로운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고 진단했다.
양산 속도를 높이는 것도 핵심 과제다.
정부는 경쟁국이 이미 로봇 양산 단계에 들어선 만큼 기술적으로 완벽한 제품 개발에 집중하기보다 신속하게 양산을 시작해 원가를 낮추고 이후 제품을 보완하는 전략을 추진한다.
이를 위해 범부처 로봇수요 발굴단을 운영하고 공공부문이 먼저 수요를 창출하는 한편 민간기업의 로봇 실증과 구매보조, 노후로봇 교체 등을 지원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새만금에는 로봇 파운드리를 구축해 제조역량이 부족한 스타트업의 생산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의 이번 지시는 이 같은 공공수요 창출 방침을 구체적 구매 물량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정부가 당초 계획보다 수요를 더 키우겠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정부는 수요 확대와 함께 공급 기반도 보강한다.
산업부는 액추에이터와 센서, 로봇손 등 국내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핵심부품의 전용 연구개발(R&D)을 새롭게 추진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함께 참여하는 공동 R&D와 '피지컬AI 얼라이언스'를 통해 독자 기술을 갖춘 기업을 육성하기로 했다.
▲ 중국의 휴머노이드 로봇. <연합뉴스>
앞서 정부는 2028년 상용화를 목표로 10대 산업에 특화된 휴머노이드를 개발하고 AI팩토리 사업과 연계해 연간 1천 개 산업현장에 AI로봇을 보급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로봇 학습용 데이터 확보를 위한 10대 업종별 데이터팩토리와 한국형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전문인력 1만 명 양성도 추진한다.
정부가 피지컬AI 육성에 속도를 내는 배경에는 반도체에 편중된 성장동력을 넓혀야 한다는 판단도 자리 잡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0일 발표한 '8월 경제동향'에서 최근 한국 경제가 "반도체 관련 부문을 중심으로 개선세가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6월 설비투자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21.7% 증가한 가운데 반도체 제조용 장비 투자는 58.5% 늘었고, 7월 반도체 제조용 장비 수입액도 60.1% 증가해 반도체 중심의 투자 호조가 이어질 가능성을 보였다.
정부도 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본부 회의 겸 경제·구조혁신 관계장관회의에서 반도체 호조에 따른 경기 회복을 평가하면서 동시에 성장동력을 다른 산업으로 넓힐 필요성을 강조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금의 반도체 온기가 경제 전반으로 확산되지 못할 경우 산업·지역 및 소득·자산의 양극화 구조가 심화될 수 있다"며 "제2·제3의 반도체와 같은 혁신 산업이 등장할 수 있도록 산업 경쟁력을 근본적으로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피지컬AI가 실제로 반도체를 이을 성장산업으로 자리 잡으려면 정부의 공공구매가 초기 수요를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민간 수요와 수출 산업화로 이어져 국내 기업의 양산 확대와 원가 경쟁력 강화로 연결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공공구매 확대와 함께 핵심부품 R&D, 로봇 파운드리, 대·중소기업 공동 R&D 등 생산 생태계 구축을 동시에 추진하는 만큼 앞으로 확대될 구매 규모와 민간시장으로의 수요 확산 여부가 피지컬AI 양산 전략의 성과를 좌우할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