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하이닉스가 샌디스크와 함께 차세대 스토리지 기술인 HBF의 첫 표준 규격을 공개했다고 4일 밝혔다. < SK하이닉스 >
인공지능(AI) 시대에 급증하는 데이터 처리 수요에 대응해 메모리 구조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는 4~6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 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FMS(Future of Memory and Storage) 2026'에 맞춰 HBF 표준을 공개했다고 4일 밝혔다.
HBF는 고대역폭 메모리(HBM)와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사이에 위치하는 새로운 메모리 계층이다.
HBM 수준의 빠른 데이터 전송 속도를 유지하면서도 낸드 기반 구조를 통해 용량 확장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AI 추론 확산으로 데이터 처리량이 폭증하는 환경에서, 대역폭과 용량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규격은 SK하이닉스가 2025년 8월 샌디스크와 표준화 협력을 시작한 뒤, 올해 2월 컨소시엄 출범 약 6개월 만에 도출된 첫 결과다.
용량은 낸드 다이를 8단과 16단으로 적층하는 두 가지 구조를 기준으로 최대 512기가바이트(GB)까지 정의됐다. 대역폭은 세 가지 등급(Grade 1~3)으로 구분해 약 0.4TB/s(초당 테라바이트)에서 최대 3.0TB/s까지 구현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특히 HBF와 프로세서를 연결하는 인터페이스로 업계 표준인 'UCIe(Universal Chiplet Interconnect Express)'를 채택했다. 이를 통해 그래픽처리장치(GPU)와 중앙처리장치(CPU) 등 다양한 프로세서와 호환성을 확보할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이를 발판으로 AI 스토리지 시장에서 HBF 채택 확대와 생태계 구축에 속도를 낸다. 현재 HBF 컨소시엄에는 구글과 텐스토렌트 등이 참여하고 있으며, 향후 협력 범위를 지속 확대한다.
전시 부스에서는 차세대 메모리 기술도 함께 공개한다.
SK하이닉스가 개발하고 있는 10세대(V10) 375단 4D 낸드 웨이퍼와 제품이 처음으로 전시된다. 해당 제품은 이전 세대 대비 전력 대비 성능이 2.5배 향상돼, 전력 효율과 성능이 동시에 요구되는 AI 데이터센터 환경에 최적화됐다.
SK하이닉스는 2027년 초 375단 4D 낸드를 기반으로 한 고성능·고용량 eSSD 양산에 돌입해 낸드 시장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이 밖에도 모바일, PC, 오토모티브, 로보틱스 등 다양한 분야용 제품을 전시하며 AI 시대 메모리 기술 역량을 강조했다.
김천성 SK하이닉스 솔루션개발 부문장은 "AI 활용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데이터 처리 구조 전반의 재설계가 요구되는 시점"이라며 "HBF를 통해 메모리와 스토리지의 경계를 확장하고, 시스템 전반의 효율을 높이는 새로운 아키텍처 구현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