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쿠팡플레이가 프로야구 개막 효과를 보유한 티빙을 월간활성이용자수에서 앞질렀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스포츠에 더해 예능 콘텐츠에서도 성과를 내며 경쟁력을 넓힌 점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콘텐츠 다변화 전략이 이용자 기반 확대에 힘을 보탰다는 것이다.
19일 콘텐츠 업계에 따르면 쿠팡플레이는 국내 OTT 시장에서 적지 않은 기간 2위 자리를 지키며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 토종 플랫폼 간 순위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이용자 기반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모습이다.
지난달 시장의 핵심 관전 포인트는 티빙의 KBO 생중계 효과가 쿠팡플레이 이용자를 얼마나 흡수할 수 있느냐였다. 결과적으로 두 플랫폼 모두 이용자가 늘며 시장 파이는 커졌지만 순위 변동은 없었다.
데이터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쿠팡플레이의 3월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904만6221명으로 2월보다 8.7% 증가했다. 900만 명 선을 돌파하며 토종 OTT 가운데 가장 많은 이용자 수를 유지했다.
티빙도 KBO 개막 효과에 힘입어 3월 MAU 802만5976명을 기록하며 전월보다 9.4% 늘었다. 증가율은 쿠팡플레이를 소폭 웃돌았지만 두 플랫폼 간 격차는 약 102만 명으로 쿠팡플레이가 여전히 앞선 상태다.
물론 KBO 정규시즌 개막일이 올해 3월28일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4월 들어 티빙 이용자가 더 크게 늘 가능성도 남아 있다. 시즌 효과가 본격 반영되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다만 KBO 충성 고객층은 정규시즌 개막 이전부터 티빙을 재구독하는 경향이 강한 것으로 평가된다. 시범경기까지 함께 시청하려는 수요가 미리 움직인다는 의미다.
실제 올해 KBO 시범경기는 3월12일 시작됐다. 전력 점검과 선수 컨디션을 확인하려는 핵심 팬들이 조기에 유입되며 비시즌 동안 누적된 야구 시청 수요를 해소하는 흐름이 적지 않았음에도 쿠팡이 2위 자리를 지켜낸 것은 의미가 적지 않다.
업계에서는 쿠팡플레이가 순위를 지켜낸 배경으로 자체 예능 콘텐츠의 성과를 꼽는다. 스포츠 콘텐츠 공백을 ‘SNL 코리아’와 토크쇼 등 오리지널 예능이 메웠다는 설명이다.
티빙이 야구라는 강한 계절성 콘텐츠로 승부수를 던졌다면 쿠팡플레이는 화제성 높은 예능으로 점유율을 방어하고 있다. 스포츠 팬덤 의존도가 높은 플랫폼 특성상 경기 비수기나 휴식기에도 이용자를 붙잡아둘 콘텐츠가 필요했고, 예능이 그 역할을 해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시즌 8로 돌아온 ‘SNL 코리아’는 공개 직후 인기작 1위에 오르며 쿠팡플레이의 대표 흥행 콘텐츠임을 다시 입증했다. 2021년 공개 이후 매 시즌 화제작으로 자리 잡으며 플랫폼 대표 예능으로 존재감을 이어가고 있다.
SNL은 파격적인 풍자와 거침없는 패러디로 사회 현상을 비트는 코미디 프로그램이다. 시의성 있는 소재와 높은 완성도를 앞세워 꾸준한 팬층을 확보했다.
무엇보다 기존 예능에서 보기 어려운 인물을 잇달아 호스트로 섭외하며 화제성을 키우고 있다.
시즌 8에서는 4회에 배우 이미숙씨가 출연했으며 5회에 신성록, 7회에 한가인씨의 출연이 확정됐다. 앞선 시즌에도 배우 이병헌, 차인표, 조성하, 송승헌씨 등 예능 출연이 드문 스타 배우들이 대거 등장한 바 있다.
한가인씨는 “사람들을 웃기고 싶은 욕망이 크다”며 “최고의 크루들과 함께 마음껏 망가져 보겠다”고 출연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 쿠팡플레이의 예능 프로그램 'SNL 코리아' 시즌 8에 배우 한가인씨가 출연할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플레이>
여기에 강호동이 진행하는 ‘강호동네서점’ 등 대중성이 높은 출연진을 앞세운 신규 예능도 호응을 얻고 있다. 스포츠 콘텐츠에 상대적으로 집중됐던 이용자층을 예능과 토크쇼 등 엔터테인먼트 전반으로 넓혀나가는 모습이다.
‘강호동네서점’은 책방 사장으로 변신한 방송인 강호동씨가 손님들과 인생 이야기를 나누는 토크쇼다. 친근한 진행 방식과 진솔한 대화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6회에는 ‘AI를 이긴 유일한 인간’을 주제로 프로바둑기사 이세돌씨가 출연했다. 알파고 대국 이후의 이야기와 비하인드를 풀어내며 시청자들의 많은 관심을 끌었다.
반응도 긍정적이다. 현재 강호동네서점은 쿠팡플레이 내 5점(만점) 리뷰가 가장 많은 콘텐츠로 집계됐다. 모두 4690개의 평점이 등록됐고 평균 평점은 5점 만점에 4.5점을 기록했다.
시청자 게시판에서도 “일반적인 연예인 토크쇼와 달리 인문학과 철학 이야기가 있어 좋다” "자극적인 프로그램과 달리 소소한 에피소드와 따뜻한 대화가 있어 편안하게 볼 수 있었다" 등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쿠팡플레이 투자의 무게중심이 점차 드라마로 옮겨갈 가능성도 제기된다. 스포츠와 해외 콘텐츠, 예능에 이어 자체 제작 드라마까지 콘텐츠 영역을 확대할 수 있다는 의미다.
드라마는 제작비와 제작 기간 부담이 큰 대표적 콘텐츠다. 흥행 여부를 사전에 가늠하기 어려워 플랫폼 입장에서는 위험 부담도 적지 않다.
반면 쿠팡플레이의 주력 분야인 해외 스포츠와 미국 콘텐츠 제작사 HBO 작품은 이미 수요가 검증된 콘텐츠로 꼽힌다. 저작권료만 지급하면 일정 수준의 시청 수요를 기대할 수 있다. 예능 역시 드라마보다 제작비 부담이 낮아 효율적인 장르로 평가된다.
다만 쿠팡플레이는 최근 스포츠를 시작으로 HBO, 예능까지 빠르게 외연을 넓히고 있다. 모기업 쿠팡의 지원 여력이 충분한 만큼 단기 수익보다 점유율 확대에 무게를 두고 드라마 중심의 대형 콘텐츠 투자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물론 OTT 2위 경쟁 구도에는 변수도 남아 있다. 티빙과 웨이브의 결합 추진 여부에 따라 시장 판도가 달라질 수 있다.
웨이브를 운영하는 콘텐츠웨이브는 최근 티빙 모회사 CJENM의 이양기 OTT경쟁력강화TF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이를 두고 두 기업간 협업과 통합 논의에 속도를 내기 위한 인사라는 해석이 적지 않다. 티빙과 웨이브의 결합 요금제까지 출시된 만큼 사실상 합병에 준하는 수준의 결합 작업이 상당부분 진행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웨이브의 3월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384만 명이다. 티빙과의 결합이 현실화될 경우 단순 이용자 수 합산만으로도 쿠팡플레이를 위협할 수 있는 대형 플랫폼이 탄생하게 되는 셈이다.
쿠팡플레이 관계자는 "쿠팡플레이는 '안나', '소년시대', '가족계획' 등 쿠팡플레이만의 독보적이면서도 신선한 콘텐츠를 선보이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앞으로도 최고의 오리지널, 스포츠 최신 영화 및 TV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국내외를 아우르는 가장 강력한 콘텐츠 라인업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예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