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노동조합동행(동행노조)은 16일 오후 5시30분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앞에서 '디바이스경험(DX) 부문 사기진작 및 보상방안 마련 촉구 집회'를 개최했다. <비즈니스포스트>
16일 오후 5시30분, 경기도 수원시에 위치한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앞에는 주최 측 추산 약 7천 명의 삼성전자노동조합동행(동행노조) 조합원들이 '디바이스경험(DX) 부문 사기진작 및 보상방안 마련 촉구 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모였다.
동행노조 측은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이 했던 연설을 들으며 "같은 회사, 같은 권리"라는 구호를 힘껏 외쳤다. 이어 "삼성은 초일류 기업이 되었지만, 함께 땀흘린 5만 DX 직원들만 잊혀졌다"며 사측에 정당하고 합당한 보상을 요구했다.
DX 부문 직원들이 주를 이루는 동행노조는 이날 삼성전자 사측과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측이 합의한 '2026년 임금협상'에 이의를 제기하고, '원삼성' 원칙을 외면하는 경영진을 규탄하기 위해 집회를 개최했다.
앞서 삼성전자 노사 측은 5월 '2026년 임금협상'을 타결하며 사업성과의 10.5%를 성과급 재원으로 삼고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에만 특별경영성과급을 신설하기로 합의했다.
이로 인해 DS 부문 내 메모리·비메모리 사업부의 성과급 격차가 최대 약 3억9천만 원까지 벌어지고, DX 부문에는 600만 원 수준의 자사주만 돌아가게 돼 내부 불만이 극에 달한 상황이다.
동행노조는 이날 "박학규는 사퇴하라", "노태문 아웃" 등의 구호를 외치며 박학규 삼성전자 사업지원실장과 노태문 DX 부문장 대표이사 사장 등에게 책임을 물었다.
구정환 동행노조 사무국장은 "삼성전자가 사상 최대 성과를 논할 때 DX는 소외됐다"며 "언제나 그렇듯 노동자들의 희생만을 강요하고 입을 닫아버린 사측의 이중적 태도에 깊은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성토했다.
노조는 집회에서 △DX 부문 직원 1인당 자사주 1천주 수준의 보상안 마련 △2027년 성과급 지급을 위한 공통 재원의 사전 확보와 그 규모 공개 △2026년 임금교섭 전면 백지화와 실질 교섭 등을 사측에 요구했다.
▲ 동행노조 조합원들이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을 향해 '2026년 임금협상' 대책 마련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어 "회사는 늘 역사를 부정하고 패배자라는 낙인을 찍었다"라며 "선대회장의 말처럼 오늘의 삼성전자를 만든 13만 직원 모두가 삼성전자가 이룩한 역사를 함께 공유할 자격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성과급 갈등은 삼성전자 노조 지형을 바꿔놓고 있다. DX 부문 직원들은 초기업노조가 DS 부문에만 유리한 협상을 했다고 주장하며 대거 탈퇴한 뒤 동행노조 등으로 옮긴 상태다.
실제로 DX 직원 중심의 동행노조는 5월 말 기준 2600여 명 수준에서 이날 오후 기준 2만8877명까지 증가했다. 이는 DX 전체 인력의 절반을 웃도는 규모다.
이들은 6월부터 성과급 격차에 항의하는 의미로 검은 옷을 입고 출근하는 단체 행동을 이어오고 있다. 7월에도 매주 화요일을 '블랙데이'로 지정해 같은 방식의 출근 시위를 펼치고 있다.
14일에는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 역시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중앙문 앞에서 DX 부문 사기진작과 보상방안 마련을 촉구하는 '분향소' 집회를 개최했다.
동행노조 측은 임금협상에 '원삼성' 원칙을 반영할 때까지 집회를 멈추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백순안 동행노조 정책기획국장은 "지금의 삼성전자를 있게 해준 주인공은 DX 부문 직원들"이라며 "(만약 사측이 무응답으로 일관할 경우) 수원을 넘어 서초로, 서초를 넘어 한남으로 집회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나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