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ML 실적 발표가 메모리반도체 호황 장기화 전망 재확인, AI 열풍 '낙관론'에 힘 실어

▲ ASML의 실적 발표와 콘퍼런스콜 내용이 메모리반도체를 포함한 인공지능(AI) 반도체 호황 지속을 예고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시됐다. ASML의 하이NA EUV(극자외선) 노광장비 전시용 제품.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업체 ASML의 실적 발표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공급망의 중장기 호황 전망을 재확인해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메모리반도체 기업들이 고객사의 수요 급증에 대응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고 장기 계약을 맺는 사례도 늘어나면서 AI 투자 열풍의 지속 가능성에 다시 힘이 실리고 있다.

15일(현지시각) 로이터는 “ASML가 발표한 실적 및 사업 계획에서는 AI 열풍이 이미 정점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신호를 찾아볼 수 없었다”고 보도했다.

크리스토프 푸케 ASML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2027년과 2028년 극자외선(EUV) 장비 생산 능력을 각각 전년보다 30% 늘리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로이터는 ASML의 사업 목표가 조사기관 비저블알파에서 집계한 전문가들의 평균 전망치를 크게 웃돈다고 전했다.

EUV 장비는 인공지능 반도체에 활용되는 첨단 미세공정이나 고성능 메모리반도체 생산에 필수로 쓰이는 설비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TSMC 등이 주요 고객사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씨티그룹은 ASML이 2028년까지 장비 생산 계획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꾸준한 생산 확대를 예고한 점은 시장에 인공지능 반도체 수요 둔화에 관련한 우려를 상당 부분 덜어내는 효과를 줄 수 있다는 것이다.

ASML은 인공지능 반도체 수요 급증이 메모리반도체와 파운드리(시스템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의 설비 투자 확대를 앞당기고 규모도 더욱 키우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반도체 장비 고객사들이 장기 계약을 체결하면서 꾸준한 투자 확대 기조를 예고했다.
 
ASML 실적 발표가 메모리반도체 호황 장기화 전망 재확인, AI 열풍 '낙관론'에 힘 실어

▲ 미국 텍사스주에 위치한 구글 데이터센터 홍보용 사진. <구글>

더 나아가 반도체 제조사들도 빅테크 업체를 비롯한 고객사와 장기 공급 계약을 맺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ASML에 수혜로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도 제시됐다.

로저 다센 ASML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콘퍼런스콜에서 “가격과 물량을 모두 명시한 장기 계약은 과거에 찾아보기 어려웠던 형태”라며 “지금의 반도체 공급 부족 상황이 상당한 기간에 걸쳐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ASML은 특히 메모리반도체 분야에서 D램과 고대역폭 메모리(HBM) 중심으로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메모리반도체 호황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전망에 첨단 장비회사인 ASML이 분명하게 힘을 실어준 셈이다.

블룸버그는 ASML의 실적 발표 뒤 15일 SK하이닉스 주가가 장중 최대 12% 삼성전자 주가는 6% 안팎 상승했다는 점도 이를 보여주는 근거라고 해석했다.

ASML의 푸케 CEO는 반도체 제조사들이 고객사 수요를 반영해 생산 확대 계획을 앞당기면서 성장성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ASML의 이번 실적 발표가 인공지능 및 관련 반도체 업황 호조의 지속가능성을 완전히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는 반론도 일각에서 나온다.

반도체 제조사들이 ASML의 장비 구매를 늘려 투자를 확대하는 것은 결국 데이터센터 중심의 수요가 장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제를 바탕에 두고 있다.

ASML은 콘퍼런스콜에서 반도체 기업들이 설비 투자 속도를 조절할 가능성과 인공지능 인프라 투자가 지연될 가능성 등을 주요 불확실성 요인으로 꼽았다.

로이터도 “ASML의 주가와 실적에는 인공지능 투자 열풍이 2028년 이후에도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반영되어 있다”며 “다만 이는 아직 확인되지 않은 과제로 남아 있다”고 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