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6개월의 사장 공백을 끝내고 김태승 신임 사장을 맞이하게 됐다.

김 사장은 학자로서 오랜 기간 외쳐온 고속철도 통합 작업을 코레일 최고경영자(CEO)로서 직접 주도해 완성해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코레일 6개월 사장 공백 깬 김태승, 오랜 기간 외쳐온 고속철 통합 직접 맡다

▲ 김태승 한국철도공사 사장.


4일 한국철도공사는 김 사장이 전날 취임식을 마친 뒤 국립대전현충원, 철도 순직자 위패가 모셔진 충북 옥천군 ‘철도 이원성역’을 참배했다고 밝혔다.

김 사장이 본격적으로 사장 업무를 시작하면서 지난해 8월 한문희 전 사장의 사퇴 이후 이어진 철도공사의 사장 공백이 끝나고 새 사장 체제가 본격화하는 것이다.

김 사장은 2007년부터 인하대학교 경영대학 아태물류학부 교수를 지낸 학자 출신이다. 1961년 전북 고창 출생으로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까지 받았다.

공공기관장 인사에서 관료, 정치인 출신을 배제하고 가급적 전문가를 선택하는 이재명 정부의 기조가 철도공사에도 반영된 것으로 읽힌다.

다만 김 사장의 이력을 살펴보면 교수 출신이기는 하지만 정치권과도 인연이 깊다.

김 사장은 교수 출신이었던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와 오랜 기간 정치 활동을 함께 했다.

손 전 대표가 2000년 ‘진보적 자유주의의 길’이라는 저서를 낼 때 원고를 검토해 줄 정도로 가까운 사이였다. 손 전 대표가 경기도지사를 맡았던 시기인 2005년에 김 사장은 경기개발연구원 부원장을 맡기도 했다.

손 전 대표가 2007년부터 대선 주자로 행보를 시작하자 김 사장은 자문 교수 그룹에서 간사 역할을 맡는 등 대선 캠프 활동에도 참여했다. 손 전 대표가 당시 내세운 ‘21세기 광개토 전략’ 수립에도 주도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사장이 손 전 대표와 함께한 정치 행보는 이번 사장 인선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손 전 대표는 2014년 정계 은퇴를 선언했으나 2916년 정계 복귀 및 민주당 탈당 등 행보로 정치권에서 영향력을 잃어 갔다. 하지만 손학규계로 활동했던 정치권 인사 가운데 상당수는 이후 경기도지사를 거치며 정치적 기반을 만들어 가던 이 대통령의 친명계로 편입되면서 정치적 생명력을 이어갔다.

현재 강훈식 청와대 비서실장을 비롯해 친명계 좌장으로 여겨지는 정성호 법무부 장관, 더불어민주당의 박찬대 의원, 조정식 의원, 최근 민주당에 복당한 송영길 전 대표 등은 대표적인 손학규계 출신 친명계 인사로 꼽힌다.

김 사장은 인하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2014년에 민주당과 통합진보당 추천을 통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산하 철도산업발전소위원회 위원을 맡는 등 철도정책과 관련한 활동을 이어갔다.

특히 박근혜 정부가 KTX와 SRT로 고속철도 운영을 분리한 데는 꾸준히 비판의 목소리를 내왔다.

김 사장은 2018년 2월부터 4월까지 철도공사의 외부 자문기구인 철도발전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했다. 철도발전위원회 위원장에서 물러난 직후 국토교통부가 발주한 고속철도 통합과 관련한 ‘철도공공성 강화를 위한 철도산업 구조평가 연구용역’을 맡았다.

고속철도 분리를 주장하는 측에서는 김 사장이 정부 용역을 맡은 당시 편향성 논란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런 김 사장의 과거 행적을 고려하면 이번 철도공사 사장 인선은 결국 고속철도 통합에 힘을 주겠다는 이재명 정부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코레일 6개월 사장 공백 깬 김태승, 오랜 기간 외쳐온 고속철 통합 직접 맡다

▲ 한국철도공사는 국토교통부의 로드맵에 따라 SR과 통합 작업이 진행 중이다.


김 사장으로서도 학자로서 오랜 기간 외쳐온 고속철도 통합에서 직접 주도적으로 마무리 역할을 맡게 된 기회인 셈이다.

김 사장은 3일 취임사를 통해 “고속철도 통합을 조속히 완수하고 사회적 편익을 국민께 되돌려드리겠다”며 “주요 노선 좌석 공급 확대와 통합 예매시스템 조기 구축을 통해 국민이 실생활에서 한층 개선된 철도 서비스를 체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라면서 “철도 통합과 함께 진행되는 조직의 통합도 하나의 팀으로 완성될 수 있도록 차질없이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사장이 오랜 기간 고속철도 통합에 목소리를 내 온 만큼 철도공사 노조에서도 긍정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전국철도노조는 김 사장의 취임일에 이례적으로 환영 논평을 내기도 했다.

전국철도노조는 3일 ‘고속철도 통합을 넘어 현장과 호흡하며 공공철도의 전망을 수립할 담대한 비전을 기대한다’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김 사장은 지난 20여 년 동안 철도와 물류 산업을 연구하며 철도의 공공적 가치를 역설해 온 인물”이라고 바라봤다.

이어 “우리는 그의 취임이 단순한 인물 교체 또는 경영 효율화를 넘어 왜곡된 철도 구조를 바로잡고 미래로 나아가는 전환점이 되기를, 단편적 과제 해결을 넘어 대한민국 철도산업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그리는 이정표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