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석유화학업계 불황 파고를 온몸으로 맞은 여천NCC가 대주주 자금 수혈로 부도 위기 직전에서 한숨 돌렸다.
다만 여전히 취약한 재무구조에 신용등급 하향 우려마저 나와 NCC(나프타 분해 설비)를 보유한 LG화학, 롯데케미칼, 한화솔루션 등 다른 대형 화학사도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부도 위기를 넘겼음에도 여천NCC의 재무건전성을 주시해야 한다는 시각이 여전히 나온다. 공동 대주주 DL케미칼은 유상증자로 자금을 마련해 지난 11일 여천NCC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여천NCC가 일단 ‘급한 불’은 끈 것으로 평가된다. 그동안 업황 둔화에 2022년부터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고 올해 1분기에도 497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 영업에서 얻는 현금흐름이 악화돼 있다.
이승재 iM증권 연구원은 “여천NCC는 올해 하반기 단기 차입금 1772억 원과 회사채 1438억 원 등 약 3700억 원에 대응해야 하며 2026년에도 상환부담이 존재한다”며 “공모 회사채 유지의무인 부채비율 400% 또한 지속해서 주시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바라봤다.
여천NCC 차입금 상환 부담이 존재하는 가운데 회사채를 발행할 때 달린 중도상환을 당하지 않는 조건을 유지할 수 있는지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여천NCC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잔여만기 1년 이하 회사채 미상환 잔액은 3월말 기준 3575억 원으로 집계됐다. 기업은 통상 회사채를 발행해 차환하는데 여천NCC는 지난해 10월17일 이후 회사채 발행이 없었다.
미상환 잔액 가운데 공모채는 2100억 원, 사모채는 1475억 원 가량이다. 공모채는 대부분 부채비율 400% 이하 유지가 계약조건으로 걸려 있다.
여천NCC 부채비율이 지난 3월말 280.5%란 점을 고려하면 비교적 여유는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지난해말에는 331.4%까지 치솟은 적도 있었고 올해 3월 공동 대주주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이 유상증자로 2천억 원을 수혈했는데도 자금 부족에 시달리고 있어 낙관적 상황은 아니다.
한국신용평가도 전날 보고서를 내어 수익성 부진이 이어지고 재무 부담이 완화되지 못하는 가운데 부채비율이 350%를 초과하면 신용등급 하향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재무위험이 여천NCC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란 시각도 내놓는다.
정경희 LS증권 연구원은 “여천NCC처럼 NCC를 보유한 곳은 대규모 정유·화학사”라며 “회사별 포트폴리오에 따라 다르지만 2022년 하반기부터 이어진 업황 약세로 NCC 보유 주요 화학사의 부채비율은 지속해서 상승했고 유동비율은 하락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LG화학과 롯데케미칼, 한화솔루션, 대한유화 등 대형 화학사는 모두 NCC를 보유하고 있다. LS증권에 따르면 이들 기업 매출에서 기초유분 에틸렌 생산설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대한유화와 롯데케미칼, 한화솔루션, LG화학 순으로 크다.
대한유화는 2분기 영업손실 46억 원을 내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이어진 3년 연속 적자를 냈다. 롯데케미칼은 2분기 영업손실 2449억 원을 내며 7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석유화학기업 사이 설비 통폐합이 대책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빠른 시일 내에 효과를 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현재 HD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의 충남 대산 NCC, SK지오센트릭과 대한유화의 울산 NCC 등의 통폐합 논의가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기업 사이 이해관계가 크게 다른 데다 최근에는 한화와 DL그룹이 여천NCC 운영을 놓고 최근 극한 갈등으로 치닫기도 했다.
더구나 국내 석유화학 역사상 최대 규모인 9조 원 가량이 투입된 에쓰오일의 샤힌 프로젝트가 준공을 앞둬 공급과잉 불안은 가중된 모양새다.
샤힌 프로젝트는 2026년 6월 기계적 준공을 목표로 하며 공정률은 지난 7월 하순 기준 77.7%로 스팀크래커 주요 타워 등 주요 장치 및 설비 설치를 마쳤다.
석유화학업계에서는 하루빨리 정부의 지원이나 구조조정안이 나올 필요성이 크다는 목소리가 많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내놓은 ‘석유화학산업 경쟁력 제고 방안’의 후속대책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형 석유화학사 관계자는 “정부 구조조정은 아직 구체적으로 나온 것이 없는 가운데 샤힌 프로젝트가 완료되면 불황 지속은 불가피하다”며 “구조 변화 없이 자금 수혈만으로는 해소가 어려운 만큼 다방면에서 여러 자구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환 기자
다만 여전히 취약한 재무구조에 신용등급 하향 우려마저 나와 NCC(나프타 분해 설비)를 보유한 LG화학, 롯데케미칼, 한화솔루션 등 다른 대형 화학사도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 여천NCC 제1사업장. < 여천NCC >
1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부도 위기를 넘겼음에도 여천NCC의 재무건전성을 주시해야 한다는 시각이 여전히 나온다. 공동 대주주 DL케미칼은 유상증자로 자금을 마련해 지난 11일 여천NCC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여천NCC가 일단 ‘급한 불’은 끈 것으로 평가된다. 그동안 업황 둔화에 2022년부터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고 올해 1분기에도 497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 영업에서 얻는 현금흐름이 악화돼 있다.
이승재 iM증권 연구원은 “여천NCC는 올해 하반기 단기 차입금 1772억 원과 회사채 1438억 원 등 약 3700억 원에 대응해야 하며 2026년에도 상환부담이 존재한다”며 “공모 회사채 유지의무인 부채비율 400% 또한 지속해서 주시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바라봤다.
여천NCC 차입금 상환 부담이 존재하는 가운데 회사채를 발행할 때 달린 중도상환을 당하지 않는 조건을 유지할 수 있는지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여천NCC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잔여만기 1년 이하 회사채 미상환 잔액은 3월말 기준 3575억 원으로 집계됐다. 기업은 통상 회사채를 발행해 차환하는데 여천NCC는 지난해 10월17일 이후 회사채 발행이 없었다.
미상환 잔액 가운데 공모채는 2100억 원, 사모채는 1475억 원 가량이다. 공모채는 대부분 부채비율 400% 이하 유지가 계약조건으로 걸려 있다.
여천NCC 부채비율이 지난 3월말 280.5%란 점을 고려하면 비교적 여유는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지난해말에는 331.4%까지 치솟은 적도 있었고 올해 3월 공동 대주주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이 유상증자로 2천억 원을 수혈했는데도 자금 부족에 시달리고 있어 낙관적 상황은 아니다.
한국신용평가도 전날 보고서를 내어 수익성 부진이 이어지고 재무 부담이 완화되지 못하는 가운데 부채비율이 350%를 초과하면 신용등급 하향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재무위험이 여천NCC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란 시각도 내놓는다.
정경희 LS증권 연구원은 “여천NCC처럼 NCC를 보유한 곳은 대규모 정유·화학사”라며 “회사별 포트폴리오에 따라 다르지만 2022년 하반기부터 이어진 업황 약세로 NCC 보유 주요 화학사의 부채비율은 지속해서 상승했고 유동비율은 하락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LG화학과 롯데케미칼, 한화솔루션, 대한유화 등 대형 화학사는 모두 NCC를 보유하고 있다. LS증권에 따르면 이들 기업 매출에서 기초유분 에틸렌 생산설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대한유화와 롯데케미칼, 한화솔루션, LG화학 순으로 크다.
대한유화는 2분기 영업손실 46억 원을 내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이어진 3년 연속 적자를 냈다. 롯데케미칼은 2분기 영업손실 2449억 원을 내며 7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석유화학기업 사이 설비 통폐합이 대책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빠른 시일 내에 효과를 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현재 HD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의 충남 대산 NCC, SK지오센트릭과 대한유화의 울산 NCC 등의 통폐합 논의가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기업 사이 이해관계가 크게 다른 데다 최근에는 한화와 DL그룹이 여천NCC 운영을 놓고 최근 극한 갈등으로 치닫기도 했다.

▲ 울산 샤힌 프로젝트 현장. <에쓰오일>
더구나 국내 석유화학 역사상 최대 규모인 9조 원 가량이 투입된 에쓰오일의 샤힌 프로젝트가 준공을 앞둬 공급과잉 불안은 가중된 모양새다.
샤힌 프로젝트는 2026년 6월 기계적 준공을 목표로 하며 공정률은 지난 7월 하순 기준 77.7%로 스팀크래커 주요 타워 등 주요 장치 및 설비 설치를 마쳤다.
석유화학업계에서는 하루빨리 정부의 지원이나 구조조정안이 나올 필요성이 크다는 목소리가 많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내놓은 ‘석유화학산업 경쟁력 제고 방안’의 후속대책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형 석유화학사 관계자는 “정부 구조조정은 아직 구체적으로 나온 것이 없는 가운데 샤힌 프로젝트가 완료되면 불황 지속은 불가피하다”며 “구조 변화 없이 자금 수혈만으로는 해소가 어려운 만큼 다방면에서 여러 자구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