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잠비크 정국 불안에 삼성중공업 FLNG 수주 지연, 최성안 해양플랜트 사업 차질 빚나

▲ 모잠비크의 지난해 10월 실시한 총선 결과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지난 13일(현지시각) 길거리 쓰레기통에 불을 지르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모잠비크의 정국 불안이 길어지면서 삼성중공업의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저장·하역설비(FLNG) 건조계약 체결이 지연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회사는 모잠비크의 LNG 가스전 ‘코랄 술’ 개발 프로젝트의 사전 예비계약을 체결하고, 이미 FLNG 설계에 들어간 만큼 사실상 수주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보고 있지만, 정식 계약 체결은 당초 예상보다 더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최성안 삼성중공업 대표이사 부회장은 마진율이 높은 FLNG를 매년 1기씩 수주해, 동시에 2기씩 건조하는 생산체계를 구축다는 계획을 앞서 밝혔다. 하지만 모잠비크 정국 불안 지속으로 FLNG 건설 프로젝트가 지연되면서 이같은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해 보인다.

16일 관련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다니엘 차포 모잠비크 대통령이 지난 15일 공식 취임했지만, 전문가들은 정치 불안이 모잠비크 내 에너지 건설 프로젝트에 위험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리히텐슈타인의 연구기관 GIS는 15일 낸 보고서에서 "불확실성 지속은 모잠비크가 LNG 프로젝트에서 최대한 이익을 얻는 것을 방해할 것"이라며 "최근 몇 년 동안 LNG 매출이 상당히 증가했지만, 정치 및 안보 상황 악화는 LNG 생산을 훼손하고 추가 투자를 저해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모잠비크에서 지난해 10월 실시한 선거 결과, 집권당 모잠비크 해방전선(FRELIMO) 소속 후보인 다니엘 차포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됐다. 함께 치러진 총선에서도 모잠비크 해방전선이 총 의석 250석 가운데 195석을 확보했다.

하지만 제1 야당인 ‘모잠비크 개발을 위한 낙관주의 정당(PODEMOS)’은 선거 결과에 불복해 시위와 파업을 주도했다. 모잠비크 현지 매체 클럽오브모잠비크에 따르면 선거 이후 소요 사태로 315명이 사망하고, 수감자 1500명이 탈출하는 등 정국 혼란이 지속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모잠비크 코랄 노스 가스전 개발 사업에서 FLNG 건조 최종계약 체결을 기다리고 있다. 예상 계약 규모는 25억 달러로, 당초 지난해 수주를 예상했지만, 모잠비크 정국 불안정으로 체결이 계속 지연되고 있다. 

모잠비크 정치적 사태로 계약 체결이 지연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회사는 2020년 프랑스 토탈에너지스로부터 모잠비크 육상 LNG 수출 프로젝트에 투입할 LNG운반선 8척의 건조의향서(LOI)를 받았지만, 건조 일정이 계속 밀리고 있다.

토탈에너지스는 2021년 벌어진 IS 추종세력의 테러로 모잠비크 내 육상 LNG 프로젝트 관련 외국인 인력 50여 명이 사망하자, 사업을 전격 중단했다. 토탈에너지스는 현지 정부와 치안 관련 협상 끝에 올해 하반기에 사업을 재개하기로 했다.
 
모잠비크 정국 불안에 삼성중공업 FLNG 수주 지연, 최성안 해양플랜트 사업 차질 빚나

최성안 삼성중공업 대표이사 부회장이 모잠비크 정국이 어수선한 가운데 코랄 술 프로젝트에서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설비(FLNG) 최종 건조 계약을 체결할지 관심이 쏠린다. <삼성중공업>


이에 따라 최 부회장이 내년 3월 사내이사 임기 만료 전 모잠비크에서 FLNG 수주에 성공할지 관심이 모인다.

삼성중공업은 2024년 상선 부문에서 73억 달러를 수주하며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하지만 해양플랜트 부문은 계약 체결 지연으로 연간 수주목표인 97억 달러에 못 미치는 73억 달러를 기록했다. 

회사는 앞서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말레이시아 페트로나스 ZLNG 프로젝트(진행률 27%), 미국 시더(Cedar) 프로젝트(진행률 1%)의 FLNG를 건조 중이다.

교보증권 측은 “삼성중공업의 FLNG 매출은 2024년 7000억 원 수준에서 올해는 페트로나스 ZFLNG 1조 원, 시더 7000억 등을 합쳐 약 1조원 정도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