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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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배는 지주사인 아모레퍼시픽그룹(아모레G) 대표이사 회장이다. 종속회사인 아모레퍼시픽 대표이사도 맡고 있다.
▲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대표이사 회장.
중국에서 화장품 매출이 급감함에 따라 북아메리카시장에서 입지 확대를 노리고 있다.
1963년 1월14일 서울에서 서성환 태평양 창업주의 2남4녀 중 차남으로 태어났다.
경성고등학교와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코넬대학교 경영대학원을 나왔다.
태평양화학에 과장으로 입사해 기획조정실장을 거쳐 태평양 대표이사 사장을 지냈다.
아모레퍼시픽 대표이사 사장을 거쳐 대표이사 회장을 맡고 있다.
꼼꼼하게 제품을 모니터링하고 직접 해외로 뛰어다니는 열정적 경영을 펼치고 있다.
예술과 미술, 동서양사, 철학에 관심이 많다. 경영인이 되지 않았더라면 미술평론가가 됐을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 경영활동의 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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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이 2020년 10월 서울 용산구 한강대로 아모레퍼시픽그룹 사옥에서 안상수 디자이너를 만나 환한 웃음을 짓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서경배의 장녀인 서민정씨가 2023년 7월27일 돌연 휴직계를 내고 1년 휴직에 들어가 승계 이상기류설이 확산됐다. 휴직 사유는 ‘개인사유’로만 알려졌다.
서민정씨는 2023년 6월 말 기준 아모레퍼시픽그룹(아모레G) 지분 2.93%와 이니스프리 지분 8.68%를 보유하고 있다.
앞서 서민정씨는 2023년 6월 이니스프리 지분 9.5%를 서경배과학재단에 기부금으로 출연했는데 이니스프리 측에서 다시 이 주식을 되사갔다.
서민정씨는 승계 밑천이 될 주식을 현금화할 기회를 포기하고 재단법인에 기부한 셈이다. 그런데 이렇게 기부한 주식을 비상장사에서 ‘주주 가치 제고’를 명분으로 되사갔다. 이례적 일로 평가된다.
앞서 서민정씨는 2022년 9월 계열사 에뛰드 지분(19.5%)과 에스쁘아 지분(19.5%)도 감자 과정에서 모두 소각됐다.
에뛰드와 에스쁘아, 이니스프리는 서민정씨가 아버지 서경배로부터 보유 주식 전량을 증여받아 '서민정 3사'로 불렸던 곳이다.
이런 일련의 '사건'이 순차적으로 벌어진 뒤 서민정씨가 뚜렷한 이유 없이 휴직에 들어가자 후계 구도에 금이 갔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서민정씨의 잇단 실책과 구설수로 사실상 서경배의 눈 밖에 난 것이 아니냐는 분석까지 일각에서 나온다.
서민정씨는 26세가 된 2017년 아모레퍼시픽에 사원으로 입사했다. 경기 오산 아모레퍼시픽 뷰티사업장 생산부문에서 근무를 시작했지만 6개월 만에 퇴사하고 유학을 떠났다.
서민정씨는 2017년 8월 중국의 유명 경영전문대학원인 장강경영대학원(장강상학원)에 진학했다. 베이징에 있는 장강상학원은 리카싱 재단의 후원으로 2002년 설립된 중국 최초의 비영리 사립 경영대학원이다.
장강상학원 출신은 중국 500대 회사의 주요 자리의 20%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마윈 알리바바 회장, 류촨즈 레노버 명예회장, 궈광창 푸싱그룹 회장, 스위주 쥐런네트워크 회장, 리둥성 TCL그룹 회장 등이 장강상학원 출신이다.
서민정씨는 2019년 10월 장강상학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MBA) 공부를 마치고 회사에 복귀하며 본격적 경영수업을 시작했다. 최근 아모레퍼시픽 럭셔리브랜드 디비전 AP팀 담당으로 일하고 있다.
△차녀 서호정씨도 지분 매각
서경배의 차녀 서호정씨가 2023년 8월 들어 회사 주식을 일부 매각했다. 8월16일 10만7805주를, 이튿날인 17일 4만5954주를 장애 내다팔아 보통주 총 15만3759주를 매각했다.
이에 따라 서호정씨가 보유한 아모레퍼시픽그룹(아모레G) 지분은 2.63%에서 2.47%로 감소했다.
장녀 서민정씨가 보유한 아모레퍼시픽그룹 지분 2.66%와의 차이도 벌어졌다.
아모레퍼시픽그룹 측은 “서호정씨의 주식 매도는 증여세 납부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서경배는 2023년 5월 서호정씨에게 아모레퍼시픽그룹 보통주 67만2000주와 우선주 172만8000주를 증여한 바 있다.
이번 증여로 종전 0.13%에 불과했던 서호정씨의 지분은 2.63%까지 늘었다. 서민정씨의 지분 2.66%를 바로 밑까지 추격하면서 승계 구조도 변화가 올 수 있는 관측까지 나왔다. 차녀 서호정씨가 '다크호스'로 무대에 등장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서호정씨가 경영승계의 후보로 부상하면서 앞으로 두 딸 사이에서 경쟁이 본격화하는 게 아니냐는 소리까지 나왔다.
다만 서호정씨는 2023년 8월 현재까지 따로 회사 직함을 갖고 있진 않다.
▲ 아모레퍼시픽그룹 실적.
아모레퍼시픽그룹은 2023년 2분기 영업이익을 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2023년 2분기 매출 1조308억 원, 영업이익 117억 원을 냈다고 공시를 통해 밝혔다. 2022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0.4% 증가했고 영업손익은 영업손실 109억 원에서 흑자전환했다.
주력 계열사 아모레퍼시픽의 국내 사업은 면세 매출이 줄면서 2022년 같은 기간보다 11.6% 감소한 매출 5550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데일리 뷰티 부문이 흑자전환하면서 영업이익 368억 원으로 0.4% 증가했다.
럭셔리 및 프리미엄 브랜드 부문에서는 헤라와 에스트라가 선전했다. 헤라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증가했고 에스트라는 두 자릿수 매출 증가를 이뤄냈다.
아모레퍼시픽 해외 사업은 북미, 유럽, 일본 등 비중국 시장에서 성장하며 2022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27.5% 증가한 3723억 원의 매출을 냈다. 영업손실은 327억 원을 기록했지만 적자 폭이 줄었다.
주요 자회사들은 전반적으로 매출 성장세를 보였다.
에뛰드는 매출 292억 원, 영업이익 21억 원으로 각각 7.7%, 133.4% 증가했다. 이니스프리는 매출 675억 원으로 6.2%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8억 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에스쁘아는 매출 150억 원으로 12.6% 늘었고 영업이익은 3억 원으로 40.8% 줄었다. 아모스프로페셔널은 매출 179억 원으로 4.9% 증가했고 영업이익 26억 원으로 21.0% 감소했다. 오설록은 매출 198억 원으로 10.8%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8억 원으로 1.5% 줄었다.
2023년 상반기 기준 아모레퍼시픽그룹과 계열사 전체의 매출은 2조400억 원, 영업이익은 934억 원으로 2022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10.9%, 41.8% 감소했다. 핵심 계열사인 아모레퍼시픽은 매출 1조8591억 원, 영업이익 702억 원으로 각각 11.9%, 49.3% 줄었다.
△브랜드 리뉴얼
아모레퍼시픽은 2023년 설화수, 프리메라, 이니스프리, 려의 리뉴얼을 단행했다.
설화수는 2018년부터 배우 송혜교씨를 브랜드 모델로 내세우다가 5년 만인 2022년 8월 블랙핑크 멤버 로제로 모델을 교체했다.
설화수는 그동안 4050세대가 좋아하는 고급 화장품이란 이미지가 강했지만 정체된 브랜드 이미지를 쇄신하기 위해 20대 케이팝 스타를 내세운 것으로 보인다.
대표 제품인 윤조에센스를 비롯해 화장품 용기에도 변화를 줬다. 기존 설화수는 한자 로고를 전면에 내세우고 그 옆에 빨간색 낙인까지 찍어 선보였는데 리뉴얼로 백색 바탕 용기에 설화수 영어 로고를 전면에 내세워 이미지 변신을 꾀했다.
설화수는 리뉴얼 효과를 톡톡히 본 것으로 확인됐다. 설화수는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과 파트너십을 맺고 글로벌 고객과의 접점을 넓히기 위해 설화수 나이트 앳 더 메트(Sulwhasoo Night at The Met)라는 이름의 행사를 열었다.
설화수는 윤조에센스로 2023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제품 디자인 부문 본상을 받기도 했다.
이니스프리는 2023년 2월 5년 만에 로고를 변경했다.
기존 이니스프리(innisfree) 필체를 역동적으로 바꿨고 알파벳 대문자와 소문자를 섞어 사용해 에너지 넘치고 자신감 있는 이미지를 노렸다. 브랜드 색은 새로 개발한 액티브 그린을 적용했다.
탈모 케어 브랜드 려도 고기능 탈모 케어 라인 신제품 루트젠을 출시하며 로고에 변화를 줬고 배우 고윤정씨를 브랜드 모델로 발탁했다. 려는 기존 한자 로고에서 영문 Ryo로 로고를 바꿨다.
프리메라는 2022년 기존 primera 로고를 prmr로 변경했다.
▲ 리뉴얼된 설화수 제품 사진. <아모레퍼시픽>
아모레퍼시픽은 중국에서 실적이 부진하자 북미, 일본 시장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과거 중국에서 좋은 성과를 거뒀었다. 그러나 사드 보복과 코로나19로 중국과 교류가 중단되고 코로나19 기간 중국 젊은 소비자들을 주축으로 애국 소비 트렌드가 거세지며 중국에서의 실적이 40% 이상 급락했다.
이에 아모레퍼시픽은 새로운 탈출구로 북미, 일본 시장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특히 북미에서 좋은 성과를 얻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북미 시장 매출은 1분기 348억 원에서 628억 원으로 80% 증가했다.
지역별 매출 비중 역시 아시아가 90.3%에서 78.8%로 떨어진 반면 북미는 9.2%에서 18.0%까지 올라 분기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2022년 9월 아모레퍼시픽은 미국 스킨케어 브랜드 타타하퍼를 인수하고 북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냈다. 현지에서도 매출 효자 브랜드인 라네즈, 설화수를 중심으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마케팅 활동에 힘을 쏟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4050 중년 여성에게 인기 있는 고급 화장품이란 안정적인 상품 이미지를 포기하고 북미에서 인지도 있는 새 모델을 기용했다.
특히 ‘엄마 화장품’ 이미지가 강한 설화수는 걸그룹 블랙핑크 로제를 모델로 발탁해 재단장의 의미를 더했다. 로제가 소속된 블랙핑크는 북미 최대 음악 축제 코첼라 밸리 뮤직 앤드 아츠 페스티벌에 헤드라이너로 출현한 바 있다.
이 밖에도 아모레퍼시픽은 2023년 북미 시장에서 판로를 확대하고자 현지 유망 뷰티 업체를 추가 인수, 합병(M&A)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단법인에 지분 넘겨
서경배는 자신의 회사 지분을 재단에 넘기고 있어 '공익재단을 통한 지배력 유지'에 나섰다는 풀이가 나온다.
국세청 공익법인 현황공시를 보면 서경배는 2022년 11월28일 아모레퍼시픽 보통주 4만주를 서경배과학재단에 무상으로 넘겼다. 서경배는 2016년 재단 설립 후 아모레퍼시픽그룹 우선주를 주로 증여했는데 이번에 핵심 계열사의 의결권 지분까지 증여한 것이다.
서경배는 이어 2023년 4월에도 아모레퍼시픽 보통주 5만주를 서경배과학재단에 증여했다.
앞서 서경배는 2016년 본인 이름을 따서 서경배과학재단을 설립했다. 서경배는 서경배과학재단 외에 학교법인 고려중앙학원(고대구로병원)에도 아모레퍼시픽 우선주를 증여했다.
서경배는 서경배과학재단 설립 당시 5억 원의 현금을 출연했고 이후 지속적으로 아모레퍼시픽그룹 우선주를 증여했다. 2022년에도 서경배는 94억 원어치의 주식을 출연했다.
서경배과학재단은 서경배로부터 취득한 그룹 우선주를 꾸준히 처분해서 재단의 자산을 불렸다. 서경배과학재단의 총자산에서 계열회사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98.82%에 달한다.
아모레퍼시픽을 인적분할해 지주사를 설립할 당시 공익법인을 오너의 지분 확대와 지배력 유지의 도구로 활용하는 사례가 많았다. 공익법인이 나서 공개매수로 지분을 취득하거나 유상증자에 참여함으로써 지분을 늘리는 수법을 활용했다.
한편 서경배가 순수하게 공익적 목표 아래 신진 과학자 육성을 위해 서경배과학재단을 키우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서경배는 신진 과학자 육성을 여러 차례 강조한 바 있다.
△특화형 제품으로 틈새 공략
아모레퍼시픽은 특정 타깃을 공략하는 틈새 마케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2023년 4월 에프엠프로젝트와 손잡고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한 스킨케어 2종을 내놓았다. 신제품은 토너와 크림 등 2가지다.
운동 후 세안을 하면 수분 증발량이 평소보다 증가하는 점을 고려해 수분 보충에 방점을 두고 개발됐다.
아모레퍼시픽의 브랜드 헤라는 2023년 3월부터 맞춤형 파운데이션을 제조해 주는 실키 스테이 커스텀 매치 서비스를 시작했다.
헤라의 대표 제품인 실키 스테이 파운데이션을 총 125개의 색상으로 구성해 개인의 피부 톤에 최적화된 제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도왔다.
전문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카이스트 특허 기술이 탑재된 프로그램으로 피부 톤을 측정해 적합한 파운데이션 색상을 제안하면 전문 교육을 받은 조제 관리사가 현장에서 바로 파운데이션을 제조해 주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 밖에 탈모전문 브랜드 려를 통해 여성 맞춤형 탈모샴푸인 루트젠을 출시하고 맞춤형 스킨케어 브랜드 커스텀미를 통해 신제품 비스포크 에센스를 내놓았다.
이는 초개인화 소비 트렌드에 발맞춘 행보로 풀이된다. 최근 소비자 개개인의 개성과 취향이 뚜렷해지면서 맞춤형 제품에 대한 니즈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맞춤형 뷰티 제품도 선보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브랜드 라네즈는 2016년 아모레퍼시픽 최초 맞춤형 서비스인 마이투톤립바와 마이 워터뱅크크림을 시작으로 맞춤형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2022년에는 명동 라네즈쇼룸에서 성분 맞춤형 서비스 비스포크 크림 스킨과 컬러 맞춤형 서비스 비스포크 네오를 운영해 눈길을 끌었다.
아모레퍼시픽은 기존 브랜드 활용해 더해 아예 맞춤형 브랜드를 선보이고 있다.
2022년 2월 일대일 라이프 뷰티 맞춤 브랜드 커스텀미를 출시했다. 커스텀미는 모바일 피부 분석 서비스로 피부 밸런스 맞춤 제품, 일대일 전담 매니저 서비스를 통해 고객 개개인에게 특화된 맞춤 뷰티를 선사한다.
2023년 5월에는 맞춤형 메이크업 전문 브랜드 톤워크를 출시했다.
인공지능(AI) 기반 컬러 진단 알고리즘으로 정밀하게 얼굴 색상을 측정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로봇이 주문 즉시 제품을 제조해 준다. 전 세계인 피부 톤을 연구해 설계한 150가지 색상에 개인 기호에 따라 2가지 제형과 2가지 제품 타입 중 선택할 수 있도록 구성해 총 600가지 옵션을 제공한다.
2023년 6월에는 유전자를 분석해 맞춤형 피부 관리 솔루션을 제공하는 서비스 마이 스킨 솔루션을 출시했다. 유전자 분석과 피부 정밀 측정을 통해 타고난 피부와 현재 피부 상태를 분석하고 이를 종합해 피부 타입과 고민에 따른 솔루션을 제공한다.
아모레퍼시픽이 유전체 분석기관 랩지노믹스와 협업 개발한 마이 스킨 DNA 분석 키트를 활용하면 피부 노화, 색소 침착, 여드름 발생 등 피부 관련 유전자 11가지 항목과 비만, 식습관 등 건강 관련 58가지 유전 특성을 확인할 수 있다.
△아모레퍼시픽그룹 조직개편
아모레퍼시픽그룹은 2022년 8월1일자로 그룹 조직을 재편하고 계열사 3곳의 대표이사를 교체했다.
통상적으로 매년 말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을 해왔지만 급변하는 유통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경영주기 시작점을 7월로 옮기고 처음으로 하반기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기존의 브랜드 중심 조직구성을 강화했다. 백화점 영업을 백화점 디비전 부서에서 각 브랜드 조직으로 이관하고 면세사업부는 통폐합했다. 각 지역의 영업팀도 본사 영업사업부와 통합했다.
최민정 이니스프리 대표이사, 이연정 에스쁘아 대표이사, 유승철 코스비전 대표이사도 새로 선임했다. 신임 대표이사 3명은 모두 아모레퍼시픽 내부 출신이며 1970년대 출생이다.
서경배가 ‘젊은 피’를 계열사 대표이사 자리에 올린 것을 두고 실적개선을 이끌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대표이사 교체는 향후 경영권 승계와도 무관하지 않다는 말도 화장품업계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이니스프리와 에스쁘아는 에뛰드와 함께 서경배 회장의 장녀인 서민정 아모레퍼시픽 럭셔리브랜드 디비전 AP팀 담당의 경영권 승계 지렛대 역할을 할 계열사로 꼽히기 때문이다. 이니스프리와 에스쁘아, 에뛰드는 ‘서민정 3사’로 불리기도 한다.
앞서 아모레퍼시픽은 2022년 2월 임원 직급체계를 일부 통합했다.
기존에는 회장 아래 부회장, 사장, 부사장, 전무이사, 상무이사가 있었는데 부회장과 전무이사가 없어지고 사장, 부사장, 상무이사만 남았다.
아모레퍼시픽은 2022년 2월9일 이동순 공급망관리(SCM) Unit 전무를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기존 서경배, 안세홍 체제가 서경배, 안세홍, 이동순 3명의 각자대표이사 체제로 바뀌었다.
▲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왼쪽)이 2019년 '제20회 아모레 카운셀러 대회'에 참석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아모레퍼시픽그룹은 2022년 2분기 연결기준으로 1년 전과 비교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후퇴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2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1조264억 원, 영업손실 109억 원을 냈다. 1년 전과 비교해 매출이 21.3% 줄고 영업손실을 내면서 적자로 돌아섰다.
아모레퍼시픽그룹 실적 악화에는 주요 계열사인 아모레퍼시픽의 부진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아모레퍼시픽은 2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9457억 원, 영업손실 195억 원을 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6% 줄고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로 돌아섰다.
국내사업에서는 온라인 매출이 증가세를 이어갔으나 중국의 봉쇄로 면세 매출이 부진을 겪어 전체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줄었다. 다만 브랜드별로 보면 ‘헤라’와 ‘바이탈뷰티’가 다양한 협업(콜라보레이션) 제품을 선보이며 매출이 늘었다.
앞서 2022년 1분기에도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역성장했다. 매출 1조2628억 원, 영업이익 1712억 원을 거두면서 2021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9.0%, 영업이익은 13.4% 감소했다.
앞서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코로나19 확산의 직격탄을 맞아 2020년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큰 폭으로 줄었다가 2021년 회복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2020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4조9300억 원, 영업이익 1506억 원을 냈다. 2019년보다 매출은 21.5%, 영업이익은 69.8% 감소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2021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5조3261억 원, 영업이익 3562억 원을 내며 실적이 반등했다. 2020년보다 매출은 8.0%, 영업이익은 135.4% 늘었다.
△유튜브 구독자 100만 돌파
아모레퍼시픽 ‘뷰티포인트’ 유튜브 채널이 2022년 3월3일 누적 구독자 100만 명을 돌파했다. 2020년에 구독자 10만 명을 넘은 지 2년 만이다. 2023년 8월 말 현재 구독자 수는 113만명에 이른다.
아모레퍼시픽은 고객들이 재미있는 영상을 즐기고 소통할 수 있는 콘텐츠 커뮤니티 채널을 만들기 위해 기존 광고나 인플루언서 영상과는 다른 새로운 방식으로 ‘뷰티포인트’ 채널을 만들었다.
채널에 올라온 콘텐츠들의 조회수를 모두 더하면 1억 뷰가 넘는다.
대표 시리즈인 '힐링 타임즈'는 아모레퍼시픽의 제품을 이용해 ASMR(자율감각 쾌락반응)을 만드는 콘텐츠다.
2020년 힐링 타임즈 ‘핑크 덕후들 모여라’ 편은 2023년 8월 현재 누적 조회수 3887만 뷰를 달성했고, 지금도 꾸준히 조회수가 올라가고 있다.
한국뿐 아니라 미국, 일본, 러시아, 영국, 동남아시아 등 다양한 국가에도 구독자가 많다고 아모레퍼시픽은 설명했다.
뷰티포인트 채널은 구독자 100만 명 이상을 확보한 유튜브 채널에게 주는 '골드 버튼'을 받았다.
△‘강한 브랜드’ 전략 앞세워 사업부문 확장 및 체질 개선
서경배는 강한 브랜드 전략을 앞세워 사업부문 확장과 사업체질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서경배는 2022년 1월3일 아모레퍼시픽그룹의 2022년 온라인 시무식에서 “‘위닝 투게더(Winning Together)’라는 경영 방침을 세워 ‘강한 브랜드’, ‘디지털 대전환’, ‘사업체질 혁신’의 3대 추진 전략을 실행하겠다”고 밝혔다.
서경배는 3가지 전략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주요 실천 목표도 제시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강한 브랜드를 위해 브랜드 성장을 이끌 엔진 상품의 육성에 집중하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을 이해하며 더마(Derma, 피부과학과 화장품의 합성어)와 웰니스 등 잠재력 있는 사업부문의 확장을 시도한다.
디지털 대전환과 관련해서는 MZ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태생) 고객과 유대감을 형성하고 디지털 기술을 통한 맞춤형·비대면 솔루션 등의 기반을 구축한다.
사업체질 혁신에 있어서는 시대에 맞지 않는 상품을 줄이고 데이터 기반으로 재고를 관리하는 등 비즈니스 전반의 비효율을 점검하고 개선한다.
서경배는 “미래는 과거의 경험이 아닌 오늘의 열망이 만드는 것임을 늘 기억하자”며 “그동안의 관성을 과감하게 버리고 새로운 시도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자”고 말했다.
△방탄소년단(BTS)과 협업한 화장품 내놔
아모레퍼시픽은 2021년 11월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과 협업한 한정판 화장품 '방탄소년단 I 아모레퍼시픽 립 슬리핑 마스크 퍼플 에디션’을 내놨다.
립 슬리핑 마스크는 아모레퍼시픽 브랜드 라네즈의 상품이다. 자기 전 바르면 입술 각질을 관리하고 보습성분을 채울 수 있다.
이번 한정판은 방탄소년단의 콘서트 'BTS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BTS PERMISSION TO DANCE ON STAGE)'를 기념해 기획됐다.
아모레퍼시픽은 달콤함이 특징인 '거미베어(Gummy Bear)' 향을 써 ‘달콤한 보랏빛 꿈’이라는 메시지를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또 제품상자에 방탄소년단의 공연 이미지를 담고 제품용기 전면에 'BTS' 로고를 입혀 소장가치를 높였다.
아모레퍼시픽은 2021년 11월 27~28일과 12월 1~2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소파이 스타디움에서 개최된 'BTS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LA' 공연에 스폰서로 참여해 브랜드를 알렸다.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
서경배는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2022년 5월 아모레퍼시픽은 아이스크리에이티브에 투자했다. 아이스크리에이티브는 뷰티, 패션, 라이프스타일 분야의 MCN(다중채널네트워크) 스타트업으로 인플루언서 매니지먼트와 광고 사업을 하며 자체 뷰티 브랜드 '하킷'을 론칭했다.
아모레퍼시픽은 2021년 9월 코스알엑스의 지분 일부를 확보하고 협력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아모레퍼시픽은 1800억 원을 투자해 코스알엑스의 지분 19만2천 주(지분율 38.4%)를 확보하는 투자계약을 체결했다.
2013년 설립된 코스알엑스는 민감한 피부를 위한 저자극 스킨케어 브랜드 제품 판매를 주요 사업으로 하고 있다. 미국, 동남아시아, 유럽, 중국, 일본 등 세계 약 40여 개 국가에 진출해 있으며 해외매출이 전체 매출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코스알엑스가 보유한 MZ세대(1980~2004년 출생)에 관한 이해도, 아마존 등 디지털플랫폼에서 진행하는 커뮤니케이션 역량, 북미 시장 경쟁력 등이 향후 아모레퍼시픽의 MZ세대 및 디지털, 북미 시장 공략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21년에는 2월 프로아이오틱스 업체 '에이치이엠'과 여성복 업체 '유얼네임히얼', 3월 호주 럭셔리 스킨케어 기업 '래셔널그룹', 4월 이커머스 솔루션 업체 '더커머스', 7월 '알엑스씨' 등에 투자했다.
2020년에는 면도날 정기구독 업체인 '레이지소사이어티'에 투자했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펫 플랫폼을 운영하는 '스파크펫' 등에도 투자했다.
아모레퍼시픽은 2019년 8월 생활용품 스타트업 '프로젝트노아'에 투자했다. 프로젝트노아는 대나무 칫솔 브랜드 '닥터노아'를 제조 및 판매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맞춤형 화장품 기술의 연구개발(R&D)에도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2021년 4월 마이크로바이옴 연구 전문기업인 HEM과 마이크로바이옴 사업 협력 강화를 위한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마이크로바이옴은 인체에 서식하는 미생물과 그 유전정보를 의미한다.
마이크로바이옴은 최근 헬스케어 연구 분야에서 특히 주목받고 있으며 피부에 특화한 마이크로바이옴 연구도 활발해지고 있다.
△에스트라와 코스비전 흡수합병
아모레퍼시픽은 2021년 6월 그룹 계열사인 에스트라를 흡수합병했다.
에스트라는 아토베리어 등 더마 브랜드와 병의원 전문 뷰티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또 아모레퍼시픽의 여러 건강기능식품 제품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공급하고 있다.
에스트라의 사업은 존속법인인 아모레퍼시픽 내에 신설된 사업부에서 맡았다.
아모레퍼시픽은 이날 에스트라뿐만 아니라 아모레퍼시픽그룹이 지분 100%를 보유한 코스비전도 합병하기로 이사회에서 결의했다.
코스비전은 이니스프리, 에뛰드, 마몽드 등 아모레퍼시픽그룹의 화장품 브랜드 제품을 생산하는 화장품 제조자설계생산(ODM) 및 주문자상표부착생산 기업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이번 인수합병을 통해 더마코스메틱 시장 공략에 한층 탄력을 얻고 에스트라가 위탁생산하던 건강기능식품의 판매, 마케팅, 생산 기능을 통합해 경영 효율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생산법인 수직계열화를 통한 사업 경쟁력 강화 및 시너지 창출을 위해 코스비전을 인수했으며 화장품 개발부터 생산, 마케팅, 판매까지 시장상황에 한층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바라봤다.
▲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대표이사 회장이 2015년 12월7일 코엑스에서 열린 제52회 무역의 날 기념식에서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금탑산업훈장을 수여받고 있다. <연합뉴스>
서경배는 2020년 12월 아모레퍼시픽그룹 새 대표이사에 50대의 ‘젊은’ 김승환 그룹 인사조직실장 전무를 발탁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2021년 2월3일 임시이사회를 열고 김승환 대표를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서경배, 배동환 각자대표이사 체제가 서경배, 김승환 각자대표이사 체제로 바뀌었다.
서경배가 김승환을 새 대표로 발탁한 것을 두고 중국 사업을 반등시키기 위해 전열을 가다듬은 것으로 화장품 업계는 바라봤다.
김승환 대표는 아모레퍼시픽그룹에 중요한 시장인 중국에서 사업전략을 다시 짜는 데 필요한 경험이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승환 대표는 2006년 아모레퍼시픽에 입사한 뒤 기획혁신실 경영전략팀장을 맡아 4년 동안 중국 사업을 총괄하면서 중국 매출을 크게 끌어올려 존재감을 보였다.
2014년에는 중국 선양과 상하이 두 곳에 신규법인을 설립하는 작업을 주도했고, 설화수와 이니스프리, 에뛰드 브랜드의 중국 진출을 이끌기도 했다.
김승환 대표는 서경배와 같은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출신이며 서경배의 특별한 신임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경배는 김승환 대표를 그룹의 기획혁신실에서 일하게 했을 뿐 아니라 에뛰드, 이니스프리, 태평양 등 계열사의 비상무이사로 올려 다양한 업무와 계열사 사정을 두루 익히도록 했다.
2015년 아모레퍼시픽 창립 70주년 행사 때에는 백정기 아모레퍼시픽 부회장과 심상배 사장을 제치고 왼쪽 자리를 김승환 대표에게 내주었다.
서경배에게 중국 시장은 결코 포기할 수 없는 곳이다.
서경배는 오래 전부터 아모레퍼시픽그룹을 글로벌 기업 반열에 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는데 이를 위해서는 탄탄한 해외거점이 필요하다.
중국은 화장품시장 규모나 지리적 입지 등의 측면에서 서경배가 해외거점으로서 가장 탐을 낼 만한 곳이다. 서경배는 일찍부터 주변의 만류에도 "중국은 가야 하는 시장"이라며 진출을 강행했다.
서경배는 국내 화장품 기업들이 중국 진출을 머뭇거리던 2000년에 과감하게 상하이 법인을 세우면서 가장 먼저 중국 사업에 뛰어들었다.
서경배는 2019년 9월 아모레퍼시픽 창립 74주년 기념식에서 “향후 5년간 세계 화장품시장을 이끄는 가장 큰 동력은 아시아시장이 될 것”이라며 “이를 발판으로 북미와 유럽을 넘어 우리의 시야와 무대를 글로벌로 확장하겠다”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 실시
아모레퍼시픽은 2020년 11월에 15년 이상 근속한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아모레퍼시픽이 희망퇴직을 실시한 건 창사 뒤 처음이다.
코로나19로 화장품부문에서 저조한 실적을 내면서 고육지책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것으로 화장품업계는 바라봤다.
아모레퍼시픽은 2020년 10월에는 직급체계를 대폭 손보고 임직원의 연봉 상승률을 평균 4.5%에서 3%로 하향 조정했다.
아모레퍼시픽은 15년 이상 일한 직원에게는 근속연수에 따른 퇴직금에 5개월치 급여를 더해 지급하고 20년 넘게 일한 직원에게는 40개월치 급여를 더 준 것으로 알려졌다.
서경배는 희망퇴직으로 회사를 떠난 직원들에게 선물과 편지로 안타깝고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서경배는 “귀하의 열정과 헌신적 노력이 있었기에 오늘의 아모레퍼시픽이 존재할 수 있었다”며 “회사와 동료를 향해 보여준 믿음과 애정을 기억하겠다”고 말했다.
△창립 뒤 첫 해외매출 2조 원 달성
아모레퍼시픽그룹은 2019년 해외사업에서 성과를 내면서 창립 뒤 처음으로 해외매출 2조 원을 달성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2019년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6조2843억 원, 영업이익 4982억 원을 냈다. 2018년보다 매출은 3.4%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9.3% 감소했다.
해외매출은 2조784억 원으로 창립 이후 처음으로 2조 원을 넘겼다.
주력 계열사인 아모레퍼시픽은 온라인과 멀티브랜드숍 등 신규채널의 고객접점 확대로 2019년 매출 5조5801억 원을 내 2018년보다 6% 늘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4278억 원을 거둬 2018년보다 11% 줄었다. 해외사업의 신규투자와 채널 확대, 마케팅비용 증가로 수익성이 악화됐다.
이니스프리와 에뛰드, 에스쁘아, 에스트라, 아모스프로페셔널은 2019년에 각각 영업이익 626억 원, 영업손실 185억 원, 영업손실 18억 원, 영업이익 68억 원, 영업이익 168억 원을 냈다.
△해외사업 확대 위한 협력 확대
서경배는 글로벌 화장품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하기 위해 해외 기업과 꾸준히 협력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2020년 2월 인도네시아 현지 최대 유통회사 MAP그룹과 협무협약을 맺고 인도네시아 시장 진출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앞서 아모레퍼시픽그룹은 2019년 9월 알리바바그룹과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소비자 연구를 통한 제품 개발 등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알리바바그룹의 온라인쇼핑몰인 티몰에 먼저 제품을 출시하고 온·오프라인을 연계한 스마트매장 확산 등에 협력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아모레퍼시픽그룹은 티몰을 단순한 판매 채널이 아닌 브랜드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통합 브랜드 마케팅 플랫폼으로 만든다는 방침을 세웠다.
2019년 12월에는 알리바바 그룹과 함께 '아모레퍼시픽XTMIC 이노베이션 플랜트'를 설립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라네즈와 마몽드가 티몰 전용 제품을 출시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2019년 2월에는 A.S왓슨그룹과 협력해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신규 시장 확대를 가속화하기로 했다.
A.S왓슨은 세계 25개 나라에서 12개 리테일 브랜드로 1만4900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용산 신사옥 시대 시작
아모레퍼시픽은 2018년 6월 서울 용산 신사옥 준공식을 열고 용산 시대를 시작했다.
아모레퍼시픽이 용산에 자리 잡은 것은 1958년과 1976년에 이어 3번째다. 직전까지는 직원들이 청계천 시그니처타워에서 근무했다.
용산은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전신인 태평양이 처음 세워진 곳이라는 점에서 서경배에게 의미가 남다르다. 서경배는 이곳에 신사옥을 건립하면서 창업주인 아버지 서성환 선대 회장의 뜻을 물려받아 아모레퍼시픽그룹을 글로벌 기업으로 일구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새 건물 이름에 아버지의 아호 ‘장원’을 넣은 데서도 서경배의 이런 의지가 읽힌다. 새 건물 이름은 ‘아모레퍼시픽 장원’이다.
서경배는 2018년 6월15일 새 사옥 준공식에서 “새 사옥은 그동안 볼 수 없던 새로운 아름다움을 내세워 아시아 뷰티로 세계 고객과 소통하는 거대한 구심점”이라며 “세상을 아름답고 건강하게 바꿔나가는 ‘미(美)의 전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 신사옥 건립 계획은 2009년 마련됐다. 영국의 건축가 데이비드 치퍼필드에게 설계를 맡겨 지하 7층~지상 22층 규모로 국내 단일 빌딩 중 가장 큰 면적인 18만8926㎡(5만7150평)으로 지어졌다.
서경배의 뜻에 따라 인위적 요소는 최소화해 내부를 모두 노출 콘크리트로 마감했다. 사회와 소통하기 위해 1층부터 3층까지는 문화공간과 고객소통공간으로 채워졌다.
아모레퍼시픽 신사옥은 2019년 4월 세계초고층도시건축학회(CTBUH, Council Tall Buildings and Urban Habitat)가 주최하는 ‘2019 CTBUH 어워즈’에서 2개 부문 대상(Winner)과 1개 부문 우수상(Excellence)을 수상했다. CTBUH 어워즈에서 대상을 받은 것은 국내에서 최초다.
△오설록 녹차 사업
서경배는 부친 서성환 창업주가 시작한 녹차 사업 오설록을 이어가고 있다. 그룹의 전체 사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는 않으나 부친의 의지가 담긴 사업인 만큼 뜻을 이어받은 것으로 보인다.
서성환 창업주는 한국 고유의 차문화를 되살리겠다는 의지로 1979년 100만 평 규모의 제주 돌송이차밭 부지 개간에 착공했다. 1980년 설록차 브랜드를 발매했고, 다원과 녹차공장을 차례로 설립했다.
서경배는 2019년 8월 오설록사업부를 분사해 독립법인으로 출범시켰다. 신설법인인 오설록은 아모레퍼시픽의 지주회사인 아모레퍼시픽그룹의 100% 자회사다.
아모레퍼시픽의 자회사인 그린파트너즈도 오설록의 독립법인 출범과 함께 오설록 아래 자회사로 편입했다. 그린파트너즈는 차 전문 서비스 인력을 채용·관리하고 있다.
서경배는 2001년 국내 최초의 차 박물관인 제주 오설록 티뮤지엄을 열었고, 2005년에는 설록차 연구소를 설립했다. 2007년 녹차 사업체를 분할 신설했고, 2012년 이를 농업회사법인으로 전환했다. 2016년 법인의 이름을 장원에서 오설록농장으로 변경했다.
오설록은 2021년에 코로나19의 여파로 매출 165억 원을 내는 데 그쳤다. 하지만 2022년부터는 다시 회복세를 보이면서 2022년 2분기에 매출 178억 원, 영업이익 8억 원을 냈다. 1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24.6%, 영업이익은 28.7% 늘었다.
서경배는 제주 녹차밭을 자주 방문하는 등 녹차 사업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태평양그룹 구조조정과 성장
서경배는 태평양그룹 창업주 서성환의 차남으로 태평양그룹을 구조조정하고 지금의 아모레퍼시픽그룹을 키워냈다.
1987년 태평양화학(현 아모레퍼시픽)에 과장으로 입사했다. 1990년부터 기획조정실에서 근무하면서 그룹 구조조정을 이끌었다.
태평양증권, 태평양돌핀스, 태평양패션, 태평양여자농구단, 한국태양잉크, 동방상호신용금고, 동방기획 등 화장품 사업과 관련이 없는 계열사들을 매각하고 태평양시스템, 태평양정보통신 등을 청산했다.
태평양화학은 1993년 태평양으로 이름을 바꾸었고, 2005년 지주회사로 전환했다. 2006년 태평양에서 식품, 화장품, 생활용품 부문을 분할해 아모레퍼시픽을 설립한 뒤 대표이사를 맡았다. 태평양은 2013년 아모레퍼시픽그룹(아모레G)으로 이름을 바꿨다.
서경배는 아모레퍼시픽의 화장품 브랜드를 키웠다.
1991년 마몽드, 1994년 라네즈, 1995년 헤라, 1996년 아이오페, 1997년 설화수, 2000년 미쟝센 등을 출시했고 2002년 글로벌 브랜드 'AMOREPACIFIC'을 발매했다. 2008년 한방 브랜드 려를 출시하고 2008년에는 뷰티샵 아리따움을 열었다. 2010년 이니스프리사업부를 분사했다.
1997년 3월 태평양 대표이사에 취임했는데 2017년까지 20년 만에 매출은 10배, 영업이익은 21배 증가했다. 수출액은 181배로 늘어났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2007년 태평양이라는 이름으로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에 처음 포함됐고, 서경배는 동일인에 지정됐다.
2008년 지정 기준이 2조 원에서 5조 원으로 오르면서 빠졌다가 2013년 다시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에 들었다. 2016년 기준 상향으로 다시 빠졌다가 2017년 9월 5조 원 이상으로 새로 신설된 공시대상 기업집단(준대기업집단)에 지정됐다.
2023년 4월 공정위가 발표한 재계 순위에서 아모레퍼시픽그룹은 57위에 올랐다. 2022년 56위에 견줘 1계단 낮아졌다. 앞서 2021년 52위, 2020년 48위였다.
2023년 4월 기준 계열회사는 12개, 자산총액은 8조3540억 원이다.
- 비전과 과제/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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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전과 과제▲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이 2021년 9월1일부터 3일까지 메타버스를 통해 열린 창립 76주년 기념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2023년 장녀 서민정씨의 1년 휴직과 지분 변동으로 승계이상기류설이 나오고 차녀 서호정씨가 새로운 승계자로 거론되고 있는 만큼 승계와 관련된 여러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것도 서경배의 과제로 꼽힌다.
주력 계열사인 아모레퍼시픽은 2016년 이후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체계) 보복에 따른 영향으로 실적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는데 2020년부터 코로나19의 타격까지 받게 됐다.
2022년 1분기에는 중국이 코로나19 ‘제로(0)’ 정책을 펼치며 주요 도시가 봉쇄되어 중국에서 매출이 크게 줄었다.
중국 매출이 줄면서 북아메리카 시장 입지 확대를 꾀하고 있다.
비용구조와 수익성 개선을 위해 중국, 북아메리카 등 해외지역 채널을 정비하고 있다. 서경배는 중국과 북아메리카 등의 지역에서 오프라인 매장 수를 줄이고 온라인 채널을 확대하면서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서경배는 ‘맞춤형 화장품’ 개발과 디지털 전환으로 실적 회복을 추진하고 있다.
그는 2022년 시무식을 통해 “새 시대 고객이 원하는 ‘뉴 뷰티(New Beauty)’를 선보이자”고 말했다.
위기 극복의 의지를 강조하며 2022년 경영 방침을 ‘함께 이겨나가자(Winning Together)’로 정하고 ‘강한 브랜드’, ‘디지털 대전환’, ‘사업체질 혁신’ 등 3가지 추진전략을 제시했다.
◆ 평가
2023년 2분기 아모레퍼시픽그룹의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실적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23년 상반기에는 시가총액이 가장 크게 감소한 대기업으로 파악됐다.
2023년 3월 좋은기업지배연구소는 서경배 회장을 겨냥해 “특정인에 대한 과도한 보수가 지급됐다”고 지적했다.
2023년 6월 화장품 상장기업 화장품 상장기업 브랜드평판 빅데이터 분석 결과 아모레퍼시픽은 1위를 차지했다.
현장경영을 중시한다. 코로나19 이전에는 한 달에 3분의 1은 해외에 머물고 3분의 1은 현장으로 출근했다고 한다.
특히 중국에는 1992년 진출 이후 2014년 10월까지 120번가량 갔다 왔다.
화장품 회사 회장답게 ‘마스카라만 빼놓고 다 써봤다’고 한다. 상품이 출시되기 전에 신제품을 직접 써본다고 말한 적이 있다.
서경배는 “마스카라는 실력이 없어서 유일하게 못 써봤다”며 “사용 후 제품에 스스로 책임질 수 있는지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외환위기 때까지만 해도 중견기업에 불과했던 아모레퍼시픽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한 배경에 서경배의 '20년 한 우물 뚝심경영’이 있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3년 12월 포춘코리아가 선정한 ‘올해의 최고경영자(CEO) 10’에서 다른 후보자들과 비교해 전문성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화장품이라는 단일 품목에만 모든 역량을 집중했고 일찌감치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려 중국에 진출했기 때문이다.
손에서 책을 놓지 않아 ‘공부하는 경영자’로 통한다. 책의 저자와 전화통화를 해 내용을 묻기도 하고 주변 임직원에게 책을 권할 때도 많다.
‘경영자는 평생 배우는 것을 멈춰선 안 된다’는 지론을 지니고 있다. 독서와 현장에서 얻은 아이디어를 경영에 반영한다.
사내에서 회장님 대신 ‘서경배님’으로 불린다. 2002년 태평양 사장 시절부터 호칭을 ‘님’으로 통일했다. 수평적 조직문화를 만드는 데 관심이 많다.
직원들과 소통하는 경영을 중시한다. 매월 첫 출근일 아침에 회사 강당에서 직원들과 함께 조회를 갖는다. 이는 서성환 창업주가 1945년부터 시작한 전통이다. 이 자리에서 임직원의 이야기를 듣거나 해외출장을 다니며 갖게 된 생각을 들려주는 것으로 전해진다.
소통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열린 마음과 개방적 자세라고 생각한다. 갓 입사한 직원에게도 깍듯하게 대하며 이름을 불러준다. 직원들과 해외출장을 떠났을 때 면세점에서 술을 사서 밤늦게까지 따라주며 직원들의 이야기를 들었다는 일화가 있다.
어린시절 용돈을 쪼개 LP판을 사 모았고 레고와 프라모델 등을 집중해 조립하기를 좋아했다.
경영인이 안 됐다면 미술평론가가 됐을 것이라고 스스로 말할 만큼 예술과 미술, 동서양사, 철학에 관심이 많다.
미술품 애호가로 알려졌다. 2019년 출간된 대중서 ‘슈퍼컬렉터’에 국내 미술시장을 이끄는 파워 컬렉터 가운데 한 명으로 소개됐다.
경기 용인시 기흥에 있는 아모레퍼시픽 기술연구원 제2연구동 ‘미지움’을 기획하기 위해 포르투갈에 가서 건축가 알바로 시자를 수차례 만났다.
프랑스 부르고뉴의 한국인 와인 메이커 박재화 루뒤몽 사장의 집을 종종 찾아가 양조 과정을 지켜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취미는 클래식 음악 감상과 독서, 운동이다.
산악지형용 자전거(MTB) 타기에 취미가 있다. 가수 김세환과 함께 수도권 MTB 동호인들에게 인기가 높은 춘천 강촌챌린지 코스를 개발했다.
기부 활동에도 관심이 많다.
포브스가 선정한 ‘2019 아시아의 기부영웅 30인’에 가수 아이유와 함께 뽑혔다. 포브스는 기부 규모, 참여 정도, 자선활동 범위 이외에 회삿돈이 아닌 개인 자산을 기부했는지도 선정 기준으로 삼았다.
서경배는 2016년 3천억 원의 사재를 들여 서경배과학재단을 설립했고, 2019년 9월 과학자 4명에게 100억 원을 기부했다.
취약계층 여성의 경제적 자립을 돕는 데도 적극적이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2002년부터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해마다 기부금을 전달하고 있으며 2008년부터는 취약계층 여성 지원사업인 ‘뷰티풀 라이프’에 지정기부를 하고 있다.
뷰티풀 라이프는 취약계층 여성의 경제적 자립을 돕는 것을 목적으로 취업 기반 직무별 맞춤교육, 멘토링 등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취약계층 여성이 원활하게 취업 준비를 할 수 있도록 가족 돌봄 서비스, 심리상담 등도 제공한다.
2018년 3월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발표한 ‘2018년 세계 억만장자’ 순위에서 서경배가 71억 달러를 보유해 국내 기업인 가운데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의 뒤를 이어 4위에 올랐다.
재계 주요 인사들과 친분이 깊다.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과 교분이 있으며 김영진 한독 회장과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선후배이면서 오너2세라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어 친분이 깊다.
고 신춘호 농심그룹 회장의 사위다. 신 회장은 서경배를 아들과 같이 여겼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5년 농심 창립 50주년 기념식에 라면이 연상되는 조형물을 신 회장에게 선물했다.
하루를 마무리하기 전 매일 5분 동안 반성의 시간을 갖고 하루를 되돌아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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