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발걸음이 바쁘다.

이 장관은 10일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장관 임명장을 받으면서 5개월 째 공석이던 농림축산식품부를 책임지게 됐다.

▲ 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이 장관은 “많은 농촌 현안들 가운데 폭염 대책이 가장 시급하다”며 취임식도 미루고 폭염 피해 현장에 곧바로 갔다.

이 장관은 경남 거창군을 방문해 햇빛데임(일소) 피해를 입은 사과 재배 농가와 닭들의 집단 폐사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육계 농가 등을 방문해 폭염 피해 현장을 점검하고 농가 의견을 듣기로 했다.

10일 농식품부에 따르면 오전 9시 기준 전국 15개 시·도에서 폭염으로 508만 마리를 넘는 가축이 폐사하고 여의도 면적의 6.8배에 이르는 1965.1헥타르(ha)의 농작물에 햇빛데임 현상이 발생했다.

이 장관은 9일 국회 청문회에서 아들의 대기업 입사 특혜 논란, 석사 논문 표절 의혹 등 도덕성 문제가 도마에 올랐지만 농정 현안을 해결할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았다.

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을 지역구로 두고 있어 농업 현안에 친숙하다.

지역농협에 중소기업의 지위를 인정하는 농업협동조합법 개정안, 농업분야에 상생기금을 지원하는 자유무역협정 특별법 개정안, 농어촌 교육 지원 특별법 등을 비롯해 농가 민생 법안의 발의에 앞장서왔다.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등 농축산업계도 이 장관을 환영하는 뜻을 내놨다.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는 이 장관이 후보자로 지명된 7월27일 성명을 내고 “이개호 의원은 전문관료 출신으로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뛰어난 현장성과 전문성을 발휘해 온 후보자”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농업 전문가’ 이 장관에게도 앞으로의 여정이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시급한 폭염 피해대책 외에도 2019년 농업 예산 증액과 쌀 목표가격 설정, 직불제도 개편, 스마트팜, 농촌 고령화 문제 등 쉽지 않은 과제들이 쌓여있다.

문재인 정부의 농업정책을 놓고 쏟아진 야당의 거센 비판도 잠재워야 한다.

김태흠 자유한국당 의원은 9일 청문회에서 “문 대통령의 농업정책에 실망을 넘어 슬프기까지 하다”며 “농업 관련 부처 예산 총액도 줄었고 농식품부 장관을 지방선거에 내보내 경력 쌓기로 활용하면서 후임 장관도 빨리 임명하지 않고 5개월이나 방치했다”고 말했다.

정운찬 바른미래당 의원도 9일 YTN라디오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에서 “지금 111년 만의 폭염으로 농촌에 엄청난 피해가 발생하고 있어 재난 사태에 기준해서 해결책을 강구해야 하는데 정무적, 행정적 일을 다 하는 장관이 농식품부에는 없었다”며 “문재인 정부에서 ‘농업 패싱’이라는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임 장관 김영록 전남도지사의 선거 출마 이후 5개월 동안이나 자리가 비어있었고 농업 관련 예산이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6월14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19년 예산 요구 현황’에 따르면 2019년 전체 예산은 2018년보다 6.8% 증가한 458조1천억 원인데 농림수산식품분야 예산은 18조9천억 원으로 4.1% 줄었다.

다만 이 장관이 현역 의원 출신이라는 점은 야당 의원들과 관계를 원만하게 가져가는 데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국회 인사청문보고서가 하루 만에 채택돼 ‘현역 의원 불패’를 이어간 것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

이 장관은 장관 지명 뒤 보도자료를 통해 “연일 계속되는 폭염과 각종 재해 등 농정 현안이 산적해 있는 상황에서 장관 후보자로 지명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모든 농정 현안을 농업인의 눈으로 바라보고 정책을 수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장관은 1959년 전남 담양에서 태어났다. 금호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전남대학교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1980년 제24회 행정고시 합격 뒤 전라남도 행정사무관으로 관료 생활을 시작해 농업정책과장, 광양·목포·여수시 부시장, 자치행정국장, 기획관리실장 등을 거치며 현장과 실무 경험을 쌓았다.

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을 지역구로 19대, 20대 국회의원 선거에 당선된 2선 국회의원이기도 하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