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고영철 신협중앙회장이 자산관리회사를 통해 취임 때 내건 ‘연체율 3% 이하’ 목표 달성에 다가설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신협은 2년 연속 적자를 본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손실을 냈다. 연체율도 지난해 말보다 높아져 실적 반등을 위해 고 회장은 부실 부담부터 덜어내야 하는 상황이다.

▲ 고영철 신협중앙회장이 자산관리회사를 앞세워 신협의 경영 정상화에 힘을 싣고 있다.
<신협중앙회>


7일 신협중앙회에 따르면 11월 본격 출범이 예상되는 신협중앙회 자산관리회사는 부실채권 정리에 더해 취약 조합의 자산구조 개선 지원 역할까지 맡는다.

전날 국무회의에서는 신협자산관리회사(가칭)의 매입 대상과 인수가격 산정 방식 등을 담은 신협법 시행령 개정안이 의결됐다. 시행일은 10월22일이다.

신협자산관리회사의 설립 근거에 이어 실제 자산 매입 업무에 적용할 세부 기준도 마련된 것이다.

신협자산관리회사는 중앙회 출자와 감독규정 개정 관련 금융위원회 의결 등을 거쳐 11월 이후 부실채권 매입 업무를 시작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협중앙회는 그동안 부실채권 매입·관리 전문 자회사 KCU NPL대부를 통해 조합의 부실채권 정리를 지원했다. 다만 KCU NPL대부는 대부업 관련 총자산 한도 등 규제를 적용받아 매입 규모를 탄력적으로 확대하는 데 제약이 있었다.

이에 신협자산관리회사 출범을 함께 준비했다.

신협자산관리회사는 KCU NPL대부의 매입 규모에 관한 제약을 보완하는 역할을 맡는다. 필요하면 예금자보호기금에서 자금을 빌려 부실채권 매입 재원을 보강할 수도 있다.

이번 시행령에서는 △부실채권으로 인해 취득한 자산 △재무상태 개선조치에 따라 처분해야 하는 고정자산 △합병 등으로 사용하지 않게 된 고정자산 등이 신협자산관리회사의 매입 대상으로 규정됐다.

부실채권만 매입했던 기존 KCU NPL대부보다 매입·관리할 수 있는 자산의 범위가 넓어지면서 조합이 채권 회수 과정에서 떠안은 부동산이나 경영 정상화를 위해 팔아야 하는 자산까지 신협자산관리회사가 인수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이 같은 자산을 매각하면 조합은 묶여 있던 자금을 회수하고 보유·관리 부담도 덜 수 있다.

고 회장으로서는 부실채권 정리와 자산 처분을 함께 지원해 취약 조합의 경영 회복을 뒷받침할 수 있게 된다. 부실 부담이 조합의 실적을 압박하고 있는 만큼 지원 확대는 신협의 수익성 회복에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신협은 저금리 시기 확대했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등이 금리 상승과 부동산 경기 부진 속에서 부실화되면서 대손충당금 적립 부담이 커졌다.

전국 신협 조합의 순이익은 2022년 5706억 원에서 2023년 251억 원으로 급감했다. 2024년에는 순손실 3503억 원을 내며 적자 전환했고 지난해에도 3277억 원 순손실을 봤다.

올해 상반기에도 1889억 원 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적자 규모가 1444억 원 줄었지만 흑자로 돌아서지는 못했다.

건전성 지표도 지난해 상반기보다는 개선됐지만 연말과 비교하면 다시 높아졌다.

전체 대출에서 연체된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을 나타내는 연체율은 지난해 6월 말 8.36%에서 연말 4.83%로 낮아졌다가 올해 6월 말 6.10%로 상승했다.

대출자산의 부실 위험을 보여주는 고정이하(3개월 이상 연체)여신비율도 지난해 6월 말 8.53%에서 연말 5.78%로 낮아진 뒤 올해 6월 말 6.44%로 높아졌다.

다만 상호금융권은 통상 하반기 부실채권 매각·상각 등이 집중되면서 연말 연체율이 낮아지는 흐름을 보인다. 신협도 지난해 하반기 부실채권 정리를 통해 연체율을 크게 낮췄다.

올해 상반기 연체율이 지난해 6월 말보다 낮은 수준인 데다 연말부터 새 회사의 매입이 더해지면 추가 개선에도 힘이 실릴 수 있는 셈이다.

고 회장이 취임 당시 제시한 연체율 3% 이하 목표 달성도 임기 내 가능할 수 있다. 신협중앙회장 임기는 4년으로 고 회장은 올해 3월 취임해 임기가 2030년 2월까지다.

▲ 고 회장이 취임 첫해 추진한 부실자산 관리체계 개편이 내년 건전성 반등의 발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협중앙회>


이러한 지원 확대는 고 회장이 선거 과정에서 제시한 조합 정상화 구상과도 맞닿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고 회장은 당시 NPL 자회사의 자산관리 기능을 강화해 부실자산을 장기적으로 관리하고 사후정산 초과이익을 조합에 환원하는 방안을 내세웠다.

신협자산관리회사 출범 이후 회수 강화는 고 회장이 안은 새로운 과제로 평가된다.

조합이 부실채권을 매각하면 연체율 등 건전성 지표는 개선될 수 있지만 매각가격에 따라 손실을 반영해야 할 수도 있다. 부실자산을 새 회사로 옮기는 것만으로 신협 전체의 손실 부담이 사라지는 것은 아닌 셈이다.

신협자산관리회사도 인수한 채권과 자산을 회수·처분해야 한다. 처분이 지연되면 조합이 덜어낸 보유·관리 부담을 새 회사가 계속 떠안게 되는 만큼 매입 이후 자산의 가치를 높이고 회수 과정의 손실을 줄이는 역량이 중요하다.

신협중앙회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건전성 관리는 중요한 과제인 만큼 새 회사가 연말까지 일부라도 부실채권을 매입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기존 NPL회사보다 매입·관리할 수 있는 자산의 범위가 넓어지는 만큼 부실자산 정리 전반의 효율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해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