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상장기업의 경영권을 인수할 때 일반주주에게도 보유 주식을 매각할 기회를 주는 ‘의무공개매수제도’가 국회 상임위원회 문턱을 넘었다.

법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최종 통과된다면 앞으로 상장사 지분을 25% 이상 취득해 최대주주가 되는 인수자는 기존 최대주주의 지분만 사들이는 데 그치지 않고 전체 발행주식의 ‘50%+1주’에 이를 때까지 일반주주를 대상으로 공개매수에 나서야 한다.

▲ 국회 정무위원회 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유동수 의원과 여야 의원들이 3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상정 법안을 처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 정무위원회는 17일 전체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을 담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본인과 특수관계인 등이 상장사 지분을 25% 이상 확보해 최대주주가 되는 경우 의무공개매수 대상이 된다.

이미 지분 25% 이상을 보유한 최대주주가 추가로 주식을 취득해 지배력을 강화하는 경우에도 공개매수 의무가 적용된다. 전환사채(CB)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권리행사를 통해 주식을 취득하면서 적용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도 공개매수 물량 산정 대상에 포함된다.

다만 이미 50% 이상의 지분을 가진 주주가 지분을 추가 취득하는 경우와 부실징후기업·회생절차 기업 인수 등 일정한 사유에는 의무공개매수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

의무공개매수를 이행하지 않으면 의결권 제한과 주식 처분명령 등 제재를 받을 수 있으며 형사처벌 규정도 적용된다.

이는 주식양수도 방식의 기업 인수합병(M&A)에서는 기존 대주주가 경영권 프리미엄을 받고 지분을 매각할 수 있는 반면 일반주주에게는 이에 상응하는 회수 기회가 충분하지 않았다는 문제의식에서 추진된 제도다.

이번 제도는 국내에서 처음 도입되는 것은 아니다.

정부는 1997년 옛 증권거래법을 개정해 지분을 25% 이상 취득하는 경우 ‘50%+1주’ 이상을 공개매수하도록 했지만 외환위기 당시 기업 구조조정과 M&A를 어렵게 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1998년 제도를 폐지했다.

개정안은 앞으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심사와 본회의 의결을 거쳐 최종 확정되며 시행 시점은 법률 공포 뒤 1년 후로 정해졌다. 법안이 국회를 최종 통과하면 약 28년 만에 의무공개매수제가 부활하는 셈이다. 권석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