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크론이 미국 정부와 보조금 계약에 따라 당분간 주주환원 확대를 시행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 이는 단기적으로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에 투자자들의 수요가 몰리는 데 기여할 가능성이 있다. 마이크론의 미국 아이다호주 본사. <마이크론>
삼성전자도 이와 유사한 방안을 검토중인 반면 마이크론은 미국 정부와 보조금 계약에 따라 당분간 자사주 매입이나 특별배당을 실행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다.
20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 계열 투자전문지 배런스는 “메모리반도체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이 이어지고 있지만 마이크론 주주들은 기대를 낮춰야 한다”고 보도했다.
SK하이닉스는 40조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및 소각과 배당금 확대를 비롯한 주주환원 계획을 공개했다.
배런스는 삼성전자도 이를 웃도는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낸드플래시 기업 키오시아도 8월에 50억 달러(약 7조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마쳤고 샌디스크도 향후 잉여현금흐름을 모두 주주들에 환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메모리반도체 제조사들이 인공지능(AI) 산업 성장에 수혜를 봐 전례 없는 수준의 이익을 거두기 시작하면서 주주들과 성과를 공유하는 차원으로 분석된다.
마이크론도 D램과 낸드플래시, 고대역폭 메모리(HBM) 수요 증가와 가격 급등에 수혜를 본 만큼 주주환원에 나설 여력이 커지고 있다.
다만 배런스는 마이크론이 2024년 미국 정부에서 반도체 투자 보조금을 받으며 맺은 계약에 따라 자사주 매입이나 특별배당 등에 제약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정부는 시설 투자 보조금을 받은 기업이 이를 다른 목적으로 활용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일정 기간에 걸쳐 주주환원 확대를 제한하고 있다.
보조금 계약을 맺은 뒤 2년 동안 자사주를 미리 정해진 만큼만 매입할 수 있고 이후 3년에 걸쳐 잉여현금흐름으로만 자사주를 사들일 수 있도록 하는 등 조건이다.
▲ 마이크론이 미국 뉴욕주에 조성하는 대규모 반도체공장 예상 조감도. <마이크론>
다만 미국 상무부에서 반도체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 홈페이지를 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미국 법인을 통해 보조금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파악된다.
구체적 계약 내용은 외부에 공개되지 않지만 SK하이닉스의 대규모 주주환원 발표 내용을 볼 때 마이크론과 같은 수준의 제약을 받지 않는 것으로 추정된다.
결국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마이크론과 달리 당분간 자사주 매입 등으로 주가 부양을 추진하기 유리한 입장에 놓인 셈이다.
투자자들의 수요도 자연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식에 상대적으로 더 몰리며 단기적으로 주가 상승에 더 힘이 실리는 효과도 나타날 수 있다.
다만 배런스는 12월부터 미국 정부와 보조금 계약에 따른 마이크론의 주주환원 제약이 일부 완화된다는 점을 변수로 들었다.
마이크론이 곧바로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를 뒤따라 대규모 자사주 매입과 배당 정책을 발표하며 주가 부양에 속도를 내려 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배런스는 2027년과 2028년에 마이크론이 모두 3800억 달러(약 528조 원) 상당의 잉여현금흐름을 창출할 것이라는 증권사 UBS의 예측을 전했다.
UBS는 마이크론이 잉여현금흐름의 대부분을 자사주 매입에 활용하는 공격적 대응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마이크론도 2026년 말부터는 주주환원을 확대하고 장기적으로 잉여현금흐름의 100%를 주주들에 돌려주겠다는 방침을 6월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전했다.
결국 배런스는 “마이크론 주주들은 상당한 기간 동안 인내심을 갖춰야 한다”며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큰 보상을 받게 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