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구름 같은 식감에 소비자 반했죠", 미국 뚜레쥬르가 LA 고객 사로잡은 비결

▲ 안승준 CJ푸드빌 글로벌사업본부장 겸 미국법인장(사진)이 13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 라하브라에 위치한 뚜레쥬르 라하브라점에서 기자들과 만나 현지 전략 등을 설명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로스앤젤레스(미국)=비즈니스포스트]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위치한 뚜레쥬르 라하브라점 매장에 들어서니 한국에서 경험한 모습이 그대로 느껴졌다.

향긋한 빵 냄새 사이로 꽈배기와 단팥빵, 생크림 도넛과 같은 익숙한 제품들이 줄지어 진열돼 있었다. 한쪽 진열대에는 한국에서 인기를 얻은 과일 모양의 '아그작 케이크'가 첫선을 보이며 현지 손님들의 눈길도 사로잡고 있었다.

13일(현지시각) 방문한 뚜레쥬르 라하브라점은 320.5㎡(97평) 크기에 80여 석을 갖춘 대형 매장으로 뚜레쥬르가 한국에서 적용하고 있는 새로운 매장 디자인인 SI(점포 정체성) 4.0을 북미에서 처음으로 적용한 곳이다.

직영점으로서 미국 가맹점주들에게 매장 운영 방식을 보여주는 표준 모델이자 새로운 제품을 내놓기 전 소비자 반응을 확인하는 테스트베드 역할을 맡고 있다.

까다로운 미국 소비자들의 반응을 살펴보는 '전초기지'인 셈이다.

“베이커리는 밀가루만 조금 달라져도 빵의 맛이 크게 바뀌죠. 뚜레쥬르의 현지화는 빵 맛을 미국식으로 바꾸는 게 아니라 다른 원재료를 가지고도 한국과 동일한 맛을 구현해내는 쪽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현장에서 만난 안승준 CJ푸드빌 글로벌사업본부장 겸 미국법인장의 말이다. 실제로 미국 뚜레쥬르는 한국 뚜레쥬르에서 선보이고 있는 제품들을 거의 그대로 구현하고 있다.

하지만 가격 정책 역시 똑같은 것은 아니다. 뚜레쥬르는 한국에서 대중형 베이커리 전문점이지만 미국에서는 프리미엄 베이커리를 지향하고 있다.

일반 빵 가격은 개당 3~4달러(약 4200~5700원), 식빵은 7달러(약 9900원) 안팎에 판매되고 있다. 케이크는 크기와 종류에 따라 35~45달러(약 4만9천~6만4천 원) 수준에 가격이 책정됐다. 현지 베이커리와 비교해도 다소 비싼 수준이다.

그럼에도 CJ푸드빌은 미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뚜레쥬르가 품질 경쟁력을 앞세워 비교적 잘 안착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안 본부장은 “현지 소비자들이 뚜레쥬르 제품을 조금 더 프리미엄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당일 생산해 당일 제공하는 제품에 대해 고객들이 프리미엄을 지불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장] "구름 같은 식감에 소비자 반했죠", 미국 뚜레쥬르가 LA 고객 사로잡은 비결

▲ 뚜레쥬르 라하브라점(사진)에는 뚜레쥬르가 한국에서 적용하고 있는 새로운 매장 디자인인 SI(점포 정체성) 4.0이 적용됐다. <비즈니스포스트>

[현장] "구름 같은 식감에 소비자 반했죠", 미국 뚜레쥬르가 LA 고객 사로잡은 비결

▲ CJ푸드빌은 한국 뚜레쥬르 제품들을 미국 시장에서 그대로 구현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사진은 뚜레쥬르 라하브라점 내부 모습. <비즈니스포스트>

매장에서 만난 고객들은 뚜레쥬르를 찾는 이유로 하나같이 '맛'을 꼽았다.

미국에서 30년 동안 거주했다는 김연주씨는 “아이가 학교에서 친구에게 크림빵을 뚜레쥬르에서 받아 먹었는데 맛있다고 해서 바로 사러 왔다”며 두 자녀와 함께 라하브라점을 방문했다.

라하브라점 인근에서 일한다는 38세 교포 한만희씨 역시 “뚜레쥬르를 자주 찾는다”며 “근처 빵집 가운데 제일 맛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케이크의 차이를 설명하며 “미국 케이크의 크림은 진하고 무거운 편인데 뚜레쥬르의 크림은 가볍다”고 말했다.

실제로 생크림 케이크는 CJ푸드빌이 미국에서 K베이커리의 차별성을 보여주는 대표 제품으로 꼽는 품목이기도 하다. 미국 식료품점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양산형 버터케이크와 달리 뚜레쥬르는 매장에서 매일 만드는 생크림 케이크를 판매한다는 것이다.

현지 소비자들이 생크림 케이크의 부드럽고 가벼운 식감을 '클라우디(구름 같은)'라고 표현하며 비교적 높은 가격에도 구매하는 이유라고 CJ푸드빌은 강조했다.
[현장] "구름 같은 식감에 소비자 반했죠", 미국 뚜레쥬르가 LA 고객 사로잡은 비결

▲ 뚜레쥬르 생크림 케이크가 미국 소비자에게 부드럽고 가벼운 식감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고 CJ푸드빌은 설명했다. <비즈니스포스트>

[현장] "구름 같은 식감에 소비자 반했죠", 미국 뚜레쥬르가 LA 고객 사로잡은 비결

▲ 현지 소비자 김연주씨가 크림빵을 쟁반에 담은 모습. <비즈니스포스트>

뚜레쥬르는 ‘K베이커리’라는 정체성을 미국 시장에서 차별화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다.

CJ푸드빌이 미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뚜레쥬르가 한국 브랜드라는 점을 적극적으로 강조하지 않아도 응답자의 약 72%가 한국계 베이커리라는 점을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 본부장은 “미국에서도 ‘케이니스(한국스러움)’는 하나의 차별적 경쟁력으로 가져가고 있다”며 “현지에 많은 베이커리가 있지만 우리의 케이니스를 계속 강조하고 고객에게 어필하는 것이 주요 전략 가운데 하나”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전략을 앞세워 CJ푸드빌 미국법인은 외형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매출은 2021년 510억 원에서 지난해 1946억 원까지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성장에 힘입어 CJ푸드빌은 2025년 말 미국 조지아주 게인스빌에 약 9만㎡ 규모의 생산공장 가동을 시작했다. 이곳에서는 냉동생지와 케이크 등을 연간 1억 개 이상 생산할 수 있다. 이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