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존 HBM과 zHBM의 구조 비교. <삼성전자>
AI 가속기 위에 메모리를 수직 적층하는 새로운 아키텍처를 통해 성능과 전력 효율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4~6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FMS(Future of Memory and Storage) 2026'에 참가해 zHBM과 z낸드-O의 목업을 업계 최초로 공개했다고 5일 밝혔다.
약 20평 규모 전시관은 AI 클라우드 서버를 형상화한 부스를 중심으로 하이라이트존·클라우드 AI존·엣지 AI존 등 3개 공간으로 구성됐다. D램·낸드·스토리지 등 약 30종 제품이 전시되며 AI 데이터센터용 메모리 기술과 고객 맞춤형 솔루션을 한눈에 보여줬다.
행사 첫날에는 이진엽 플래시개발실 부사장과 김경륜 D램개발실 상무가 'Driving the wave of AI Revolution: 3D Innovations in Memory & Storage Architecture'를 주제로 기조연설에 나섰다.
두 연사는 AI 연산량 급증으로 기존 메모리 구조만으로는 성능과 전력 효율 개선에 한계가 있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한 차세대 3차원(3D) 메모리 기술 방향을 제시했다.
zHBM은 이번 발표의 핵심이다.
기존에는 AI 가속기(xPU) 옆에 HBM을 배치하는 방식이었다면, zHBM은 AI 가속기 상단에 메모리를 수직으로 쌓는 구조다. 메모리와 가속기 간 데이터 이동 거리를 최소화해 지연 시간을 줄이고, 대역폭과 전력 효율을 동시에 높이는 것이 특징이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zHBM 기반 시스템은 차세대 HBM인 HBM5 대비 최대 8배 높은 성능을 구현할 수 있다. 전력 효율은 최대 3배 개선되고, 열 저항은 절반 이상 낮아져 초거대 AI 모델의 학습과 추론에 최적화됐다.
또 메모리와 AI 가속기 사이 인터레이어에 맞춤형 설계자산(IP)을 추가할 수 있어 메모리 용량 확대나 가속기 성능 강화 등 고객 요구에 맞춘 설계도 가능하다. 삼성전자는 고객사와 공동 설계를 통해 AI 프로세서와 메모리의 최적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 삼성전자 zHBM 목업. <삼성전자>
z낸드-O는 기존 V-낸드 적층 기술에 실리콘관통전극(TSV) 기반 3D 패키징을 결합해 4단 또는 8단 칩을 수직으로 쌓은 차세대 솔루션이다. 높은 공간 효율과 데이터 전송 속도, 빠른 응답성을 바탕으로 AI 데이터센터와 온디바이스 AI 환경에 최적화됐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는 업계 최초로 400단 이상 적층한 10세대 'V10 BV-낸드'도 공개했다.
BV(본디드 V-NAND)는 메모리 셀과 주변 회로를 각각 제조한 뒤 웨이퍼 본딩 기술로 결합하는 구조다. 삼성전자는 기존 286단 9세대 제품에서 곧바로 400단 이상으로 도약했다.
V10 BV-낸드는 적층 수 확대뿐 아니라 읽기·쓰기 성능과 입출력(I/O) 속도도 개선했다. 웨이퍼 본딩과 3단 적층 기술을 적용해 집적도를 전 세대 대비 약 58% 높였으며, 동일 면적에서 더 많은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삼성전자는 HBM4E, HBM5, LPDDR5X-PIM, PM1763 등 AI 데이터센터와 고성능컴퓨팅(HPC)에 최적화된 차세대 메모리·스토리지 제품군을 함께 전시했다. 특히 HBM5 목업에는 신규 열관리 기술인 HPB(Heat Path Block)가 적용됐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로직, 파운드리, 패키징을 아우르는 종합반도체(IDM) 기업으로서 '원스톱 솔루션' 경쟁력도 강조했다. 설계부터 양산까지 통합 서비스를 제공해 개발 기간을 단축하고 성능과 전력 효율을 동시에 최적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 측은 "앞으로도 차세대 메모리 기술 혁신과 메모리·파운드리·첨단 패키징을 결합한 차별화된 솔루션을 통해 AI 시대 반도체 기술 리더십을 지속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