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사모펀드 IMM프라이빗에쿼티(IMMPE)가 화장품 제조·유통기업 에이블씨엔씨 투자금을 회수(엑시트)하는 데 있어 핵심 브랜드 ‘미샤’의 중요성이 더 커지고 있다.
에이블씨앤씨 아래 색조와 스킨케어화장품 브랜드 ‘어퓨’의 매각이 중단되며 일부 브랜드를 먼저 팔아 투자금 회수 부담을 낮추는 선택지가 좁아졌다. 미샤가 ‘1세대 로드숍’ 이미지를 벗고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증명할 수 있느냐가 향후 에이블씨엔씨 몸값을 가를 것으로 예상된다.
5일 에이블씨엔씨 안팎의 취재를 종합하면 최대주주 IMMPE는 당분간 회사를 무리하게 매각하기보다 핵심브랜드 미샤를 글로벌·온라인 중심 브랜드로 재정비해 기업가치를 높이는 쪽에 무게를 둘 가능성이 나온다.
IMMPE는 2017년 구주 매입·공개매수·유상증자를 통해 에이블씨엔씨 지분 61.52%를 확보했다. 당시 투입한 자금은 약 4천억 원 수준이다.
인수 이후 10년째 지분 보유를 이어오고 있는 만큼 에이블씨엔씨는 이미 IMMPE의 장기 보유 자산으로 분류될 수 있다. 사모펀드는 투자 건별로 만기가 있어 통상 5년 안팎, 길어도 7년 안에 투자금을 회수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회수 부담도 커진 상황이다.
이에 에이블씨앤씨가 가진 일부 화장품 브랜드를 먼저 매각하는 방식이 IMMPE에서 투자금 회수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선택지로 거론됐다. 에이블씨엔씨 전체를 한 번에 원하는 가격에 매각하기 어렵다면 일부 브랜드를 처분하고 남은 사업을 미샤 중심으로 단순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에이블씨엔씨는 최근 추진하던 어퓨 매각을 중단하기로 했다. 에이블씨엔씨는 경제상황과 시장동향 등을 이유로 들었다.
어퓨 매각 중단으로 부분 회수 카드가 약해진 만큼 IMMPE는 에이블씨엔씨 전체 몸값을 다시 설정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이를 놓고 화장품 업계에서는 결국 미샤가 해외에서 인기를 다시 얻을 브랜드라는 점을 증명하는 일이 핵심이라는 시각이 나온다.
에이블씨엔씨는 미샤를 중심으로 성장한 1세대 로드숍 화장품 기업이다. 미샤는 과거 단일 브랜드숍을 기반으로 중저가 화장품 시장을 이끌었다. 하지만 국내 화장품 유통 구조가 올리브영과 온라인 중심으로 바뀌면서 과거와 같은 브랜드 가치를 인정받기 어려워졌다.
소비자 구매 경로가 로드숍에서 헬스앤뷰티(H&B) 채널, 온라인 플랫폼, 글로벌 전자상거래 채널로 이동하면서 1세대 브랜드숍의 매장 기반 경쟁력이 약해졌다. 신생 인디 브랜드와 제조자개발생산(ODM) 기반 브랜드들이 빠르게 성장한 점도 미샤에는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이에 미샤의 과제로 과거 로드숍 브랜드의 인지도를 되살리는 데서 나아가 해외 소비자가 다시 찾는 대표 제품을 만들어낼 수 있느냐 여부가 꼽힌다.
이에 에이블씨엔씨는 미샤의 대표 제품인 'M 퍼펙트 커버 BB크림'과 'M 퍼펙트 커버 세럼 BB크림'을 전면 리뉴얼하며 글로벌 시장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제품 리뉴얼을 계기로 핵심 기술인 ‘옹기 발효’ 공법도 본격적으로 내세우고 있다.
옹기 발효는 전남 보성에서 9대째 이어온 미력 옹기를 활용해 화장품 원료를 발효하는 기술이다. 발효 과정을 거쳐 원료를 피부에 더 잘 맞는 형태로 바꾸는 데 초점을 맞췄다. 대표 제품의 품질과 기술력을 앞세워 해외 시장에서 브랜드 가치를 높이려는 흐름으로 풀이된다.
유통망도 넓히고 있다. 미샤는 지난 4월 미국, 캐나다, 대만 코스트코 매장에 동시 입점하며 해외 고객 접점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미샤 제품군도 고기능성 스킨케어로 확장하고 있다.
미샤는 지난 4월 항노화 수요를 겨냥한 고기능성 스킨케어 라인 ‘PDRN·NAD+’를 선보였다. 국내에서는 무신사뷰티를 통해 먼저 출시했고 미국에서는 틱톡샵을 통해 판매 채널을 넓혔다.
‘PDRN·NAD+’ 라인에 옹기 발효 공정을 더한 스킨케어 기술을 적용했다. 필링·세럼·크림으로 이어지는 단계별 관리 제품군을 구성해 로드숍 시절의 범용 기초·색조 제품보다 기능성 이미지를 강화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최근 개선되는 에이블씨앤씨의 실적 흐름도 미샤 재평가를 기대할 수 있는 요인 가운데 하나다.
에이블씨엔씨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614억 원, 영업이익 94억 원을 냈다. 지난해 1분기보다 매출은 10%, 영업이익은 91%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해외 매출 비중도 70%로 17%포인트 높아졌다.
수익성이 개선되고 해외 매출 비중이 커지고 있다는 점은 에이블씨앤씨 매각을 해야 하는 IMMPE에게 의미가 적지 않다. 매수자 입장에서는 단순 브랜드 인지도보다 이익 지속성과 해외 확장성을 더 중요하게 볼 가능성이 크다.
다만 미샤가 지속적으로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을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국내 화장품 유통은 이미 올리브영 중심의 멀티브랜드 체제로 굳어졌다. 해외에서도 신생 브랜드와 ODM 기반 브랜드들이 빠르게 시장을 넓히고 있다. K뷰티 수요가 글로벌 시장에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나 그 수혜가 미샤와 같은 1세대 로드숍 브랜드에 곧바로 돌아간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는 시각이 많다.
에이블씨엔씨 관계자는 “현재 어퓨의 화장품 판매 흐름은 나쁘지 않고 마케팅 예산도 적지 않게 배정된 상태”라며 “핵심 브랜드는 미샤인 만큼 미샤에 대한 마케팅도 꾸준히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미샤는 글로벌 인플루언서 카디비, 배우 엘리자베스 올슨 등을 활용한 마케팅을 진행한 바 있는 만큼 앞으로도 브랜드 인지도와 해외 소비자 접점을 높이기 위한 활동을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예원 기자
에이블씨앤씨 아래 색조와 스킨케어화장품 브랜드 ‘어퓨’의 매각이 중단되며 일부 브랜드를 먼저 팔아 투자금 회수 부담을 낮추는 선택지가 좁아졌다. 미샤가 ‘1세대 로드숍’ 이미지를 벗고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증명할 수 있느냐가 향후 에이블씨엔씨 몸값을 가를 것으로 예상된다.
▲ IMMPE가 에이블씨엔씨의 브랜드 ‘어퓨’의 부분매각을 중단한다. <에이블씨엔씨>
5일 에이블씨엔씨 안팎의 취재를 종합하면 최대주주 IMMPE는 당분간 회사를 무리하게 매각하기보다 핵심브랜드 미샤를 글로벌·온라인 중심 브랜드로 재정비해 기업가치를 높이는 쪽에 무게를 둘 가능성이 나온다.
IMMPE는 2017년 구주 매입·공개매수·유상증자를 통해 에이블씨엔씨 지분 61.52%를 확보했다. 당시 투입한 자금은 약 4천억 원 수준이다.
인수 이후 10년째 지분 보유를 이어오고 있는 만큼 에이블씨엔씨는 이미 IMMPE의 장기 보유 자산으로 분류될 수 있다. 사모펀드는 투자 건별로 만기가 있어 통상 5년 안팎, 길어도 7년 안에 투자금을 회수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회수 부담도 커진 상황이다.
이에 에이블씨앤씨가 가진 일부 화장품 브랜드를 먼저 매각하는 방식이 IMMPE에서 투자금 회수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선택지로 거론됐다. 에이블씨엔씨 전체를 한 번에 원하는 가격에 매각하기 어렵다면 일부 브랜드를 처분하고 남은 사업을 미샤 중심으로 단순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에이블씨엔씨는 최근 추진하던 어퓨 매각을 중단하기로 했다. 에이블씨엔씨는 경제상황과 시장동향 등을 이유로 들었다.
어퓨 매각 중단으로 부분 회수 카드가 약해진 만큼 IMMPE는 에이블씨엔씨 전체 몸값을 다시 설정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이를 놓고 화장품 업계에서는 결국 미샤가 해외에서 인기를 다시 얻을 브랜드라는 점을 증명하는 일이 핵심이라는 시각이 나온다.
에이블씨엔씨는 미샤를 중심으로 성장한 1세대 로드숍 화장품 기업이다. 미샤는 과거 단일 브랜드숍을 기반으로 중저가 화장품 시장을 이끌었다. 하지만 국내 화장품 유통 구조가 올리브영과 온라인 중심으로 바뀌면서 과거와 같은 브랜드 가치를 인정받기 어려워졌다.
소비자 구매 경로가 로드숍에서 헬스앤뷰티(H&B) 채널, 온라인 플랫폼, 글로벌 전자상거래 채널로 이동하면서 1세대 브랜드숍의 매장 기반 경쟁력이 약해졌다. 신생 인디 브랜드와 제조자개발생산(ODM) 기반 브랜드들이 빠르게 성장한 점도 미샤에는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이에 미샤의 과제로 과거 로드숍 브랜드의 인지도를 되살리는 데서 나아가 해외 소비자가 다시 찾는 대표 제품을 만들어낼 수 있느냐 여부가 꼽힌다.
이에 에이블씨엔씨는 미샤의 대표 제품인 'M 퍼펙트 커버 BB크림'과 'M 퍼펙트 커버 세럼 BB크림'을 전면 리뉴얼하며 글로벌 시장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제품 리뉴얼을 계기로 핵심 기술인 ‘옹기 발효’ 공법도 본격적으로 내세우고 있다.
옹기 발효는 전남 보성에서 9대째 이어온 미력 옹기를 활용해 화장품 원료를 발효하는 기술이다. 발효 과정을 거쳐 원료를 피부에 더 잘 맞는 형태로 바꾸는 데 초점을 맞췄다. 대표 제품의 품질과 기술력을 앞세워 해외 시장에서 브랜드 가치를 높이려는 흐름으로 풀이된다.
유통망도 넓히고 있다. 미샤는 지난 4월 미국, 캐나다, 대만 코스트코 매장에 동시 입점하며 해외 고객 접점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 IMMPE가 미샤를 중심으로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미샤의 대표 제품인 'M 퍼펙트 커버 세럼 BB크림'. <에이블씨엔씨>
이와 함께 미샤 제품군도 고기능성 스킨케어로 확장하고 있다.
미샤는 지난 4월 항노화 수요를 겨냥한 고기능성 스킨케어 라인 ‘PDRN·NAD+’를 선보였다. 국내에서는 무신사뷰티를 통해 먼저 출시했고 미국에서는 틱톡샵을 통해 판매 채널을 넓혔다.
‘PDRN·NAD+’ 라인에 옹기 발효 공정을 더한 스킨케어 기술을 적용했다. 필링·세럼·크림으로 이어지는 단계별 관리 제품군을 구성해 로드숍 시절의 범용 기초·색조 제품보다 기능성 이미지를 강화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최근 개선되는 에이블씨앤씨의 실적 흐름도 미샤 재평가를 기대할 수 있는 요인 가운데 하나다.
에이블씨엔씨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614억 원, 영업이익 94억 원을 냈다. 지난해 1분기보다 매출은 10%, 영업이익은 91%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해외 매출 비중도 70%로 17%포인트 높아졌다.
수익성이 개선되고 해외 매출 비중이 커지고 있다는 점은 에이블씨앤씨 매각을 해야 하는 IMMPE에게 의미가 적지 않다. 매수자 입장에서는 단순 브랜드 인지도보다 이익 지속성과 해외 확장성을 더 중요하게 볼 가능성이 크다.
다만 미샤가 지속적으로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을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국내 화장품 유통은 이미 올리브영 중심의 멀티브랜드 체제로 굳어졌다. 해외에서도 신생 브랜드와 ODM 기반 브랜드들이 빠르게 시장을 넓히고 있다. K뷰티 수요가 글로벌 시장에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나 그 수혜가 미샤와 같은 1세대 로드숍 브랜드에 곧바로 돌아간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는 시각이 많다.
에이블씨엔씨 관계자는 “현재 어퓨의 화장품 판매 흐름은 나쁘지 않고 마케팅 예산도 적지 않게 배정된 상태”라며 “핵심 브랜드는 미샤인 만큼 미샤에 대한 마케팅도 꾸준히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미샤는 글로벌 인플루언서 카디비, 배우 엘리자베스 올슨 등을 활용한 마케팅을 진행한 바 있는 만큼 앞으로도 브랜드 인지도와 해외 소비자 접점을 높이기 위한 활동을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예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