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NH농협은행 등 국내 5대 은행 행장이 이재명 대통령 국빈방문 일정에 맞춰 일제히 베트남을 향한다.

5대 은행장은 ‘세계의 공장’으로 떠오른 베트남에서 생산적 금융 보폭을 확대하는 동시에 현지 영업상황 등을 직접 점검하며 실적 확대 기회도 노린다.
 
5대 은행장 '세계의 공장' 베트남 총집결, 생산적금융과 글로벌사업 다 잡는다

▲ (앞줄 왼쪽부터) 강태영 NH농협은행장, 이호성 하나은행장, 이환주 KB국민은행장,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조용병 은행연합회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정진완 우리은행장이 2월12일 은행장 간담회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0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이환주 KB국민은행장과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호성 하나은행장, 정진완 우리은행장, 강태영 NH농협은행장은 22일부터 베트남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국빈방문 일정에 동행한다.

이번 대통령 순방은 19일 인도 방문을 시작으로 5박6일 동안 이어진다. 인도 뉴델리에서 21일까지 머문 뒤 22일 베트남 하노이로 이동한다.

전체 일정에 함께 하는 경제사절단은 약 200명 규모로 꾸려졌는데 이들의 동행 국가는 각각 다르다. 이재용 삼성그룹 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인도와 베트남에 모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인도에,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베트남에 동행하는 식이다.

5대 은행장은 모두 베트남에서 합류하는 점이 눈에 띈다. 은행권에서 베트남 시장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대목으로 읽혀서다.

베트남은 국내 은행들이 가장 많은 이익을 내는 국가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4년 국내 은행들이 베트남에서 거둔 순이익은 3억1900만 달러(약 4500억 원, 환율 1400원 기준)다. 전체 해외 순이익 16억1400만 달러의 약 20%를 차지한다.

국내 은행이 가장 많이 진출한 국가도 베트남이다. 2025년 9월 말 기준 베트남에는 현지법인과 국내은행 지점, 사무소를 포함해 20개 점포가 있다. 국내 은행의 전체 해외점포 208개 가운데 약 10%다.

5대 은행장의 이번 베트남 방문 핵심 키워드는 생산적 금융이 될 것으로 여겨진다. 

베트남에 진출한 국내 기업에 금융지원을 확대해 글로벌 단위에서 생산적 금융이 작동하도록 하는 것이다.

생산적 금융은 금융권이 공급하는 자금이 경기 활성화와 고용 창출 등에 기여할 수 있는 투자처를 향하도록 하는 것을 의미한다.

베트남은 1만개 가 넘는 한국기업이 나가있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생산적 금융의 국외 기지가 되기에 적합한 곳으로 꼽힌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 속에서 베트남의 제조업 기반이 더욱 강화되고 있는 점도 금융 지원 수요를 키우는 배경이다.

5대 은행장으로서는 이번 대통령 순방 동행길에서 베트남 사업 확대 기회도 노려볼 수 있는 셈이다.

베트남 은행시장은 현지 국영은행들이 90%를 웃도는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게다가 현지 은행들이 한국 기업에도 공격적으로 영업을 하는 만큼 경쟁이 치열한 곳으로 알려졌다.

이번 기회로 현지 진출 국내 기업과 국내 은행의 연결이 단단해지고 베트남 현지 생산적 금융 구조가 짜인다면 국내 은행들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5대 은행장 '세계의 공장' 베트남 총집결, 생산적금융과 글로벌사업 다 잡는다

▲ 5대 시중은행장이 이재명 대통령의 베트남 순방에 동행한다. 사진은 베트남 하노이 경남랜드마크72의 한쪽 벽면 모습. KB국민은행, 우리은행, 신한은행, IBK기업은행 등의 간판을 볼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한국 정부와 베트남 정부의 스킨십 확대는 5대 은행이 베트남 현지 기업과 접점을 늘리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크다.

지난해 11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만난 한 국내은행 현지 지점장은 “최근 한국과 베트남 정상이 만나고 이런 분위기를 현지 당국자를 만날 때나 고객을 만날 때 적극 ‘어필’한다”고 말했다.

앞서 또 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은 2025년 8월 한국을 국빈 방문했다.

5대 은행 베트남 사업 현황을 보면 신한은행이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글로벌 사업에서 8천억 원 가량의 순이익을 냈는데 이 가운데 베트남에서만 2591억 원을 벌었다. 약 30% 수준이다.

현지법인 신한베트남은행이 하노이·다낭·호치민을 중심으로 모두 56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대표적 현지화 성공 사례로 꼽히면서 외국계 1위 은행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우리은행도 베트남에서 단단한 경쟁력을 보이고 있다. 

현지법인 베트남우리은행은 2025년 순이익으로 716억 원을 냈다. 2024년보다 16% 증가했다. 18개 지점과 10개 출장소를 더해 모두 28곳의 영업망을 두고 있다.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현재 베트남 하노이와 호치민에 각각 지점 하나씩을 두고 있다. NH농협은행은 하노이에 더해 호치민 지점 설립을 추진하면서 사업 확장에 나선다.

하나은행은 베트남투자개발은행(BIDV) 2대 주주라는 강점을 살려 현지 사업에서 경쟁력을 발휘하는 곳으로 평가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신한은행은 2017년 ANZ은행 베트남 리테일부문을 인수해 명실공히 베트남 내 외국계은행 1위의 입지를 다지는 등 지속적 해외채널 최적화 및 진출 다양화를 꾀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해외사업 확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조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