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천식 아동은 기후위기에 특히 취약, 국가 차원 건강보험 확대 절실"

▲ 김창근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교수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재단 토론회에서 발제를 진행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아동 및 청소년 중증 천식에 대해 한국도 치료제 급여 기준 완화와 건강보험 혜택 확대가 절실합니다."

김창근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교수는 9일 환경재단이 개최한 '기후위기 시대의 천식 아동, 건강권 보장을 위한 국회 토론회'에서 "기후위기로 천식 발병이 잦아지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국가 차원에서 호흡기 질환에 관한 정책적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도 아동 및 청소년 중증 천식에 생물학적 제제(살아있는 생물체나 생명공학을 활용해 만든 의약품) 급여 적용이 확대되고 있으나 여전히 까다로운 기준과 높은 비용이 걸림돌"이라며 "미국이나 일본 같은 선진국들은 약값을 국가가 대부분 부담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후변화가 진행되면서 현재 국내 꽃가루 발생일수는 1970년대와 비교하면 연간 약 41일 늘었다. 꽃가루 발생일수가 길어짐에 따라 국내 호흡기 질환 발병률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김 교수는 "1998년부터 2022년까지 국민건강 통계를 보면 비염은 굉장히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것을 볼 수 있다"며 "천식은 비교적 낮은 추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이는 전보다 개선된 천식 치료제로 중증 해결이 더 쉬워진 경향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국내 보험 급여 체계를 보면 천식 치료제 지원 항목이 매우 제한적이다. 

이에 김 교수는 기후위기의 시급성을 고려하면 생물학적 제제를 활용한 신형 치료제도 빠르게 건강보험 급여 지원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고 봤다.

김 교수는 "생물학적 제제의 특성을 보면 기존에 쓰던 치료제들보다도 효과가 강력한 데다 부작용도 별로 없어 앞으로 대세가 되긴 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그 시기가 언제가 될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9년 전부터 천식 아동 지원사업을 진행해오고 있는 환경재단의 데이터에 따르면 아동의 봄철 천식 발병률은 46.7%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는 꽃가루 발생일수가 증가한 것에 더해 기온상승과 강수 패턴 변화에 따라 아동들의 취약한 호흡기가 질병에 걸릴 가능성을 높인 것으로 분석됐다.
[현장] "천식 아동은 기후위기에 특히 취약, 국가 차원 건강보험 확대 절실"

▲ 김영진 환경재단 천식 아동 지원사업 책임. <비즈니스포스트>

김영진 환경재단 천식 아동 지원사업 책임은 "아동은 성인보다 체중 대비 호흡량이 높고 기도가 좁은데다 폐가 성장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환경변화에 민감하고 취약하다"며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기후변화는 아동의 폐 기능을 저하시키고 호흡기 질환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고 강조했다.

환경재단은 커지는 천식 아동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SKE&S와 협업해 지원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지금까지 누적 157명을 지원했으며 지금도 135명을 지원하고 있다.

김 책임은 "지금까지 지원 사업을 통해 혜택을 받은 아동들의 천식 증상을 75% 개선했으며 스트레스를 88% 낮췄다"며 "천식 아동 가구가 지출하는 의료비의 84%를 절약했으며 결석율도 70% 감소하는 모습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환경재단은 기후에너지환경부, 질병관리청, 교육부 등이 서로 연계해 천식 아동 데이터를 모으고 호흡기 질환이 발생할 수 있는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기후변화의 속도를 고려하면 정책적 공백이 크다고 지적했다.

김 책임은 "현재 각 학교에서는 매년 기저질환 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나 이를 보건교사만이 가지고 있는 데이터로 끝나는 경우가 있다"며 "지역 보건소와 전국에 위치한 아토피, 천식 센터와 연계해 데이터를 확인하고 모니터링해 적절한 치료 지원을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또 현행 공공주택 특별법 우선 대상을 보면 장애인, 고령자 등이 있는데 여기에 천식 아동을 포함해주는 것을 고려하면 어떨까 싶다"고 덧붙였다.

천식은 외부 환경 뿐만 아니라 거주 환경도 크게 영향을 미치는 질병이기 때문에 깨끗하고 안전한 환경에서 거주해야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김 책임은 "재단에서 거주 환경 지원 사업도 병행하고 있으나 천식 아동이 있는 가구 특성상 이사가 잦다 보니 여건이 제한적인 상황"이라며 "또 현재 정부에서는 기후취약계층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음에도 그 범위를 제대로 확정짓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천식아동은 기후위기 피해를 받는데도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는 상황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지원 대상에 포함시켜 관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는 환경재단과 함께 남인순·김태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함께 열었다. 토론회 현장에 참석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의원들도 천식 아동을 향한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는 것에 공감했다.

남인순 의원은 "기후위기는 아이들의 건강과 생존을 위협하는 공중보건의 핵심 문제"라며 "기후위기 원인 제공에 있어 가장 책임이 적은 아이들이 가장 큰 피해를 겪고 있다는 점에서 세대간 형평성의 문제도 크다"고 지적했다.

남 의원은 이어 "이제는 보다 근본적인 접근이 필요한 때"라며 "소아천식은 예방과 환경 개선이 함께 이뤄져야 하는 질환이고 조기 발견과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관리, 그리고 무엇보다 깨끗한 공기와 안전한 생활환경을 보장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