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오른쪽)과 리사 수 AMD CEO가 3월18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승지원에서 열린 만찬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
TSMC가 인공지능(AI) 반도체 및 CPU 위탁생산 주요 고객사인 AMD의 물량을 삼성전자 파운드리에 일부 빼앗기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대만 공상시보는 19일 공급망에서 입수한 정보를 인용해 “리사 수 CEO의 한국 방문은 삼성전자와 2나노 파운드리 협력 논의가 주요 목적”이라고 보도했다.
AMD의 차세대 슈퍼컴퓨터 및 인공지능 반도체에 삼성전자 2나노 미세공정 기술을 활용하는 방안을 논의하며 공급망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공상시보는 삼성전자 2나노 파운드리 공정 반도체의 성능과 전력효율이 TSMC 3나노와 필적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AMD가 두 회사와 모두 협업할 가능성이 있다고 바라봤다.
리사 수 CEO는 전날 삼성전자 평택사업장을 방문해 AMD와 HBM4 고대역폭 메모리를 비롯한 인공지능 메모리반도체 및 기술 분야 협력을 확대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삼성전자는 이를 계기로 AMD와 파운드리 협력도 논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재용 회장도 리사 수 CEO와 만찬에 참석해 두 회사의 협업 의지를 다졌다.
공상시보는 “삼성전자와 AMD는 이미 메모리반도체 분야에서 강력한 파트너십을 유지하고 있다”며 “이러한 협력 관계를 더 확대하려 할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의 HBM4를 비롯한 고대역폭 메모리는 이미 엔비디아와 AMD 등 주요 고객사의 수요 급증에 힘입어 장기간 공급 부족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삼성전자가 고객사와 공급 협상에서 우위를 차지하게 된 만큼 파운드리 협력 확대를 비롯한 조건을 앞세워 HBM4 물량과 관련한 논의를 진행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엔비디아는 이미 삼성전자에 인공지능 추론 작업에 쓰이는 반도체 위탁생산을 맡긴다고 발표했다.
리사 수 CEO도 이런 상황을 고려해 삼성전자 파운드리와 협력으로 안정적 HBM4 물량 확보를 추진할 만한 이유가 충분하다.
이는 자연히 TSMC가 엔비디아와 AMD에서 수주할 수 있던 반도체 위탁생산 물량이 줄어드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인공지능 반도체를 자체 설계하는 구글과 메타 등 빅테크 기업도 비슷한 과제를 안고 있기 때문에 고대역폭 메모리 공급망 확보를 위해 삼성전자와 협력을 검토할 가능성이 떠오른다.
결국 삼성전자가 메모리반도체와 파운드리 사업의 시너지를 강력한 무기로 앞세워 TSMC의 시장 지배력을 따라잡을 기회가 열리고 있는 셈이다.
자연히 대만언론에서 TSMC의 매출 타격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다.
대만 경제지 시보자신도 “AMD의 인공지능 반도체는 TSMC에서 독점적으로 생산돼 왔다”며 “그러나 TSMC가 이러한 지위를 잃게 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시보자신은 결국 삼성전자 2나노 파운드리 공정 기술이 AMD의 성능 기준을 충족할 수 있을지가 실제 수주에 관건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