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수연 네이버 커머스 '수수료' 실속, '4배 차이' 쿠팡 성장률 따라잡기 과제로

최수연 네이버 대표이사(사진)가 커머스부문의 수수료 인상을 통해 실속을 챙기는 전략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수연 네이버 대표이사가 커머스부문에서 실속 챙기기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네이버는 쿠팡과 비교해 거래액 성장 속도가 매우 더딘 편이다. 이를 타개할 만한 뚜렷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최수연 대표는 수수료 인상을 통해 네이버 커머스부문의 곳간을 채우는 데 주력하는 모양새다.

8일 네이버와 쿠팡의 2분기 실적을 종합해보면 네이버와 쿠팡의 성장률 격차가 여전히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네이버는 2분기 커머스부문에서 거래액 12조9천억 원을 달성했다. 지난해 2분기 12조4천억 원보다 4.0% 늘어난 것이다.

이는 국내 온라인 쇼핑 성장 속도와 비교하면 쾌 높은 수준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분기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모두 66조772억 원으로 2024년 2분기보다 1.7% 늘었다. 결론적으로 네이버가 시장점유율을 확대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쿠팡이 더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쿠팡은 2분기 제품 커머스부문에서 원화 기준으로 매출 성장률 17%를 기록했다. 쿠팡이 전체 거래의 90%가량을 직매입으로 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거래액 성장률이 10% 후반으로 추정할 수 있다.

네이버가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속도보다 쿠팡이 최소 4배 빠른 속도로 영토를 넓히고 있는 셈이다.

네이버는 항상 쿠팡보다 더딘 성장 속도감이 문제라는 지적을 늘 받았다. 네이버는 2024년 커머스부문에서 거래액 50조3천억 원을 달성했다. 2023년 기록한 거래액 47조8천억 원보다 5.2% 늘어난 것이지만 같은 기간 쿠팡의 매출 성장률인 29%와 비교하면 다소 초라해보인다.

예컨대 쿠팡이 시장점유율을 1%포인트 확대할 때 네이버의 점유율은 0.2%포인트 늘어나는 데 그친다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쿠팡과 네이버를 놓고 이커머스 업계의 양강구도를 형성하고 있다는 시각이 흔들린 적은 없지만 두 플랫폼만 비교해봤을 때 네이버의 존재감이 희미해지고 있다는 시선이 증권가 안팎에서 나오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최수연 대표도 이런 약점이 신경 쓰일 수밖에 없다.
 
최수연 네이버 커머스 '수수료' 실속, '4배 차이' 쿠팡 성장률 따라잡기 과제로

▲ 네이버는 쿠팡보다 느린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는 점을 약점으로 안고 있다. 경기 성남 네이버 사옥. <네이버>


최 대표는 네이버의 성장 동력 가운데 하나로 커머스를 꼽았다. 2022년 10월 네이버 사상 최대 베팅인 2조3천억 원을 투자해 북미 최대의 온라인 중고 패션 플랫폼을 사기로 결정했던 것은 최 대표의 시선이 커머스에 꽂혀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최 대표는 지난해 10월 인공지능을 접목해 맞추형 쇼핑 추천 기능을 고도화한 ‘네이버플러스스토어’ 베타 서비스를 내놓았으며, 이를 올해 3월 정식 서비스로 출시했다.

연합 전선도 더 탄탄하게 구축하고 있다. 신선식품 새벽배송 기업인 컬리와 손잡고 전략적 협업관계를 구축하겠다고도 선언한 상태며 넷플릭스 협업을 시작으로 사용자를 대거 확보할 수 있는 ‘빅브랜드 제휴’ 카드도 만지작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네이버 커머스부문의 성장 속도가 기대만큼 올라오지 않는 것은 최 대표에게 부담일 수밖에 없다.

최 대표는 이런 상황에서 내실을 챙기는 전략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2분기 커머스부문에서 중개 및 판매로 매출 4682억 원을 냈다. 전체 거래액의 3.6%를 수수료로 얻었다는 뜻이다.

수수료 개편에 따라 거래액 대비 중개 및 판매 매출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네이버는 6월부터 스마트스토어 수수료 개편을 통해 기존 2% 안팎이던 수수료율을 1~4% 사이로 조정했는데 이를 놓고 사실상의 수수료 인상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최 대표는 이미 이런 수수료 인상 정책에 힘입어 커머스부문의 실속을 챙기는데 주력하고 있다.

네이버는 2023년 3분기까지만 해도 전체 거래액에서 평균 2.6%대의 수수료 매출을 냈다. 2023년 10월 스마트스토어에 부과하던 수수료 1~2%와 별개로 브랜드스토어에서 수수료 2~4%를 받기 시작하면서 이 비중은 3.2%대로 뛰었다.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