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유럽연합 탈퇴, 프랑스와 네덜란드로 확산될까  
▲ 24일 나이절 패라지 영국독립당(UKIP) 대표가 브렉시트 국민투표가 끝난 뒤 런던에 있는 리브닷EU(Leave.EU) 당사를 떠나며 환호하고 있다. 패라지 대표는 브렉시트 국민투표가 찬성쪽으로 기울자 “이젠 영국 독립을 위한 여명이 밝아오고 있다는 꿈을 꾸게 됐다”고 밝혔다. <뉴시스>

영국민들의 선택은 브렉시트(유럽연합 탈퇴)였다.

세계 5위의 경제대국 영국이 유럽연합(EU) 탈퇴를 선택하면서 세계 정치 및 경제 지형도에 엄청난 변화가 예상된다.

브렉시트를 계기로 프랑스, 네덜란드 등의 ‘탈퇴 도미노’가 현실화될지 모른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 ‘잔류’ 예상 뒤엎은 ‘반전 결과’

24일 영국에서 치러진 브렉시트 국민투표 결과 382개 개표센터의 개표가 완료된 가운데 유럽연합 탈퇴 51.9%, 잔류 48.1%로 최종 집계됐다.

전체 유권자 4650만 명 가운데 72.2%가 투표에 참여했으며 ‘영국이 EU 회원국으로 남아야 하는가? 아니면 EU를 떠나야 하는가?’ 라는 질문에 1741만 명이 ‘EU 탈퇴’를 선택했다. ‘EU 잔류’를 선택한 국민은 1614만 명에 그쳤다.

당초 여론조사기관 유고브가 투표 당일에 사전에 명단을 확보한 투표자들을 상대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EU 잔류가 52%, EU 탈퇴가 48%로 예측됐지만 실제 개표 결과는 이와 반대로 나왔다.

국민투표에서 ‘탈퇴’가 예상 밖 승리를 거둔 데는 잉글랜드와 웨일스 지역의 표심 변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유권자 수가 압도적으로 많은 잉글랜드의 경우 런던 중심부와 일부 지역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에서 탈퇴를 택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브렉시트국민투표 결과 발표 이후 총리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

캐머런 총리는 영국 다우닝10 총리관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영국에는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향후 3개월 동안 총리를 수행한 뒤 10월에 신임 총리에게 자리를 넘겨줄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은 1973년 EU의 전신인 유럽경제공동체(ECC)에 가입한 이후 43년 만에 EU를 탈퇴하게 됐다. 영국은 앞으로 리스본 조약에 따라  EU이사회와 2년 동안 탈퇴협상에 들어간다.

영국은 앞으로 상품과 서비스, 자본, 노동 이동의 자유는 물론이고 정치, 국방, 치안, 국경 문제 등 EU 제반 규정을 놓고 EU와 새로운 관계를 정립해야 한다.

EU는 영국이 탈퇴하면서 사상 처음으로 회원국이 28개국에서 27개국으로 줄게 됐다.

◆ 왜 탈퇴 선택했나

영국인들은  엄청난 정치경제적 후폭풍이 우려되는데도 왜 브렉시트를 선택했을까.

EU 탈퇴 여론을 주도한 핵심 이슈 가운데 하나는 저소득 고령층의 반(反)이민 정서였다. 폴란드 루마니아 등 동유럽에서 이민자들이 몰려오면서 영국에서 일자리가 줄고 임금도 하락했다는 것이다.

해마다 영국이 EU에 내는 분담금만 31조 원이 넘고 이민자들에게 복지를 제공하느라 적지 않은 부담을 떠안은 것도 브렉시트의 주요인으로 꼽힌다.

EU에서 발언권이 가장 큰 독일이 정책방향을 주도하고 영국은 여기에 끌려다닌 것도 '대영제국'에 향수를 가진 영국민들의 자존심을 상하게 했다.

영국이 브렉시트를 선택하면서 단기적으로 얻는 것도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잃는 게 더 많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무엇보다 EU라는 거대 단일시장을 잃을 수 있는 데다 유럽 금융의 중심지로서의 위상도 위태로울 수 있다. 파운드화 폭락과 함께 런던에 있는 주요 금융회사들이 독일 등 다른 나라로 떠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영국이 EU를 떠나면 영국의 국내총생산(GDP)이 최악의 경우 4.5% 줄어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영국 재무부도 향후 2년 동안 집값이 10% 떨어지고 실업자는 52만ㅠ명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브렉시트로 대영제국을 꿈꾸는 탈퇴파들의 바람과 반대로 영국연방이 해체돼 영국이 작은 섬나라로 쪼그라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EU 잔류를 희망했던 스코틀랜드 집권 여당은 이미 브렉시트 결정 때 독립을 재추진하겠다고 공언했다. 북아일랜드도 상황은 비슷하다.

◆ 프랑스, 네덜란드 “우리도”

프랑스 극우정당 국민전선의 마린 르펜 대표는 영국 EU 탈퇴 소식에 환호했다.

르펜 대표는 “나는 몇년 동안 프랑스와 다른 EU 가입국에서도 이 같은 국민투표를 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며 “각 가입국은 민주적으로 결함이 있는 EU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퓨리서치센터가 이달 실시한 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프랑스 국민 중 EU에 반감을 느끼는 응답자가 61%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프랑스는 독일과 더불어 유럽 대륙을 이끌고 있는 양대축이다. 하지만 프랑스 역시 높은 EU 분담금으로 인한 경제적 부담으로 EU 탈퇴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브렉시트 투표가 끝난 직후 네덜란드 극우정당인 자유당의 헤이르트 빌더르스 대표는 “우리는 넥시트(NExit, 네덜란드의 유럽연합 탈퇴)를 요구한다”며 “네덜란드인에게도 국민투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BBC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민자와 이슬람화를 막아야 한다”며 “우리는 이것을 EU 안에서 할 수 없다”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