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들은 올해 마지막 남은 기간에 수주를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건설경기가 호황을 보이고 있어 올해 건설사들의 성적은 대체로 좋은 편이지만 일감 확보를 둘러싸고 자존심을 건 치열한 경쟁이 남은 기간에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은 10월에 예정된 대규모의 재개발과 재건축사업의 수주를 위해 철저한 준비를 하고 있다. 필요하다면 하이엔드 브랜드인 ‘디에이치’를 동원하고 경쟁사와 손을 잡는 전략도 검토하고 있다.
GS건설은 올해 도시정비사업 수주목표를 무난하게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추가 수주도 기대된다.
리모델링시장이 커지고 있어 리모델링과 인테리어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준비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상장을 위해 남은 절차를 진행하고 있으며 기업가치를 더 끌어올리기 위해 국내외 수주에 나서고 있다.
중흥건설은 대우건설 인수를 위한 마지막 실사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해외부문을 자세히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건설은 매각이라는 어수선한 상황과 상관없이 사업수주를 늘리기 위해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하이엔드 브랜드 써밋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한화건설은 최광호 대표이사가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그룹 안에서 더 중요한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한화건설과 롯데건설은 대규모 개발사업에서 성과를 내면서 앞으로 이 부문에 힘을 더 실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제뉴인은 현대중공업그룹의 건설기계부문 축을 맡고 앞으로 현대건설기계와 두산인프라코어의 시너지를 만들기 위해 사업별 통합이나 합병 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 현대건설
현대건설은 10월 예정된 대어급 재개발 및 재건축사업 수주를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 서울에서 남은 큰 규모의 도시정비사업은 노원구 백사마을(1953세대, 공사비 5800억 원)과 서울 관악구 신림1구역(4250세대, 공사비 1조 원), 송파구 마천4구역(1372세대, 공사비 3835억 원) 정도다.
서울 송파 마천4구역 재개발사업은 현대건설만 단독입찰을 두 번이나 했다.
수의계약 전환이 확정되면 10월 시공자 선정 총회를 개최해 시공사를 확정하게 되는데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 현대건설이 수주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현대건설은 백사마을 재개발사업 현장설명회에도 참여했다. 10월에 시공사를 뽑는다는 계획이 잡혀있다.
현대건설은 조합원들이 만족할 조건들을 제시하고 필요하다면 하이엔드 브랜드인 ‘디에이치’를 제시하거나 경쟁을 피하는 컨소시엄 전략 등을 구사하며 적극적으로 도시정비사업 수주에 나서고 있다.
◆ GS건설
GS건설은 올해 내건 도시정비사업의 수주목표 2조5천억 원을 향해 순항하고 있다.
부산과 대전 등 지방 도시정비사업에서도 좋은 수주성과를 내고 있어 올해 내건 목표를 넘어서 도시정비사업 1위 탈환도 기대하고 있다.
올해 GS건설은 주택 3만2천 호를 분양한다는 계획을 세웠는데 올해 7월까지 1만5천 호를 분양한 것으로 파악돼 목표를 무난하게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GS건설은 리모델링 및 인테리어사업의 새 브랜드를 고민하는 등 리모델링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GS건설은 ‘하임랩’과 ‘하우집’ 2가지 상표와 상표명이 없는 1가지 이미지 등 모두 3가지의 상표권을 출원했는데 현재 심사단계를 거치고 있다.
하반기 해외사업에서도 신규수주를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GS건설은 싱가포르 크로스 아일랜드 레일, 호주 인랜드 레일 등 대형공사를 추가로 수주할 것으로 예상된다.
◆ 현대엔지니어링
현대엔지니어링은 상장준비에 온힘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기업가치를 올리기 위해 국내외에서 수주에 힘쓰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가 지정한 감사인 한영회계법인으로부터 회계감사를 받고 있다. 지정감사는 상장 예정법인의 필수 사항으로 기업공개(IPO)로 가기 위한 마지막 관문이다.
김창학 사장은 8월19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액면분할에 관한 안건을 처리했다. 일반적으로 주식 액면분할은 주식 가격을 낮추고 거래량을 늘려 유동성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국내에서는 경기도 안산시 팔곡일동1구역 재건축 정비사업을 수주하며 2년 연속으로 도시정비사업에서 수주 규모가 1조 원을 넘겼다.
해외에서는 폴란드 올레핀 확장공사에서 스페인 TR과 컨소시엄을 통해 2조7천억 원 규모의 플랜트사업을 수주했다. 6월에는 1천억 원 규모의 러시아 오렌부르그 가스처리시설 공사 수주를 따냈다.
◆ 중흥건설
중흥그룹은 대우건설을 놓고 매수자 실사를 진행하고 있다.
중흥그룹은 대우건설의 해외사업을 촘촘히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돌발변수 가능성이 큰 해외사업을 면밀히 살펴 위험을 최대한 낮추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과정에서 문제가 제기되면 KDB인베스트먼트에 추가 할인 3%를 요청할 수 있다.
중흥그룹은 필요하다면 해외현장 실사도 진행하겠다는 방침을 세워두고 있다. 매수자 실사는 10월 쯤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인다.
중흥그룹과 KDB인베스트먼트는 실사를 거친 뒤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 대우건설
대우건설은 하이엔드 브랜드 써밋의 확대적용을 통해 도시정비사업 수주에 고삐를 죄고 있다.
노량진5구역 재개발사업에 써밋 브랜드를 적용해 수주를 노릴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노량진5구역 재개발 조합원들이 대형건설사의 하이엔드 브랜드 적용을 강하게 희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우건설은 그동안 강남권과 과천에만 써밋 브랜드를 적용해왔다. 하지만 올해 1월 흑석11구역 재개발사업을 수주할 때 ‘써밋 더힐’을 제시하며 써밋 브랜드를 확대 적용하기 시작했다.
이어 3월 부산 남구 대연4구역(대연비치) 재건축사업에 써밋을 적용했다. 이는 대우건설의 지방사업장에 하이엔드 브랜드가 적용된 첫 사례다.
대우건설은 부산 남구 용호동 LG메트로시티 리모델링사업에 써밋 브랜드 적용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우건설은 LG메트로시티 리모델링 공사비가 크고 입지면에서도 가치가 높아 충분히 하이엔드 브랜드를 적용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 한화건설
최광호 한화건설 대표이사가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최광호 부회장은 2015년 6월 한화건설 대표이사로 선임된 이후 지속적으로 실적을 개선하고 개발사업 중심으로 사업체질 개선, 풍력발전사업 등 친환경 신사업 추진 등의 공로를 인정받았다.
특히 서울역 북부 역세권 복합개발사업, 대전 역세권 개발사업은 물론 올해 수서역 환승센터 복합개발사업을 잇따라 수주하는 등 역세권 개발사업을 통한 개발사업자(디벨로퍼)로서 한화건설의 위상을 강화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최 부회장은 앞으로 복합개발사업과 친환경사업을 주축으로 하는 실적 개선에 더욱 매진할 것으로 보인다.
◆ 롯데건설
롯데건설은 하남 H2 의료복합타운 개발사업을 수주하면서 개발사업에서 힘을 받고 있다.
롯데건설이 참여한 IBK컨소시엄은 8월12일 하남도시공사가 추진하는 친환경 힐링 문화복합단지 조성사업인 ‘H2 프로젝트’ 우선협상 대상자에 선정됐다.
IBK컨소시엄에는 롯데건설을 비롯해 금호건설, IBK투자증권, 기업은행, SDAMC 등 7개 법인이 참여했다.
하남 H2프로젝트는 사업비 2500억 원 규모로 하남시 창우동 일원 16만2천 m2 부지에 종합병원을 비롯해 어린이 체험시설, 호텔, 컨벤션 센터 등을 조성하는 개발사업이다.
H2프로젝트 공모에는 롯데건설·명지병원 컨소시엄, 한화건설·경희대의료원 컨소시엄, DL이앤씨·차병원 컨소시엄 등이 참여해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 SK에코플랜트
SK에코플랜트는 친환경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ESG 경영 성과를 담은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내며 환경시설관리(옛 EMC홀딩스)를 중심으로 한 환경사업, 국내 연료전지 사업, 동남아 태양광시장 진출 등을 성과로 발표했다.
여러 친환경사업을 아우르는 플랫폼 기업을 목표로 친환경 스타트업 모집에 나서기도 했다.
1일에는 폐기물처리회사인 도시환경, 이메디원, 그린환경기술 등 3개 기업 인수를 위한 총액 2천억 원 규모의 주식매매계약(SPA)를 맺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SK에코플랜트는 앞서 6월 인수한 회사들에 더해 이번에도 폐기물처리회사를 인수하면서 하루 963톤의 사업장폐기물 소각용량을 보유하며 이 부문 1위에 올랐다.
의료폐기물 소각용량도 하루 139톤으로 시장점유율 2위로 뛰었다.
◆ 현대제뉴인
두산인프라코어는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무상감자를 진행한 뒤 8천억 원 규모로 유상증자를 실시할 계획인데 9월10일 임시 주주총회를 거쳐 본격적으로 진행된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이날 주주총회에서 상호를 `현대두산인프라코어`로 바꾸고 조영철 현대제뉴인 대표이사 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도 의결한다.
현대제뉴인은 두 회사의 시너지를 내기 위해 부품 공동구매나 플랫폼 연구개발(R&D)을 통합적으로 진행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현대제뉴인은 2025년까지 매출 10조 원, 글로벌시장 점유율 5% 달성을 통해 세계 5위 권에 진입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앞으로 현대건설기계와 두산인프라코어의 사업별 통합이나 합병이 추진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 곽보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