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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Who] 증시는 광기에 안전한가, 버블 거짓정보 그리고 테마주

윤휘종 기자 yhj@businesspost.co.kr 2020-07-21 10: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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튤립버블, 남해버블, 미시시피버블은 광기의 투기가 몰린 세계 3대 버블로 불리는 사건이다.

요즈음에는 세계 3대 버블과 같이 특정 상품 때문에 나라경제 전체가 휘청이는 '초거대 버블'은 흔하지 않다. 

하지만 최근 주식시장에 개인투자자들의 돈이 몰리고 있는 양상을 살펴보면 국내 주식시장 자체가 과열돼 있는 상황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이런 상황일수록 '반드시 피해야 하는' 종목이 무엇인지 판별해 내는 안목이 중요하다. 이런 안목을 기르기 위해 역사적 버블들이 어떤 모습으로 진행됐는지, 원인은 무엇인지 등을 살펴 반면교사로 삼아야 하겠다. 

◆ 세계 최초의 버블, 튤립버블

16~17세기의 네덜란드는 유럽 상업의 중심지였다. 세계 최초의 주식회사 역시 네덜란드에서 처음 설립됐다.

세계의 돈이 네덜란드로 몰리자, 네덜란드 상인들은 새로운 투자처를 찾기 시작했는데 그것이 바로 16세기 초반 터키에서 건너온 튤립이었다.

튤립은 알뿌리 형태로 거래됐는데 튤립 버블이 절정에 이르렀을 때 가장 비싼 튤립 알뿌리 하나의 가격은 소 20마리의 가격과 맞먹었다고 한다. 

하지만 지나치게 상승한 튤립 가격에 사람들은 '튤립의 실제 가치가 어느 정도인가'와 관련된 의문을 품기 시작헀고, 결국 튤립 버블은 붕괴되기 시작했다. 

1년 동안 수천배가 뛰었던 튤립의 가격 거품이 모조리 빠지는데는 4개월이면 충분했다. 

◆ 내재적 가치와 시장 가치

튤립 버블은 사람들이 튤립의 가치에 의문을 품기 시작했을 때 붕괴가 시작됐다. 튤립의 실제 가치와 시장에서 거래되는 가치의 괴리가 너무 커졌기 때문이었다.

최근 개인투자자들에게 막대한 손해를 안겨준 'WTI 레버리지 원유선물 ETN'과 양상이 비슷하다. 원유선물 ETN 역시 가격이 실제 지표가치의 20배까지 치솟았었다.

어떤 상품의 실제가치와 시장가치가 괴리돼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는 것은 어렵지 않다. 튤립의 가격이 소 20마리의 가격과 같은 상황은 얼핏 보더라도 정상적이지 않은 상황이고, 원유선물 ETN 역시 상품 정보 등을 보면 괴리율이 몇%인지 정확하게 표시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이 이런 상품에 몰리는 이유는 '고평가 돼있지만 더 오를 것 같다'는 심리 때문이다. 하지만 영원히 유지되는 거품은 없다. 시장가치는 결국 언젠가는 실제가치와 비슷하게 맞춰질 것이라는 점을 끊임없이 생각해야 한다.

물론 투자라는 것은 현재가치 뿐 아니라 미래가치도 생각해야 하는 일이다. 하지만 미래가치를 살필 때도 반드시 현재의 가치에 기반을 두고 생각해야 한다.

현재가치와 미래가치가 충돌하는 가장 대표적 상품이 바로 '테마주의 끝판왕'이라고 불리는 바이오주다. 

일부 제약바이오회사의 주가는 지나치게 임상실험 통과에 의존하는 경향성을 보인다. 하지만 임상실험의 성공률은 매우 낮고 일반인이 성공을 예측하기도 힘들다. 그렇기 때문에 바이오주에 투자할 때는 이 회사가 임상실험에 실패하더라도 계속해서 도전할 수 있는 현재의 가치를 보유하고 있는가를 항상 생각해야 한다. 

하지만 많은 수의 투자자들은 미래가치에 매몰돼 현재가치를 살피는 일을 망각한다. 이렇게 투자자들이 현재 가치를 도외시하고 몰려들 때 그런 현상을 더욱 부추기는 것이 바로 '거짓정보'다.

◆ 미시시피 버블과 남해 버블, 거짓정보의 위험성

이 거짓정보가 실제 버블에 어떻게 적용이 됐는지는 미시시피 버블과 남해 버블에서 찾아볼 수 있다.

미시시피 버블은 프랑스 회사 미시시피 주가가 급격하게 상승했다가 거품이 꺼지면서 많은 수의 투자자들의 막대한 손해를 본 사건을 말한다.

미시시피는 은행권(지폐)을 발행하는 회사였다. 미시시피는 은행권을 미시시피에 들고오면 같은 가치의 금으로 바꿔주는 방식으로 은행권의 가치를 유지했다. 

시장에는 미시시피가 미국의 미시시피 지역에 거대한 금광을 보유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었다. 소문 자체는 사실이었다. 문제는 미시시피가 금을 캐는데는 집중하지 않고 은행권을 발행하는 데만 힘을 쏟고 있었다는 것이다.

은행권의 발행량이 올라가자 물가 인플레이션이 발생했다. 자연스럽게 은행권의 가치는 떨어졌고, 은행권을 금으로 바꾸려는 사람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미시시피가 보유한 금의 양은 발행된 은행권 총량의 2%에 불과했다. 

결국 미시시피는 몰려드는 은행권을 제대로 교환해줄 수 없게 됐고 주가 역시 급락했다. 2만 리브르까지 치솟았던 미시시피 주가는 1년만에 500리브르까지 떨어졌다.

남해 버블 역시 거품의 규모가 커지는 데 거짓정보가 커다란 역할을 했다. 

영국 회사 남해는 정부에게 노예무역 독점권을 받고 성장한 회사였다. 사람들이 이 회사 주식을 '광풍'에 휩싸여 사들이고 있을 때 남해가 스페인에서 점령하고 있는 남미 대부분 항구의 입항권을 따냈다는 소문이 돌았다. 스페인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거대 은광인 포트시 은광의 채굴권을 확보했다는 소문도 퍼졌다.

하지만 이 소문은 모두 거짓말이었다. 남해 주가가 너무 높아진 상태에서 주가와 관련된 의구심이 들자 남해가 의도적으로 퍼뜨린 거짓 정보였다. 이 거짓말에 속은 개인투자자들은 불안감을 씻어내고 다시 남해 주식에 투자했고, 이는 남해 버블이 더욱 거대해지는 결과를 낳았다.

남해와 미시시피의 버블은 거짓정보 때문에 생겨난 것은 아니었지만 거짓정보로 수명이 연장됐다. 이렇듯 거짓정보는 투자자들에게 '지금 하고 있는 투자가 잘못되지 않았다'는 신뢰를 줘서 버블의 생명력을 연장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개인투자자들이 거짓정보를 모두 걸러내기란 쉽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개인투자자들은 거짓정보가 자주 유통되는 경로를 최대한 피하고, 정보를 얻더라도 정보를 100% 신뢰하는 것이 아니라 항상 최악을 가정하고 투자하는 것이 필요하다. 

◆ ‘거짓정보’의 위험성이 도드라지는 곳, ‘테마주’와 ‘리딩방’

거짓정보가 가장 돌기 쉬운 곳은 최근 유행하고 있는 주식 무료 리딩방이다. 거짓정보가 퍼졌을 때 주가에 영향을 미치기가 쉽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참가 인원 수가 200명인 무료 리딩방이 있다고 가정했을 때 200명이 각각 500만 원씩만 투자하더라도 투자금액은 10억 원이 된다. 코스닥 상장기업 가운데 시가총액이 100억 원을 넘지 않는 곳도 많다는 것을 살피면 이 인원이 동시에 움직인다면 한 기업 시가총액의 10%가 동시에 거래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렇기 때문에 만약 무료 리딩방을 운영하는 '방장'이 나쁜 마음을 먹는다면 무료 리딩방은 언제라도 주가조작 범죄를 위한 장으로 활용될 위험성이 높다. 

가짜정보에 취약한 종목도 있다. 바로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테마주'다. 테마주는 실적이 아니라 정보에 의해서 주가가 움직이기 때문에 가짜 정보에 주가가 좌우될 가능성이 높다.

예를 들어 정부가 일본과 맺은 지소미아를 종료하려는 가짜정보가 퍼진다면, 오뚜기, 신성통상 등 애국 테마주가 순식간에 급등할 가능성이 높다. 물론 그 정보가 거짓정보로 밝혀졌을 때는 이런 테마주들은 다시 급락하기 때문에 개인투자자들이 큰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높다.

물론 테마주는 잘 투자하면 많은 이익을 낼 수 있는 좋은 투자종목이기도 하다. 하지만 테마주는 언제나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이라는 것을 명심하고 투자해야 한다.

◆ 테마주의 끝판왕, 바이오 테마주

테마주 가운데 가장 사람들에게 인가가 많고, 주가의 변동도 심한 테마주가 바로 바이오 테마주다. 바이오 테마주는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사람들의 관심이 몰리며 매우 과열돼 있는 섹터(분야)이기도 하다. 

실제로 최근에 미국의 한 헤지펀드는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한국의 바이오 기업 주가를 두고 "매우 고평가돼있다"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다음 시간에는 우리나라 바이오업계는 어떤 특징이 있는지, 바이오주에 투자할 때는 어떤 점을 유의해야 하는지 살펴보도록 하겠다. [채널Who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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