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경영에 복귀한 뒤 첫 사장단 회의를 연다. 

신 회장이 2019년도 임원인사를 통해 ‘친정체제’ 구축을 마무리하고 경영에 복귀한 뒤 처음으로 주재하는 회의다. 
 
[오늘Who] 신동빈, 롯데 사장단회의에서 '상생' 크게 내걸까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신 회장이 이 자리에서 롯데그룹의 혁신을 위해 ‘상생’을 화두로 던질지 시선이 몰린다.  

롯데그룹은 23일 오후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사장단회의를 연다고 18일 밝혔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이번 밸류크리에이션미팅은 하루 안에 모두 끝난다”며 “신 회장이 신년사에서 강조한 내용 등과 관련해 롯데그룹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토론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그룹은 2018년부터 사장단회의를 ‘밸류크리에이션미팅’이라고 부르고 있다. 이날 열리는 사장단회의에는 50개 계열사 대표와 주요임원 70~80여 명이 참석한다. 

황각규 롯데지주 대표이사 부회장과 이원준 유통BU장 부회장, 송용덕 호텔&서비스 BU장 부회장, 김교현 화학BU장 사장, 이영호 식품BU장 사장 등도 참석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 회장은 2018년도 임원인사를 마무리하고 '신격호 시대'에 마침표를 찍고 친정체제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 회장이 2018년 10월 집행유예로 풀려난 뒤 처음으로 직접 뽑은 계열사 대표들을 만나는 셈이다. 

신 회장은 2019년 신년사를 통해 “기존 사업구조와 업무방식을 완전히 새롭게 혁신하는 비즈니스 전환을 이뤄야 한다”며 “롯데그룹의 생존은 이런 혁신을 성공적으로 실행하느냐 여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인구구조와 삶의 방식 변화에 따라 잠재고객을 발굴하고 사업전반에 걸쳐 디지털 전환을 이루자고 당부했는데 2019년도 사장단회의에서도 이런 주제가 다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상생’을 주요한 화두로 던질 수도 있다. 

황 부회장은 2018년 7월 사장단회의에서 신 회장 대신 회의를 주재하며 “지역사회와 파트너사, 임직원과 함께 가는 기업이 돼야 한다”며 “상생을 통해 기업문화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황 부회장이 신 회장 대신 회의를 주재했던 만큼 신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여겨졌다. 

이번에는 신 회장이 직접 나서서 상생을 주요 안건으로 다루며 롯데그룹의 이미지를 개선하는 데 힘을 쓸 수 있다. 

롯데그룹은 현재 계열사 전반에 걸쳐서 갑횡포로 입길에 오르내리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그룹 규모가 큰 데다 특히 소비자와 만나 사업을 하는 곳이 많기 때문에 갑횡포 논란이 빚어지는 것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지만 최근 사회적 분위기에서서 이런 논란이 불거지는 것은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롯데몰 수원점에 입점한 상인들은 롯데그룹이 계약 당시 설명한 내용과 달리 계획을 바꾸고 보상하지 않는다며 반발하고 있다. 롯데홈쇼핑도 다른 홈쇼핑과 함께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협력사에 갑횡포를 저지른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오늘Who] 신동빈, 롯데 사장단회의에서 '상생' 크게 내걸까

황각규 롯데지주 대표이사 부회장.


정의당 등 정치권도 공정위에게 롯데그룹의 갑횡포를 조사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신 회장이 아직 경영비리 혐의 등으로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는 데다 문재인 정부도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 등 공정경제를 강하게 추진하고 있는 만큼 이런 여론은 부담스러울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은 2018년 10월11일 경영에 복귀한 뒤 임직원에게 "롯데를 사랑받는 기업, 존경받는 기업으로 만들고 싶다는 의지를 여러 번 말씀드렸다"며 "롯데그룹이 고객, 주주, 모든 이해관계자로부터 받은 사랑과 신뢰에 보답할 수 있도록, 사회와 함께 나누며 지속성장하는 기업이 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가자"는 글을 써 공개했다. 

신 회장이 이번 사장단회의에서 롯데그룹을 ‘사랑받는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의지를 보일 수도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