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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Who] CJ그룹 '절박함' 보인 이재현, 무엇이 그렇게 만들었나

이승용 기자 romancer@businesspost.co.kr 2018-12-20 16: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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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에는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그룹 경영진들과 함께 떠난 미국 출장에서 경영진들에게 마음 속 절박함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이 회장의 발언을 놓고 글로벌 생활문화기업으로 도약을 목표로 인수합병 승부수를 던진 CJ그룹의 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재현의 미국 출장, 절박함 속에 이뤄졌다

20일 CJ그룹 관계자는 “이재현 회장 등 그룹 주요 경영진 50여 명이 현재 미국 출장 중이지만 귀국 일정은 아직 확정된 것이 없다”며 “이 회장이 경영진들과 미국에서 주요 사업을 둘러보며 글로벌 생활문화기업으로 도약 의지를 다질 것”이라고 말했다.
 
[오늘Who] CJ그룹 '절박함' 보인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8265'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재현</a>, 무엇이 그렇게 만들었나
이재현 CJ그룹 회장.

이 회장은 이번 미국 출장에서 박근희 부회장, 김홍기 CJ 대표, 신현재 CJ제일제당 대표, 박근태 CJ대한통운 대표, 허민회 CJENM 대표 등 그룹 주요 경영진 50여 명을 모두 데리고 갔다. 이 회장의 아들인 이선호 CJ 부장도 동행하고 있다.

이 회장은 14일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글로벌 경영전략회의를 열고 CJ그룹의 글로벌사업 현황과 중장기 전략을 점검했다.

이 회장이 해외에서 그룹 글로벌 경영전략회의를 연 것은 2012년 베트남과 중국에 이어 6년 만이다.

CJ그룹에 따르면 이 회장은 회의에서 ‘절박함’을 강조했다.

이 회장은 “내년은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는 중요한 시기이기에 절박함으로 특단의 사업구조 혁신 및 실행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회장은 “필사의 각오로 분발해 반드시 빠른 시일 내 글로벌 초격차 역량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몇 가지 사업을 놓고 질타성 발언도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은 “2005년 LA에서 글로벌 도약을 선언한 이후 13년 동안 글로벌 사업은 큰 성과 없이 더디게 성장했다”며 “바이오, 식품 가정간편식(HMR), CJENM 드라마 등 일부 사업적 성과가 있으나 아직 명실상부한 글로벌기업이라고 하기에는 미흡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수익성이 악화된 사업을 놓고는 상시적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뜻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이 회장의 아들인 이선호 부장이 동행한 것을 놓고서도 이 회장이 앞으로 직접 이 부장에게 경영수업을 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는 의미라는 것이다.

CJ그룹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이 회장의 발언과 관련해 동행한 직원들에 알아보니 워딩과 달리 발언 당시 현지 분위기는 좋았다고 당시 상황을 전달해왔다”며 “이 부장의 미국 동행도 경영수업의 일환으로 이뤄졌을 뿐 확대 해석은 자제해달라”고 말했다.

◆ 무엇이 이재현을 절박하게 만들었을까 

이 회장이 글로벌 경영전략회의에서 절박함을 강조한 배경에 최근 CJ그룹이 글로벌 생활문화기업으로 도약하는 데 매우 중요한 시기를 겪고 있는 상황이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오늘Who] CJ그룹 '절박함' 보인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8265'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재현</a>, 무엇이 그렇게 만들었나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14일 미국 LA에서 그룹 글로벌 경영전략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해 경영에 복귀하며 2020년까지 연매출 100조 원을 내겠다는 ‘그레이트 CJ’와 2030년에 3개 이상 사업에서 글로벌 1등을 하겠다는 ‘월드 베스트 CJ’를 경영목표로 제시했다.

CJ그룹은 이 회장은 뜻을 받아 올해 CJ제일제당과 CJ대한통운, CJENM 등 주요 계열사들을 중심으로 미국 등에서 거침없는 인수합병과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CJ제일제당은 11월 약 2조 원을 들여 미국 냉동식품업체 쉬완스컴퍼니를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올해 여름 인수한 미국 냉동식품 전문기업 카히키와 더불어 CJ제일제당은 올해 미국 냉동식품기업 인수에만 3조 원가량을 투입했다.

CJ대한통운 역시 올해 8월 미국 물류업체 DSC로지스틱스를 인수했다. CJENM과 CJCGV 역시 미국 영화시장 공략을 위해 10여 개 이상의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에서 사업의 성공 여부를 놓고서는 우려의 시선도 나오고 있다.

CJ그룹은 미국에서 비비고 만두 등 ‘K푸드’를 통해 미국 식품시장 공략을 꾀하고 있다. 그러나 쉬완스컴퍼니, 카히키 등 냉동식품업체 인수와 미국 물류회사 DSC로지스틱스 인수가 기대만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음식이란 ‘문화’의 일부분이라 시장에서 성공 여부를 예측하기란 쉽지 않다.

이에 앞서 CJ그룹은 CJ푸드빌을 통해 중국, 일본,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시장에 적극 진출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CJ푸드빌의 해외사업 적자 규모는 2015년 203억 원, 2016년 153억 원, 2017년 267억 원에 이른다.

거침없는 인수합병에 따른 재무구조 악화에 대한 우려도 그치지 않고 있다.

3분기 말 기준으로 CJ제일제당이 현금화할 수 있는 자금은 8천억 원가량에 그친다. CJ제일제당은 쉬완스컴퍼니 인수 자금 확보를 위해 최근 6천억 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하기로 결정하고 주요 증권사와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세계 경기가 둔화하고 있는 점도 이 회장이 위기의식을 지닐 만한 요인이란 분석도 나온다. 글로벌시장에서 인수합병에 적극 나섰는데 세계 경기가 둔화하면 이른바 ‘상투’를 잡게 되는 셈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CJ제일제당의 쉬완스컴퍼니 인수가 완료되면 대규모 자금 지출에 따른 재무구조 악화가 불가피하다”고 평가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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