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2018-04-19 09:52:49
확대축소
공유하기
전체
활동공과
비전과 과제/평가
사건사고
경력/학력/가족
어록
생애
▲ 권혁운 아이에스동서 회장
권혁운은 중견건설사 아이에스동서의 회장이다.
1950년 10월 경상북도 의성에서 8남매 가운데 막내로 태어났다.
애초 금융업에서 일하려는 꿈을 품고 있었으나 일본 유학이 가로막히자 일본에 가기 전까지 일할 목적으로 대한조선공사라는 건설사에 입사했다가 평생 건설업계에 몸을 담고 있다.
30대 초반의 나이에 경남지역 1위 건설사였던 신동양건설 부사장을 맡을 정도로 경영능력을 인정받았다.
일신주택을 창업했다가 아이에스동서의 전신인 일신건설산업을 차렸다. 빌라사업의 성공을 발판 삼아 아파트사업까지 진출하며 사세를 확장했다.
건자재기업인 동서산업을 흡수합병한 뒤 회사이름을 아이에스동서로 바꿨다.
건설부문의 매출이 전체의 40%를 넘지 않아야 한다는 경영철학으로 비데회사와 공장건설장비, 컴퓨터기기 렌탈사업 회사 등을 인수했다. 최근 독서실 운영회사와 놀이문화회사 등까지 인수했다.
2018년 대표이사에서 물러났다. 아들인 권민석 대표이사가 홀로 아이에스동서를 총괄하게 되면서 2세 경영체제가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인 입장에서 보면 답이 보인다'는 신조로 임직원들에게 주인 의식을 품을 것을 당부한다.
인수합병으로 사세를 확장했는데 직관과 순발력이 빠르다는 평가를 받는다.
경영활동의 공과
△인수합병으로 사세 불려
권혁운은 일신건설산업이라는 회사를 통해 건설사업을 벌였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경상도 지역에서 빌라사업을 벌이며 사업 기반을 닦았다.
2000년 창원이 국가산업단지로 지정되면서 아파트를 대량으로 공급해 급성장했다. 회사 규모도 부산과 경남 지역의 주택시장을 선도할 정도로 커졌다.
2008년 본격적으로 인수합병 시장에 발을 들였다. 과거 신동양건설 부사장으로 재직할 때 건설업만 해서는 기업이 흔들릴 수 있다는 깨달음이 인수합병에 뛰어들게 한 원동력이 됐다.
권혁운은 2008년에 콘크리트파일과 타일, 도기 등을 생산하는 건자재기업 동서산업을 인수했다.
2010년에 비데회사 삼홍테크를 인수했고 2011년에는 공장건설장비와 건설관련 컴퓨터기기 렌탈사업을 하는 한국렌탈을 사들였다.
2014년에는 콘크리트와 레미콘 제조기업인 영풍파일과 중앙레미콘을 샀다. 2017년 초에 건설폐기물 처리기업인 인선이엔티를 인수하기도 했다.
권혁운은 건설부문의 매출비중을 낮추는 동시에 콘크리트부터 시작해 요업(타일·위생도기) 등 건자재부문의 수직계열화를 구축하는 효과를 냈다.
착공 초기부터 아이에스동서 계열사가 생산하는 콘크리트파일을 투입하고 분양 이후에도 타일과 위생도기, 비데 등 마감재까지 아이에스동서 계열사 제품을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아이에스동서는 인수합병 덕분에 외형을 크게 늘리는 데 성공했다.
아이에스동서는 2017년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1조8330억 원, 영업이익 3245억 원을 냈다. 2016년보다 매출은 6.3%, 영업이익은 6.5% 늘었다.
2007년만 해도 매출 1751억 원, 영업이익 112억 원을 냈던 것과 비교하면 10년 만에 매출은 10배 넘게, 영업이익은 30배 가깝게 늘었다.
▲ 아이에스동서 실적.
△건설사업 성장
권혁운은 본업인 건설사업에서도 아이에스동서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아이에스동서는 2011년에 처음으로 시공능력평가 순위 100위 안에 진입한 데 이어 5년 만인 2016년에 43위에 올라 중견건설사 반열에 올랐다.
2017년 시공능력평가 순위는 28위를 보였다. 2016년보다 무려 15계단 상승한 것으로 30위권 안에 드는 건설사 가운데 순위 상승률이 3번째로 높았다.
2016년 분양한 부산 용호동의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 ‘W’는 아이에스동서의 위상을 확인해 주는 사업장으로 꼽힌다.
초고층 주택건축은 기술력과 사업성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면 쉽게 도전하지 못하는 사업영역이다. 대형건설사들 정도만 초고층 주택 건설사업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뒤 대형 건설사들은 초고층 프로젝트에 쉽게 접근하지 않았다.
하지만 아이에스동서는 그동안 아파트를 시공하면서 축적한 기술력과 시공능력을 바탕으로 초고층 주택 건설에 도전했다. 세계적 건축 디자이너가 있는 프랑스의 ASA 디자인을 도입했고 실내에 기둥을 없에 전용률을 끌어올리는 노력을 기울였다.
전체 가구의 90% 이상이 바다를 볼 수 있도록 시공한 것도 특징으로 꼽혔다. 건설사업관리(CM) 전문기업인 한미글로벌이 현장 시공에 참여해 기술적 시너지를 내기도 했다.
아이에스동서는 용호동 W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를 100% 분양했다. 이 아파트에 투입된 사업비만 모두 1조4천억 원으로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 투입된 금액보다 크다.
지하 6층~지상 69층, 4개 동, 1488가구로 구성됐는데 용호동 일대의 풍광을 바꿔놓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이에스동서는 아파트브랜드 ‘에일린의 뜰’을 보유해 수도권에서 주택분양사업도 하고 있다.
비전과 과제/평가
◆ 비전과 과제
▲ 권혁운 아이에스동서 회장.
아이에스동서의 지분을 물려줘야 한다.
권혁운은 2017년 말 기준으로 아이에스동서 지분 7.95%를 들고 있다. 아이에스동서 계열사들을 지배하는 아이에스지주의 지분은 2016년 말 기준으로 100% 전량 보유하고 있다.
자녀인 권민석 아이에스동서 대표이사와 권지혜 아이에스동서 전무 등은 주력계열사인 아이에스동서뿐 아니라 아이에스지주의 지분을 단 한 주도 보유하고 있지 않다.
대신 권민석 대표이사와 권지혜 전무는 또다른 지주회사격인 아이에스건설의 지분을 각각 70%, 30%씩 보유하고 있다. 아이에스건설은 도원건설과 동서건설, 이누스건설, 인하우스건설, 아크로건설, 아이에스인코비즈 등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 평가
본사 사옥을 지으면 ‘돈이 묶인다’고 생각할 정도로 기업의 현금흐름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기업 규모가 커진 만큼 사옥이 필요하지 않느냐는 질문을 종종 받지만 여전히 사무실을 임대하는 방식으로 경영을 이끈다.
현금흐름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배경에는 권혁운의 뼈아픈 경험이 있다.
권혁운은 1980년대 초반 신동양건설에서 부사장으로 일하면서 연대보증을 섰다. 부도가 나면서 살고 있던 집이 압류됐고 TV와 냉장고, 자녀 책상 위의 시계에도 빨간 딱지가 붙었다.
건설사만 일궈서는 잘못하다가 아무 것도 남지 않는다는 경험을 체득한 뒤 본업인 건설사업을 하면서도 꾸준히 인수합병시장에 발을 들여놓는 데 이 때 필요한 것이 유동성 확보다.
건설사 부채비율이 100%를 넘지 않아야 하고 건설부문 매출이 전체 매출의 40%를 넘지 않아야 한다는 원칙을 새워놓고 있다. IMF와 금융위기, 부동산불황에서 아이에스동서가 비껴 있었던 이유다.
‘현장에 답이 있다’는 신념을 지니고 현장 경영활동을 즐겨 한다. 1주일 단위의 일정에 전국의 공장과 현장 방문이 시간 단위로 잡혀 있을 정도다. 본사 회의보다도 현장 회의를 더욱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한다.
직관과 순발력이 강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상황에 따라 빠른 의사결정을 하는 데 인수합병으로 사세를 확장하면서 직관과 순발력을 더욱 키웠다.
자문회사와 끊임없이 상의를 하고 임원들과도 정기적으로 만나 의견을 교환하면서 중요한 판단을 내린다.
▲ 권혁운 아이에스동서 회장.
사건사고
△용호동 W아파트 누수 논란
아이에스동서가 부산시 용호동 일대에 세운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 W에서 입주 첫날부터 지하주차장에서 물이 고인 것이 확인됐다.
2017년 4월10일 용호동 W 입주가 시작됐는데 C동 아파트 지하 5층 주차장에 약 10cm가량의 물이 고여 있던 것으로 지역언론 등이 전했다.
W아파트는 용호만 매립지에 건설된 주상복합아파트로 바다에서 100m 거리에 떨어져 있다. 지하연속벽(슬러리월) 공법으로 아파트 외곽을 막아 건설됐다.
지하연속벽은 땅 속에 여러 개의 콘크리트 벽체를 연속적으로 설치해 연결하는 기초공사 기법으로 아이에스동서는 W아파트에 20m 높이의 슬러리월을 약 200개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입주가 시작된 첫 날부터 아파트에서 문제가 발생하자 일부 입주민들은 부실시공이라며 강하게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에스동서도 이 사실을 인지하고 양수기를 가동해 물을 밖으로 빼냈다.
아이에스동서는 부실시공 논란에 “슬러리월을 설치하더라도 물이 고이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며 “물이 고이는 현상이 발생하긴 했으나 아파트 안전과 구조에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아이에스동서는 이후 보강공사를 진행해 물고임 현상을 해결했지만 입주민들의 부실시공 의혹이 계속되자 17일 외부기관인 대한토목학회에 건물의 안정성과 설계적, 구조적 하자 여부 등을 포함한 정밀검사를 의뢰했다.
경력/학력/가족
◆ 경력
1980년 신동양건설 부사장을 지냈다.
1987년 반도통운 대표이사를 맡았다.
1989년 일신건설산업을 설립해 회장을 맡았다.
1992년 일신개발 회장을 맡았다.
2004년 일신이앤씨 회장에 올랐다.
2005년 아이에스건설 회장이 됐다.
2008년 아이에스동서 회장을 맡았다.
◆ 학력
◆ 가족관계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이 형이다.
자녀로 권민석 아이에스동서 대표이사와 권지혜 아이에스동서 전무 등 1남1녀를 두고 있다.
◆ 상훈
◆ 기타
특별한 일이 없으면 아침에 2시간씩 실내에서 운동을 한다.
어록
▲ 권혁운 아이에스동서 회장(오른쪽)이 2017년 12월 1일 부산시장 접견실에서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이웃돕기 성금으로 3억 원을 기부한 뒤 서병수 부산광역시 시장(가운데)과 신정택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왼쪽) 회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모델하우스를 개관하기 이틀 전에 망치를 손에 들고 다니며 마음에 들지 않은 부분을 부수었던 경험이 있다. 현관문 구조가 사람 동선에 불편하니 고치라고 했지만 개관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직원들이 난감해했다. 그래서 망치로 깨버렸다. 결국 직원들은 밤을 새워 모델하우스 오픈 전까지 고쳐 놓았다.” (2017/12/23, 포브스에 기고한 에세이에서)
“망치로 모델하우스의 시설을 깬 것은 ‘직원들이 내 본심을 알아줄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었다. 밤샘작업으로 시설을 개선한 직원들의 마음엔 ‘주인의식을 강조하는’ 나에 대한 신뢰가 쌓였을 것이다.” (2017/12/23, 포브스에 기고한 에세이에서)
“기업은 두 발 달린 자전거와 같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나아가지 않으면 넘어진다. 주위에서 왜 그렇게 바쁘게 사느냐고 말하지만 오랫동안 몸에 밴 습관이라 한가하면 불안해서 뭐든 새로운 것을 시도해 보려고 지금도 노력한다. 기업은 정체하면 고인 물처럼 썩는다. 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 발전하기 위해선 변화하고 움직여야 한다.” (2017/09/10, 이코노미조선 인터뷰에서)
“사옥 지을 돈 있으면 차라리 사업에 투자하자는 게 제 생각입니다. 사옥 건설비용은 말 그대로 ‘죽은 돈’입니다. 주어진 환경에서 매일매일 최선을 다하는 기업인이 되려고 노력했죠. 주변에서 ‘깐깐하다’ ‘독하게 살았다’는 얘기는 많이 들었지만 ‘나쁜 기업인’이란 소리는 안 들었습니다. 그만큼 자부심을 갖고 기업인으로서 어떻게 하면 사회에 좀 더 보탬이 될까 고민하면서 경영해 나가겠습니다.” (2016/10/24, 매경이코노미와 인터뷰에서)
“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야죠. 그래야 단단해집니다.” (2015/05/14, 부산일보 CEO 라운지에서 2세 교육론을 묻자)
“병든 주인이 머슴 다섯 노릇을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주인 입장에서 보면 답이 보입니다.” (2014/03/09,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27년 전 부산 해운대에 빌라를 지으며 건축업에 직접 뛰어든 후 2만4000여 가구를 공급했지만 미분양을 낸 적이 한 번도 없어요. 분양할 때도 대형건설사들과 경쟁했는데 그때마다 '우리집'이 제일 먼저 팔렸지요. 부산과 경남에서 '그 사람이 지었다면 틀림없이 좋은 집이다'는 얘기를 듣습니다. 그리고 내가 지은 빌라, 아파트에 꼭 가족과 함께 살았어요. 집장사가 아니라 내가 살 집을 짓는다는 신념, 그리고 자신감이 없었으면 엄두도 내지 못할 일이었겠지요.” (2014/03/09,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건설사는 아차 하는 순간 무너지고 한 번 망하면 책상에 먼지만 남습니다. 그 흔한 바겐세일 한번 못합니다. 좋은 아파트를 꾸준히 지으려면 주택사업을 지탱해주는 버팀목이 필요합니다.” (2014/03/09,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