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가 인수한 제주소주가 ‘푸른밤’이라는 이름으로 새 소주를 9월 전국에 내놓는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와인과 수제맥주 등 좋아하는 다양한 주류를 사업화해왔는데 푸른밤도 ‘정용진 소주’라는 별명으로 성공할지 주목된다.

◆ 이마트, 제주소주 ‘푸른밤’ 출시 준비

31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9월에 알콜도수 16.9도와 20.1도의 제주소주 두 종류를 ‘푸른밤’이라는 브랜드로 출시하는 계획을 세웠다.

 
  이마트 제주소주 '푸른밤' 출시, '정용진 소주'로 자리잡을까  
▲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이마트는 푸른밤을 출시하면서 전국 이마트 매장에서 동시에 판매를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마트 외 판촉을 위해 전국의 주류 도매상들을 초청해 소개하는 행사도 준비하고 있다.

제주소주는 2011년 제주천수라는 이름으로 설립된 제주지역 두 번째 소주업체인데 2014년 제주소주로 회사이름을 변경했다.

제주소주는 곱들락, 산도롱 2종의 소주를 내놓았지만 시장점유율은 1%미만으로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지지는 않았다. 지난해 매출 1억6300만 원, 영업손실 19억 원을 냈을 정도로 재무상태도 좋지 않다.

이마트는 지난해 6월 제주소주와 인수 가계약을 맺었고 지난해 말 190억 원에 최종적으로 인수했다. 인수 이후 운영자금과 생산설비 확충 등을 위해 6월 100억 원을 추가 출자하는 등 지금까지 모두 250억 원을 투자했다.

이마트는 무학 출신 연구소 직원을 영입하며 제주소주의 상품성을 개선했다. 양산과정에서 품질관리를 위해 독일과 일본 등에서 인정받은 전문 검사 장비를 도입했고 병 세척을 위한 세병기 등도 보강했다.

이마트는 20~30대 젊은층을 주요 소비층으로 정했다.

푸른밤이라는 브랜드 이름도 제주도가 지닌 젊고 감성적인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서라고 이마트는 설명했다. 푸른밤의 홍보모델로는 인기걸그룹 시스타의 소유를 섭외했다.

◆ 푸른밤 성공할까

정 부회장은 와인과 수제맥주 등의 사업화에 성공했다.

주류 수출입업체 신세계L&B를 통해 지난해 서울 용산구 한남점에 주류 전문점 ‘와인앤모어’를 처음 선보였고 신세계푸드를 통해 수제맥주전문점 ‘데블스도어’ 매장도 열었다.
 
  이마트 제주소주 '푸른밤' 출시, '정용진 소주'로 자리잡을까  
▲ 신세계푸드가 운영중이 수제맥주 전문점 '데블스도어'.
와인앤모어와 데블스도어 모두 올해 들어 매장을 늘리며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이마트가 푸른밤을 출시하면서 신세계그룹은 소주분야에서도 자체적 사업을 하게 됐다. 이 때문에 푸른밤은 ‘정용진 소주’라는 별명도 얻었다.

주류업계는 푸른밤이 소주시장에 신선한 돌풍을 불러일으킬지 주목한다.

지난해 국내 소주시장 규모는 약 2조 원으로 ‘참이슬’의 하이트진로가 50%를 차지하고 있다. ‘처음처럼’의 롯데주류가 16%, 무학이 14%, 금복주가 8% 순이다.

푸른밤의 성공 여부에 가장 큰 걸림돌로는 제주도에서 육지로 들어오는 ‘물류비’가 꼽힌다. 이마트가 유흥업소와 음식점 등에 네트워크가 미약한 것도 단점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푸른밤이 이마트 매장에 출시되면 이를 구매하려는 젊은층이 이마트 매장을 찾게 되면서 이른바 ‘미끼상품’으로서 역할을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