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디슨 황 엔비디아 수석이사를 비롯한 엔비디아 핵심 관계자들이 18일 서울 서초구에 구축 중인 LG 데이터팩토리를 방문했다. 류재철 LG전자 대표이사(오른쪽 첫번째)와 매디슨 황 수석이사(오른쪽 두번째)가 LG 데이터팩토리에서 데이터 증강합성 솔루션을 살펴보고 있다. < LG전자 >
두 회사는 로봇 학습에 필요한 데이터를 대규모로 확보·가공하는 데이터팩토리를 기반으로 휴머노이드 로봇 사업화에 나선다.
LG전자는 18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 구축하고 있는 LG 데이터팩토리(옛 양재R&D캠퍼스)에 엔비디아 주요 관계자들을 초청해 양사 협업 현황을 점검하고 향후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류재철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을 비롯해 현신균 LGCNS 대표, 정수헌 LG사이언스파크 대표 등 LG그룹 주요 경영진이 참석했다.
이번 회동은 양사가 지난 1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 엔비디아 본사에서 미래 전략사업 분야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지 나흘 만이다.
업무협약 체결 직후 로봇 데이터팩토리 구축 현장에서 다시 만난 만큼 양사가 로보틱스 분야 협력 체계를 구체화하고 사업화 속도를 높이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LG그룹과 엔비디아 관계자들은 이날 연내 풀가동을 목표로 구축하고 있는 양재 데이터팩토리의 운영 현황도 점검했다. LG전자는 자체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 'LG 클로이드(CLOiD)'를 투입해 로봇 학습에 필요한 데이터를 직접 수집하고 검증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데이터팩토리는 로봇이 실제 환경에서 다양한 작업을 수행하며 데이터를 확보하고, 이를 검증·정제하는 공간이다. LG 클로이드는 가정 환경을 구현한 공간에서 청소 작업을 수행하는 한편 미국 테네시 세탁기 공장을 모사한 제조 환경에서 부품 운반·적재·조립 등을 학습한다.
LGCNS의 물류 자동화 솔루션과 LG이노텍의 로봇 손 학습 공간에서도 관련 데이터가 수집된다.
수집된 데이터는 엔비디아의 로보틱스 기술과 결합해 증강·합성 과정을 거친 뒤 로봇 학습에 필요한 고품질 데이터로 전환된다. LG전자는 이를 기반으로 데이터 수집과 학습, 검증, 개선이 반복되는 '데이터 선순환체계'를 구축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특히 LG전자는 수십 년 동안 제조·물류 현장에서 축적한 숙련공의 작업 노하우와 제조 데이터를 핵심 경쟁력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엔비디아의 피지컬 AI 기술을 결합하면 다른 로봇 기업과 차별화된 학습 데이터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 휴머노이드 로봇 'LG 클로이드'가 세탁기 제조 공정에서 데이터를 학습하고 있다. < LG전자 >
LG전자는 올해 말까지 양재 데이터팩토리에서 직접 수집하는 데이터와 가상 환경에서 증강·합성한 데이터를 합쳐 총 10만 시간 분량의 로봇 학습 데이터를 확보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약 12년치에 해당하는 데이터 규모다.
데이터팩토리 구축에는 엔비디아 옴니버스 라이브러리, 엔비디아 코스모스 오픈월드 모델, 엔비디아 아이작 오픈 로보틱스 개발 플랫폼 등 피지컬 AI 기술이 활용된다. LG전자는 이를 통해 휴머노이드 로봇의 핵심인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RFM)을 고도화하고 로봇의 인지·판단·행동 능력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간다.
LG전자는 올해를 로보틱스 사업 도약의 원년으로 정하고 사업 경쟁력 강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7월에는 대표이사 직속 조직으로 전사 로봇 사업을 총괄하는 로보틱스사업센터를 신설해 연구개발부터 사업화까지 일관된 체계를 구축했다.
산업용·상업용 로봇에 이어 가정용 로봇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으며, 액추에이터 등 로봇 핵심 부품의 제조·개발 역량도 확보하고 있다. 여기에 대규모 로봇 학습 데이터를 생산하는 데이터팩토리를 결합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데이터 역량을 아우르는 로보틱스 토탈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전략이다.
류재철 LG전자 대표는 "그룹 내 핵심 역량을 결집하는 '원 LG' 기반의 시너지와 글로벌 파트너사와의 전략적 협업을 통해 피지컬 AI 경쟁력을 확보하고 로보틱스 토탈 솔루션 프로바이더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