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한국 '북극 항로' 운항 본격화에 전문가 의견 엇갈려, "틈새시장으로 남을 것" 전망도

▲ 씨레전드의 컨테이너선 이스탄블브리지호가 2025년 9월24일 북극 항로를 시험 운항하기 위해 중국 닝보저우산항에 정박해 있다. <닝보저우산항 홈피이지 사진 갈무리>

[비즈니스포스트] 한국과 중국 해운사가 운항에 나선 북극 항로가 기존 수에즈 운하를 대체할 새로운 계절성 교역로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북극 항로는 항해 기간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높은 비용과 운항 불확실성 때문에 당분간 고부가 화물 중심의 틈새시장에 머물 것이라고 전문가 분석도 있다.

해운 컨설팅 업체 드류리의 사이먼 히니 선임 매니저는 13일 닛케이아시아를 통해 “북극 항로는 프리미엄 계절성 상품을 운송하는 항로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히니 매니저는 "자동차 부품과 화학 제품, 고가 소비재처럼 운송 시간을 중시하는 화주 정도만 북극 항로를 이용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그러면서 “유럽과 아시아를 오가는 컨테이너선의 평균 적재율은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며 “북극 항로를 이용하더라도 유럽발 아시아행 화물을 확보하기 어려운 문제가 반복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북극 항로는 러시아 북부 해안을 따라 중국과 유럽을 연결하는 해상 운송로다. 여름철 해빙이 줄면서 이용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지중해와 홍해를 이어 기존 아시아와 유럽 해상 무역을 연결하던 수에즈 운하 항로보다 운항 거리를 크게 단축할 수 있다. 

한국 부산에서 네덜란드 로테르담까지 수에즈 운하를 경유하면 2만2천 ㎞지만 북극 항로를 타면 1만5천㎞로 거리가 줄어든다. 

그러나 북극 항로는 매년 해빙 상황과 기상 조건이 달라 안정적인 운항을 보장하기 어려워 틈새시장으로 남을 수 있다는 것이다. 

독일 알프레트 베게너 극지해양연구소 토마스 크룸펜 해빙 물리학자는 닛케이아시아에 “선박은 변덕스러운 날씨와 빙상 조건을 극복해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지난 10일 중국 해운사 씨레전드가 이번 주부터 중국 저장성 닝보에서 영국 펠릭스토우를 잇는 북극 항로 정기 컨테이너 운항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보도했다. 

부산에 거점을 둔 선사 팬스타라인닷컴 또한 이달 22일 북극 항로 시범 운항을 준비하고 있다. 

팬스타라인닷컴은 2700TEU(1TEU는 20피트(약 6.1m)짜리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을 부산에서 출항해 로테르담까지 갔다가 돌아오면서 독일 함부르크와 폴란드 그단스크에 기항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미국 싱크탱크 북극연구소의 말테 훔퍼트 해운 전문가는 중국 씨레전드 사례를 놓고 닛케이아시아에 “북극 항로를 틈새시장에서 계절 무역 항로로 전환하는 과정에 있다”고 말했다.

닛케이아시아는 유럽연합(EU) 집행위원 대변인 발언을 인용해 “2035년부터 일부 계절 동안 북극 항로에 얼음이 없어진다는 과학적 예측이 있다”며 “북극 항로를 일시적 우회로가 아닌 전략적 정책 문제로 다뤄야 한다”고 보도했다. 

닛케이아시아는 최근 중동 지역 정세가 불안정해 기존 해상 운송로의 취약성이 부각되면서 북극 항로의 잠재력이 부각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