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일(현지시각) 세르비아 프라호보 인근 도나우강 수위가 기록적 가뭄과 폭염 여파에 극단적으로 줄면서 제2차 세계대전 당시에 가라앉은 나치 독일의 군함의 잔해가 드러나있다. <연합뉴스>
폭염으로 인한 노동시간 감소, 에너지 비용 상승에 산불로 인한 직접적 재산 피해뿐 아니라 가뭄으로 인한 식량 생산 감소와 물류 위기 등이 겹치면서 주요국들의 경제 성장이 크게 저하될 것으로 전망된다.
11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는 글로벌 보험사 '알리안츠'의 자회사 알리안츠 리서치의 보고서를 인용해 폭염이 복합적 위기로 발전하면서 세계 주요국들의 경제 성장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보도했다.
경제 성장이 저하되는 가장 큰 원인으로 노동 생산성 감소가 우선 꼽힌다.
알리안츠에 따르면 30~35도 기온 범위에서 기온이 1도 올라갈 때마다 세계 각국의 시간당 노동 생산량은 약 1.3달러(평균 생산량의 약 3%)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기업들이 지출해야 하는 에너지 비용도 기온이 1도 오를 때마다 약 1.2%씩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시간 감소와 에너지 비용 지출 증가는 결과적으로 세수 감소로 이어지게 된다. 여기에 더해 폭염은 가뭄을 악화시켜 식량 생산을 줄이고 산불을 확산시켜 재산 피해까지 키우고 있다.
알리안츠는 이같은 폭염에 따른 영향을 모두 고려하면 주요 경제권의 2026~2030년 기간동안 누적 GDP 감소분이 전체의 5~7%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구체적으로는 프랑스의 GDP가 2400억 달러(약 340조 원), 일본은 3540억 달러(약 501조 원), 이탈리아는 1470억 달러(약 208조 원), 독일은 1310억 달러(약 185조 원), 스페인은 1200억 달러(약 170조 원) 감소할 것으로 분석됐다.
이같은 GDP 감소세를 겪는 국가들은 자본 수익률이 하락함에 따라 투자가 감소하고 미래 생산 능력까지 동반 감소하는 악영향을 겪을 것으로 예측됐다.
이에 따라 알리안츠는 주요국들에서 폭염으로 인해 연평균 GDP의 0.5%에 달하는 재정 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가장 피해가 심각할 것으로 전망된 국가는 프랑스로 매년 GDP 대비 1.8%의 재정 적자가 누적될 것으로 추산됐다.
하젬 크리체네 알리안츠 리서치 기후 경제학자는 뉴욕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이 시나리오가 처음 제안됐을 때는 너무 비관적인 시나리오가 아닌가 하는 인식이 있었다"며 "하지만 올해 실제 발생한 기온을 보면 우리의 예상조차 상회한 결과가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 지난달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헌팅턴 해변이 더위를 피해 찾은 사람들로 인해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은 정확한 피해 규모가 집계되지는 않고 있으나 유럽처럼 심각한 피해를 겪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11일(현지시각) 미국 해양대기청(NOAA) 발표에 따르면 올해 7월 미국 전국 평균 기온은 관측 역사상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미국 로렌스 버클리 국립연구소에 따르면 특정 국가의 노동 생산성은 평균 기온이 22도일 때 최고치를 기록하고 25도 이상인 상태에서는 1도가 오를 때마다 약 2%씩 감소한다.
기후연구단체 '클리마미터'가 지난달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북미의 기온은 산업화 이전보다 2.5도 높은 상태가 유지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3월부터 발생한 극한 폭염은 북미 대륙에 거주하는 약 5036만 명과 3조3천억 달러(약 4670조 원) 규모의 경제 활동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ABC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애리조나주와 네바다주 등 주 정부들은 극심한 폭염으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 연방정부에 지원을 요청했다.
버케이 아키아피 미국 플로리다대 경영학 교수는 ABC에 "정부의 개입은 그 자체로 비용이 많이 드는 일이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 어느 정도 효과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