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테슬라 인공지능 칩 'AI5' 생산준비 완료, 한진만 2나노 파운드리 AMD·메타 대형 고객사 확보 속도

▲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가 테슬라의 차세대 인공지능(AI) 칩 'AI5' 테이프아웃(생산 준비 단계)을 마쳤다.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가 테슬라의 차세대 인공지능(AI) 칩 'AI5'를 생산하기 위한 준비를 마쳤다.

삼성전자는 AI5를 미국 테일러 파운드리 공장에서 2나노 공정으로 생산하는 데, 기존 계획대로 2027년에는 AI5 양산에 본격적으로 돌입할 가능성이 커졌다.

한진만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사업부장 사장은 AI5 양산으로 삼성의 2나노 경쟁력을 입증해 AMD, 메타, 앤트로픽 등의 AI 칩 수주까지 노릴 것으로 보인다.

13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제임스 김 수석 엔지니어는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링크드인을 통해 "테슬라-삼성의 AI5 칩이 테이프아웃(생산 준비 단계)에 도달했다"며 "이 칩은 삼성의 2나노 공정을 사용하여 테일러 공장에서 제조될 예정이며, 곧 테슬라의 최신 제품들에 탑재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 관계자가 테슬라 AI5 생산 일정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테이프아웃(Tape-out)이란 칩 설계가 최종 완료되어 실제 생산 공정으로 넘기는 단계를 의미한다. 삼성전자가 테슬라로부터 전달받은 도면을 자사 2나노 공정 라인에 맞는 레이아웃(배치)으로 변환하는 최종 검증을 성공적으로 마친 것이다.

이번 단계가 마무리됨에 따라 삼성전자는 올해 하반기 AI5 칩 시제품을 생산하고, 2027년에는 AI5 양산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AI5는 테슬라의 차세대 전기차, 로보택시,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 등 핵심 제품들에 탑재될 칩으로, 테슬라가 단순한 자동차 회사를 넘어 'AI 및 로봇 기업'으로 진화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기반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 따르면 AI5는 기존 AI4 대비 약 4배의 컴퓨팅 성능을 갖추고 있다.

AI5 칩 생산은 삼성전자와 TSMC로 이원화됐다. 삼성전자는 미국 테일러 공장에서, TSMC는 미국 애리조나 공장에서 2나노 공정으로 생산하게 된다.

한진만 사장은 AI5를 성공적으로 생산하며 2나노에서 TSMC와 비교해 경쟁력이 밀리지 않는다는 것을 입증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AI5 성능과 수율(완성품 비율)에 따라 차기 2나노 대형 고객 확보의 성공 여부가 결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 측은 "삼성은 첨단 칩 제조 분야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테슬라가 두 회사(삼성전자와 TSMC)에 AI5 생산을 나눠 맡긴 것은 합리적"이라며 "삼성은 파운드리 부문에서 큰 성과를 거두며 첨단 공정에서 주요 고객사 목록을 확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 테슬라 인공지능 칩 'AI5' 생산준비 완료, 한진만 2나노 파운드리 AMD·메타 대형 고객사 확보 속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오른쪽)이 2026년 7월7일(현지시각) 미국에서 개최된 선밸리 콘퍼런스에 한진만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장과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는 이재용 회장까지 파운드리 대형 고객사 확보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 7일(현지시각) 미국 아이다호주 선밸리 리조트에서 개최된 '선밸리 콘퍼런스'에 한진만 사장과 함께 참석했다.

선밸리 콘퍼런스는 전 세계 미디어와 정보기술(IT) 분야의 유력 인사들이 모이는 비공개 사교 모임으로, 이번 행사에는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 겸 이사회 의장,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팀 쿡 애플 CEO, 샘 올트먼 오픈AI CEO 등이 참석했다.

이 회장이 한진만 사장과 함께 선밸리 콘퍼런스에 참석한 것은 빅테크 경영자들과 파운드리 협력을 놓고 논의를 진행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이 회장은 7월 말 이탈리아 시칠리아에서 열리는 글로벌 테크 CEO 모임인 '구글 캠프'에 참석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2나노의 주요 잠재 고객으로는 퀄컴, AMD가 지속해서 거론되고 있다.

퀄컴과 AMD 모두 현재 대만 TSMC에 첨단 반도체 제조를 맡기고 있지만, 최근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면서 점차 원하는 물량을 확보하기가 어려워진 상황이다.

독일 투자은행 도이체방크는 올해 초 보고서를 통해 "TSMC가 단기적으로 생산 능력 확보 압박에 직면했다"며 "퀄컴과 AMD가 삼성전자 파운드리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최근에는 삼성전자 파운드리가 메타와 앤트로픽의 차세대 자체 AI 칩 수주를 노리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메타는 자체 AI 칩인 MTIA 1~2세대를 TSMC에서 생산했지만, 차세대 AI 가속기 MTIA 3세대는 비용 절감과 물량 확보를 위해 일부 삼성전자 파운드리에 맡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의 2나노 공정은 TSMC 대비 30%가량 저렴한 것으로 추정된다.

생성형 AI 모델 '클로드' 개발사 앤트로픽도 자체 AI 칩 생산을 위해 삼성전자 2나노 공정과 첨단 패키징 시설을 활용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미국 IT 전문매체 디인포메이션은 지난 3일 "앤트로픽은 삼성전자의 첨단 패키징 기술을 활용해 메인 칩을 메모리 칩에 가깝게 배치, 병목 현상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며 "다만 아직 세부적 설계나 시험·제조 단계까지는 진행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