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원학 사무금융노조 신한카드지부장(앞줄 오른쪽 네 번째)이 7일 서울 중구 신한금융지주 앞에서 열린 결의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원학 사무금융노조 신한카드지부(신한카드 노조) 지부장은 7일 서울 중구 신한금융지주 앞에서 열린 결의대회에서 신한카드가 인사권을 행사한다는 명목으로 사실상 구조조정의 판을 짜고 있다며 이렇게 주장했다.
신한카드 노조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2026년 하반기 인사를 단행하면서 119명을 원격지로 발령했다. 수도권 인력은 부산, 대구, 창원, 진주 등 영남권으로, 지방 인력은 서울로 이동하는 식이다.
이번 발령 규모는 2025년 하반기 인사에서 18명이 원격지 발령을 받았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늘었다.
신한카드 노조는 문제가 규모에 그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박 지부장은 “이번 인사이동과 관련해 고충사항을 접수한 직원은 119명 가운데 88명”이라며 “본인이나 가족이 아파서 원격지 근무가 어려운 등 사정이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어 “얼마나 주먹구구식으로 인사가 진행이 됐는지 거주할 사택도 준비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원격지 발령을 받은 직원들은 7월6일부터 이미 각 지역에서 근무하고 있다. 그러나 사택은 8월15일 입주가 가능한 것으로 파악된다.
신한카드 노조는 사측이 부당한 인사이동에 더해 조만간 성과평가가 이어지는 점도 추후 구조조정을 염두에 둔 조치라고 바라봤다.
박 지부장은 “조만간 성과평가가 진행된다”며 “올해는 대규모 인원이 성과 하위 그룹에 해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원격지 발령에 더해 평가로 직원들을 사지로 내몬 뒤 또 희망퇴직을 실시해서 구조조정을 자행하려는 목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추후 희망퇴직 일정이 정해진 상황은 아니다. 다만 신한카드는 최근 2년 사이 세 차례 희망퇴직을 진행했다.
또한 신한카드는 2025년 6월에도 조직개편과 희망퇴직 문제로 노조와 사측이 갈등을 겪었다. 당시 노조는 사측이 조직개편 결과로 팀장에서 면직된 직원들이 희망퇴직을 신청하도록 구조를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 사무금융노조 신한카드지부 조합원들이 7일 서울 중구 신한금융지주 앞에서 결의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 지부장은 “신한카드의 인력 구조조정에 대한 핵심 결정권을 가진 건 지주”라며 “노조는 신한금융지주가 박창훈 신한카드 최고경영자(CEO) 뒤에 숨어서 조정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주가 계열사 CEO 임명권을 가지고 있어 계열사 CEO는 지주의 말을 들을 수밖에 없다”며 “(부당한 원격지 발령을) 멈추려면 지주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을 향해 “입으로만 생산적 금융, 포용금융을 외치지 말고 구성원들부터 제대로 일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도 말했다.
신한카드 노조는 이번 원격지 발령의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박창훈 사장의 해임을 촉구하겠다는 방침도 내놨다.
박 지부장은 “이번 인사이동이 원복 되지 않는다면 박창훈 CEO는 해임돼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연말 임금교섭은 신한카드가 아닌 지주와 협상해 반드시 큰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고 말했다.
신한카드 노조는 박창훈 사장을 대상으로 법적 조치도 고려하고 있다.
박 지부장은 “회사는 이번 원격지 발령이 인사권의 행사라고 하지만 조합원들의 안정적 일터를 보장하지 않는 만큼 (노조에서는) 단협 위반 사항으로 보고 있다”며 “이에 따라 박창훈 CEO를 단협 위반으로 고소·고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