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김상준 애경산업 대표이사가 중국에서 사업 비중을 줄이지 않고 유지하는 대신 체질을 개선하는 쪽으로 회사의 방향을 잡고 있다.

애경산업과 함께 전통적인 '화장품 빅3 회사'로 꼽혔던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사업 재편에 속도를 내는 것과 차이가 나는 대목인데 김 대표가 선택한 중국 체질 개선 전략이 실적 반등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애경산업 중국에서 아모레·LG생건과 다른 길, 김상준 선택한 '체질 개선' 성과 향한다

▲ 김상준 애경산업 대표(사진)가 중국 사업의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중국은 애경산업 화장품 해외사업의 매출 가운데 약 80%를 차지하는 핵심 시장이다. <애경산업>



7일 애경산업 안팎의 상황을 종합하면 김상준 대표는 중국에서 기존 사업의 기조를 유지하면서 체질을 개선하는 데 무게를 싣고 있다.

중국은 애경산업 화장품 해외사업에서 가장 큰 매출 비중을 차지하는 핵심 시장이다. 증권가 추정에 따르면 화장품 해외 매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80%에 이른다. 일본 및 미국은 10%, 기타 국가는 10% 수준으로 추산된다.

이에 애경산업은 중국 사업을 축소하기보다 유통 구조를 재편해 경쟁력을 회복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으로 풀이된다.

애경산업은 지난해 4분기 중국에서 거래처 구조조정을 실시하며 기존 B2B(기업 간 거래) 판매 물량을 축소하고 현지 유통 질서를 정비했다.

올해 4월부터는 한국에서 중국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는 역직구 중심의 판매 방식을 중국 현지 유통망 중심으로 전환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중국 이커머스 업체 '넷탑스'를 일반무역 독점 총판으로 선정해 현지 유통을 맡겼으며 중국 코스트코 7개 모든 점포에 입점하는 등 오프라인 판매 채널도 확대하고 있다.

애경산업 관계자는 "중국 시장은 유지하면서 다른 글로벌 시장도 함께 확대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중국 사업을 축소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애경산업의 행보는 국내 화장품 대기업으로 꼽히는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과는 달라 보인다.

애경산업은 앞서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과 함께 '뷰티 빅3'로 꼽혔지만 코로나19 이후 중국 시장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해당 구도에서 밀려났다.

실제로 애경산업보다 매출이 적었던 에이피알은 2024년부터 7천억 원대의 매출을 내며 애경산업을 제치고 국내 화장품 기업 3위로 올라섰다. 당시 애경산업은 6800억 원대의 매출을 거뒀다. 
 
애경산업 중국에서 아모레·LG생건과 다른 길, 김상준 선택한 '체질 개선' 성과 향한다

▲ 애경산업은 중국 사업을 축소하기보다 유통 구조를 재편해 경쟁력을 회복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사진은 애경산업의 대표 화장품 브랜드로 꼽히는 'AGE20's(에이지투웨니스)' 제품. <애경산업>


아모레퍼시픽은 중국 시장이 둔화하자 현지에서 설화수 등 브랜드의 오프라인 매장을 정리하고 미국과 일본, 유럽 등으로 매출 기반을 확대하는 데 집중했다. 이에 다른 세 기업 가운데 가장 빠르게 실적 회복세를 나타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LG생활건강도 중국 시장의 상황을 살피며 각 판매 채널에서 신중한 움직임을 유지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중국 '따이공' 수요가 급감하자 화장품 거래 물량을 줄였다가 올해 1분기부터 거래를 재개하는 등 현지 상황에 맞춰 판매 전략을 조정하고 있다. '따이공'은 한국 면세점에서 상품을 대량 구매한 뒤 중국 현지에서 되파는 전문 보따리상을 뜻한다.

실제로 LG생활건강은 이러한 전략에 힘입어 올해 1분기 화장품 사업에서 영업이익 390억 원을 기록하며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낸 것으로 평가받는다.

화장품 업계가 높은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얼마나 신속하게 사업에 변화를 줬는지가 업체별 실적을 가른 요인으로 꼽힌다.

이에 비춰보면 애경산업은 중국 사업을 축소하기보다 현지 사업을 재편하는 전략을 선택했다고 볼 수 있다. 앞으로 중국 사업에서 추진하는 체질 개선 노력을 실제 실적 반등으로 이어가느냐가 김 대표의 최대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는 중국 사업 재편이 유의미한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고 보기는 어려워 보인다.

애경산업의 화장품 해외사업 매출은 2022년 1543억 원에서 2023년 1756억 원으로 늘었지만 2024년 1737억 원, 2025년 1250억 원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중국 거래처 구조조정을 거치며 판매 물량을 축소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회사는 중국 라이브커머스와 신규 전략상품 육성 등을 통해 매출 반등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1분기 화장품 해외 매출은 329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06억 원)보다 7.5% 증가했다. 

다만 2023년 1분기 매출(387억 원)과 비교하면 아직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어 회복을 단정하기는 이르다는 시각이 나온다.

중국 시장에서의 브랜드 포트폴리오가 여전히 에이지투웨니스(AGE20'S)에 편중돼 있다는 점도 과제로 꼽힌다.

애경산업 관계자는 "중국 시장에서 에이지투웨니스 이후를 이끌 브랜드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가 없다"며 "다만 현재도 에이지투웨니스는 중국 시장에서 회사의 대표적인 현금창출원(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