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 사상 최대 잠정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모바일경험(MX) 사업부는 분기 기준 사상 첫 적자를 기록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사진은 노태문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 겸 대표이사가 올해 2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한 '갤럭시 언팩 2026'에서 갤럭시S26 울트라 스마트폰을 소개하는 모습. <연합뉴스>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 등으로 수익성이 크게 악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노태문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 대표이사 사장은 8월 스마트폰 신제품(갤럭시Z폴드8 시리즈) 출시와 가격 인상 등을 통해 수익성 회복의 돌파구를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7일 공시를 통해 2026년 2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171조 원, 영업이익 89조4천억 원을 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3년 간 영업이익 총합을 뛰어넘는 수치로, 메모리 반도체 슈퍼 사이클에 힘입은 것이다.
반도체를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이 실적을 견인한 것과 대조적으로, DX부문에서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MX사업부는 역대 최악의 분기 성적표를 받아든 것으로 파악된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MX/네트워크(NW)사업부가 2분기 약 1조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김 연구원은"디바이스경험(DX) 부문은 경쟁력 약화가 발생 중이나, 피할 수 없다"며 "현재 진행 중인 인공지능(AI) 투자 집중 과정에서 구매력 기반의 기업간개인거래(B2C) 세트 수요는 판매가격 상승 한계에 직면하게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다른 증권사들도 MX사업부의 2분기 영업이익이 1분기 대비 대폭 축소됐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대신증권은 DB증권 각각 MX사업부의 2분기 영업이익이 0원, 4천억 원일 것으로 추정했다. 1분기 영업이익 2조8천억 원과 비교해 대폭 감소하는 것이다.
수익성 악화는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이 주 원인이다.
올해 3월 출시된 갤럭시 S26 시리즈는 국내 사전 판매량이 135만 대로 S시리즈 역대 최대를 기록하고, 출시 뒤 6주 동안 글로벌 판매량도 전작보다 13% 늘었을 정도로 흥행에 성공했다.
하지만 2분기 D램 가격이 전 분기에 비해 58~63%, 낸드플래시 가격이 55~60% 오르며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분석된다.
조성혁 삼성전자 MX사업부 부사장은 2026년 4월 1분기 실적 발표 후 진행된 콘퍼런스콜에서 "주요 부품 단가 부담이 올 2분기에도 가중될 것"이라며 "협력사와 전략적 협력 관계로 공급 안정성을 확보할 예정이지만, 이익 감소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삼성전자 본사 앞 직원들 모습. < 연합뉴스 >
노태문 DX 부문장 겸 대표이사 사장은 메모리 장기공급계약(LTA) 체결로 비용 상승을 최대한 억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TA를 통해 현재 시세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메모리를 공급받는 대신, 메모리 가격 하락기일 때는 일정한 가격 이상을 지불하겠다고 약속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메모리 부품 수급처를 삼성전자 내부로만 한정하지 않고, SK하이닉스나 마이크론 등 외부 공급망까지 넓혀 구매 단가 협상력을 끌어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패널 구매 비용도 줄이기 위해 중국 BOE 패널 탑재 비중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글로벌 정보기술(IT) 공급망 전반의 부품 가격 상승 압박을 견디지 못한 애플이 최근 맥북과 아이패드 등 주요 제품의 가격 인상을 단행한 것처럼, 삼성전자 역시 하반기 전략 제품을 중심으로 가격 인상 카드를 꺼내 들 가능성도 높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날 독일 IT매체 윈퓨처 등에 따르면 유럽연합(EU) 내 갤럭시Z폴드8 울트라(256GB)는 출고 가격이 전작 대비 100유로 오른 2199유로(약 383만 원)로 인상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 같은 스마트폰 가격 인상률이 국내 출고가에도 적용될 경우, 갤럭시Z폴드8 울트라의 출고가는 약 330만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손인준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MX/네트워크 사업부는 메모리 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이 본격화하며 큰 폭의 수익성 감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라며 "하반기엔 판가 인상과 프리미엄 제품 믹스 확대를 통한 수익성 방어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나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