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정진완 우리은행장이 조직개편을 통해 데이터 기반 리테일 영업 강화에 승부수를 던졌다.

다만 조직개편 발표 날 고객정보 유출 사고가 함께 알려지면서 내부통제 강화를 통한 신뢰 회복이 더욱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우리은행 리테일 영업 승부수, 정진완 첫 과제는 내부통제 강화 통한 신뢰 회복 

정진완 우리은행장이 데이터 기반 리테일 영업 강화에 승부수를 던졌다. <우리은행>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상품 중심 영업에서 고객 데이터 중심 영업으로 전환하는 조직개편을 통해 리테일사업 부문의 경쟁력 강화를 노린다.

우리은행 지난 주 리테일 영업 조직을 데이터 중심으로 개편했다. 

기존 디지털영업그룹 산하에 있던 마이데이터플랫폼부를 개인영업그룹 산하 개인영업전략부, 부동산금융부, 채널전략부와 통합해 ‘리테일영업총괄부’를 신설했다. 

리테일영업총괄부 신설은 상품 중심 영업에서 고객 중심의 데이터 영업으로 무게중심을 옮기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우리은행은 데이터 분석 기능을 리테일 영업 조직으로 편입해 영업과 채널 전략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겼다.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영업 기능 간 시너지를 높이고 고객별 맞춤형 금융서비스 확대와 영업 현장 지원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에서다.

은행권에서는 생성형 인공지능(AI)과 마이데이터를 활용한 초개인화 금융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초개인화 금융은 고객의 자산 규모와 소비 패턴, 금융거래 이력 등을 인공지능과 데이터 분석으로 파악해 상품 추천을 넘어 소비·자산관리와 금융 상담 등 개인별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금융서비스를 말한다. 

빅테크와 핀테크가 데이터와 플랫폼 경쟁력을 바탕으로 금융 시장 영향력을 빠르게 확대하면서 전통적 상품 중심 영업만으로는 고객을 확보하고 붙잡아두기 어려워졌다. 고객 데이터를 얼마나 정교하게 분석해 금융 의사결정 전반을 지원하느냐가 리테일 경쟁력의 핵심으로 떠오른 것이다. 

우리은행도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데이터 분석 역량과 리테일 영업의 연계를 강화하며 데이터 기반 리테일 경쟁력 확보에 속도를 내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조직개편은 실적 반등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이번 조직개편은 1분기 실적이 주춤한 가운데 나왔다. 

우리은행의 1분기 연결기준 순이익은 5312억 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16.2% 감소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순이익이 감소했고 순이익 규모에서도 NH농협은행(5577억 원)에 밀리며 5위로 내려앉았다. 
   
더군다나 정 행장의 임기가 올해 12월 말까지라는 점은 이번 조직개편의 무게감을 더한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우리금융그룹이 동양·ABL생명을 편입하는 과정에서 자본비율 관리에 무게를 뒀다. 이에 따라 공격적 영업 확대에 다소 제약이 있었고 시장에서는 이것이 실적 둔화에 영향을 미친 요인 가운데 하나로 보고 있다.

정 행장이 임기 마지막 해 눈에 띄는 실적 반등을 이끌어낼 경우 경영 리더십을 입증하고 연임 국면에서 입지가 한층 단단해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은행 리테일 영업 승부수, 정진완 첫 과제는 내부통제 강화 통한 신뢰 회복 

▲ 정 행장은 데이터 기반 영업 확대와 내부통제 강화라는 두 과제를 함께 풀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다만 데이터 기반 영업을 확대할수록 고객 정보 보호와 내부통제 중요성도 함께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은행은 공교롭게도 조직개편을 발표한 날 외부 개발업체의 과실로 고객 연계정보 1만7551건이 유출된 사실도 공시됐다.

정 행장은 취임 이후 줄곧 내부통제 체계 고도화를 주요 경영 과제로 추진해 왔다.

데이터를 리테일 경쟁력의 핵심 자산으로 활용하려는 만큼 고객 정보 보호와 내부통제 역량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확보하느냐가 이번 조직개편의 성패를 좌우할 수 있는 셈이다.

우리은행은 이를 위해 이번 조직개편에서 내부통제 체계도 손질했다.

본부감사부가 담당하던 글로벌 검사 기능을 검사총괄부로 일원화하고 본부감사부에는 경영감사팀을 신설하는 등 국내외 영업조직 점검과 주요 경영 현안에 대한 감사 기능을 강화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이번 조직개편은 데이터 기반 영업 경쟁력과 내부통제 역량을 균형 있게 강화하는데 초점을 맞췄다”며 “고객 데이터 분석을 리테일 영업과 더욱 긴밀하게 연계해 영업 시너지를 높이고 맞춤형 금융서비스 역량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전해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