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이승준 오리온 대표이사 사장이 노사 관계를 조율해야 하는 시험대에 올랐다.

오리온은 글로벌 진출에 속도를 높이면서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있지만 동시에 국내에서는 창립 이후 첫 총파업 위기에 직면해 있다.
 
[오늘Who] 오리온 실적 신기록 행진에 노조 성과급 불만 고조, 이승준 총파업 위기 대응 어떻게

이승준 오리온 대표이사 사장(사진)이 영업직의 총파업 움직임에 어떻게 대응할지가 중요해지고 있다.


이 사장은 제품 연구자 출신으로 대표이사까지 오른 입지전적 인물로 꼽히는데 회사의 경영과 관련한 노조의 반발을 처음 마주하는 입장에서 부담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29일 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오리온지회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노조가 파업에 들어가겠다며 내세우는 명분은 영업직의 성과급 지급 문제다.
 
오리온은 매년 추석 전에는 추석특별성과급(상여금)을, 1월과 7월에는 업무 성과에 따른 성과급(PI)을 지급한다.

이밖에 1월에 따로 지급하는 특별성과급(PS)도 존재한다. PS는 초과이익성과급으로 회사가 연간 목표 초과 이익을 달성했을 때 초과이익의 일부를 임직원들에게 지급하는 성과급이다.

노조는 PS가 2022년에는 기본급의 100%, 2023년에는 50%, 2024년에는 100%를 지급했지만 2025년에는 지급되지 않은 것을 문제라고 보고 있다.

2025년 오리온 영업직 1인 평균급여는 연봉 7956만 원으로 2024년의 8172만 원에서 2.6% 감소했다. 직원 평균 근속연수는 2025년 남자 14년, 여자 7년으로 2024년 남자 13년, 여자 5년보다 늘었는데 외려 총 연봉은 줄어든 것이다.

노조는 1인 평균급여가 낮아진 것을 두고 PS가 지급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이들은 오리온의 영업이익 성장률이 감소한 것은 맞지만 매출이 늘었음에도 특별성과급을 지급하지 않은 것은 잘못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오리온은 2025년 별도기준으로 매출 1조1458억 원, 영업이익 1868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2024년보다 매출은 4.4%, 영업이익은 4.7% 성장한 것이다. 2024년과 비교하면 매출 성장률은 1.8%포인트 늘었으나 영업이익 성장률은 1.0%포인트 하락했다.

물론 회사의 논리도 있다.

2025년 한 해 동안 자회사 등이 지불한 상표권 사용료(로열티) 매출 등을 제외하고 제품 판매로만 얻은 매출은 1조945억 원, 이익은 4030억 원이다. 2024년보다 매출은 4.0% 올랐지만 이익은 4.4% 줄었다는 점에서 특별성과급을 지급해야 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는 것이다.
 
[오늘Who] 오리온 실적 신기록 행진에 노조 성과급 불만 고조, 이승준 총파업 위기 대응 어떻게

이승준 오리온 대표이사 사장(사진)이 3월26일 서울 용산구 사옥에서 열린 제9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오리온>


임원이 받는 보수도 함께 줄었다.

허인철 오리온 부회장은 2025년 상여 명목으로 9억2600만 원을 수령했는데 이는 2024년보다 24.1% 감소한 것이다. 이승준 사장 역시 2025년 상여금으로 2024년보다 40.0% 줄어든 4억2500만 원을 받았다.

노사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자 화섬식품노조 오리온지회는 26일 서울 용산 오리온 본사 후문 앞에서 총파업 출정식을 열었다. 21~22일 이틀간 실시한 파업 찬반투표에서 94.5% 찬성률로 파업이 가결된 결과다.

노조 관계자는 오리온 본사가 파업에 발빠르게 대응하는 것를 막기 위해 실제 파업 예정 날짜는 기밀로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승준 사장의 어깨도 한층 무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이 사장은 1989년 동양제과(현 오리온)에 입사해 상품개발팀장, 중국법인 R&D부문장, 연구소 소장, 한국법인 연구소장, 오리온글로벌연구소 소장 등을 역임한 대표적인 제품 연구자다. 신제품 연구를 통한 해외사업 확장의 공로를 인정받아 2022년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국내 식품회사 R&D 연구소장 출신으로 사장 자리까지 올라온 이는 이승준이 유일하다.

오리온그룹 내부에서 이 사장을 향한 신임은 두터운 것으로 평가된다. 2025년 3월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 임기 연장 안건을 주주들에게 승인받은 뒤 대표이사로 연임되기도 했다.

오리온이 2025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3조3324억 원, 영업이익 5583억 원을 거두면서 역대 최대 실적을 이어간 데는 이런 그룹 안팎의 신임이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2025년 실적은 2024년과 비교해 매출은 7.3%, 영업이익은 2.7% 증가한 것이다.

하지만 이 사장 입장에서 보면 현재 마주하고 있는 파업 리스크에는 쉽게 대처하기 어려워 보인다. 무엇보다 노무 관리를 전담해본 적이 없다는 점에서 노사 관계를 풀어내는 것이 쉽지 않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오리온 회사 입장에서 봐도 이전에 대규모 파업을 경험한 적이 없어 대처가 쉽지 않아 보인다.

오리온 관계자는 "관계 법령에 따라 성실하게 교섭에 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주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