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오세철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이사 사장이 서울 핵심지에 ‘래미안’ 깃발을 꽂는 데 순풍을 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물산은 올해 여의도에 더해 압구정, 성수, 목동 등 서울 내 핵심지마다 도시정비사업 시공권 확보를 이어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오 사장은 하반기 수주 상황에 따라 사상 처음으로 도시정비사업 신규 수주 1위 등극도 내심 노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물산 압구정 포함 핵심지역 래미안 깃발 착착, 오세철 첫 도시정비 1위 조준

오세철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이사 사장.


27일 도시정비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여의도 도시정비 사업의 시공권을 놓고 삼성물산이 적극적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삼성물산은 여의도 도시정비 사업지 내 최대어로 꼽히는 시범아파트의 시공권 확보를 노리고 있다.

시범아파트는 한강변에 접해 있는 데다 여의도의 대표적 랜드마크인 63빌딩에도 인접해 입지 조건이 우수한 사업지로 평가받는다.

현재 27개 동, 1500여 가구 규모에거 21개 동, 2400여 가구 규모의 대단지로 재건축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예정 공사비는 3.3㎡당 1150만 원, 전체 규모는 1조5천억 원가량이다.

시범아파트의 사업성, 상징성이 높은 만큼 삼성물산을 비롯해 현대건설, 대우건설 등 주요 건설사들이 이전부터 치열하게 물밑 경쟁을 벌여 왔다.

특히 지난해 도시정비 시장에서 1, 2위를 다퉜던 다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의 맞대결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다.

하지만 현대건설은 지난 26일 열린 시범아파트 재건축 현장설명회에 불참했다. 현장설명회 참석은 입찰에 참여하기 위한 사전 조건인 만큼 사실상 시범아파트 시공권 경쟁의 포기로 볼 수 있다.

오세철 사장으로서는 유력한 경쟁자의 포기로 시범아파트 수주에 기대감이 높아진 상황인 셈이다. 

다만 현장설명회에 참여한 대우건설, GS건설, IPARK현대산업개발, 금호건설, 호반건설, 제일건설이 수주 경쟁에 참여할 가능성은 여전하다. 시범아파트 입찰은 8월25일까지 진행된다.

오 사장은 지난해 수주한 대교아파트에 더해 여의도 목화아파트 재건축사업의 시공권까지 확보하면서 여의도 한강변 일대 ‘래미안 타운’ 조성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목화아파트는 서울지하철 5호선 여의나루역, 한강변에 인접해 있다. 전체 사업 규모는 5100억 원가량이나 3.3㎡당 공사비는 1370만 원으로 건설업계 최고 수준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시범아파트 입찰 참여를 추진하고 있다”며 “앞으로 시공사 선정이 이어질 여의도 내 도시정비 사업지 시공권 확보를 놓고도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 사장은 지난 23일에는 2조1154억 원 규모의 압구정4구역 재건축사업의 시공권을 확보하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압구정 일대는 1970년대 개발 당시 현대건설이 사업을 주도했던 지역이다. 현대건설은 현재 추진 중인 도시정비 사업을 놓고도 2구역, 3구역 등을 수주했을 만큼 압구정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가운데 삼성물산이 4구역 시공권을 확보한 것은 압구정 지역에 처음으로 래미안을 진출시켰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이처럼 오 사장이 서울 핵심지 곳곳에 래미안을 진출시키는 것은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 굳히기라는 측면에서 도시정비 경쟁력 강화 성과로 볼 수 있다.

통상적으로 건설사가 서울 핵심지에 하이엔드 브랜드 아파트를 짓는 것은 자사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가장 중요한 수단으로 여겨진다.
 
삼성물산 압구정 포함 핵심지역 래미안 깃발 착착, 오세철 첫 도시정비 1위 조준

▲ 삼성물산은 올해 도시정비 수주 목표를 기존 7조7천억 원에서 13조 원으로 상향했다.


특히 삼성물산이 지닌 핵심 강점 가운데 하나가 래미안의 브랜드 가치라는 점을 고려하면 브랜드 경쟁력 제고는 주택사업 전략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일 수 있다.

삼성물산은 2022~2023년을 전후해 도시정비에서 사실상 손을 뗐다가도 래미안의 경쟁력에 힘입어 지난해 수주 규모 2위까지 차지하는 등 순식간에 업계 강자로 올라설 수 있었다.

오 사장은 하반기에 성수전략정비구역 3지구를 비롯해 목동에서 벌어질 수주전에 참여를 통해 연간 수주 목표 달성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목동 일대에서는 전체 30조 원 규모의 14개 사업지가 하반기에 시공사 선정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물산은 목동 내 래미안 벨트 조성을 위해 지하철 9호선 신목동역에 가까운 1, 3, 5단지 등을 대상으로 사업 참여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 사장은 올해 도시정비 수주 목표를 대폭 상향하며 목표 달성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삼성물산은 하반기 수주에 따라 2025년까지 7년 연속 도시정비 신규 수주 1위를 차지한 현대건설을 사상 처음으로 제치고 건설업계 선두에 오를 가능성도 나온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도시정비 신규 수주 10조 원을 돌파했고 올해 신규 수주 목표는 12조 원가량으로 세웠다.

한선규 삼성물산 건설부문 경영지원실장 부사장은 4월29일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도시정비 수주 목표를 기존 7조7천억 원에서 13조 원으로 상향한다”며 “올해 도시정비 시장에서 발주 예상 물량이 약 75조 원이고 삼성물산은 여의도, 성수, 목동 등 핵심 입지의 우량사업 위주로 선별 수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