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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대표이사 회장이 이재명 정부의 대규모 국책사업인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 프로젝트’를 통해 원전과 풍력발전에서 사업 확대의 기회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에 전력 공급을 위한 인프라 확충이 본격화하면 국내 기업 가운데 원전 주기기, 풍력발전기 등 공급에서 독보적 역량을 지닌 두산에너빌리티에 수주 기회가 열릴 가능성이 크다.
▲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대표이사 회장.
9일 에너지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정부는 3대 메가 프로젝트 가운데 핵심 사업으로 꼽히는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에 필요한 전력 확보 및 인프라 구축을 위한 대책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후환경에너지부에서는 이호현 2차관이 지난 8일 세종정부청사에서 한국전력공사와 함께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에 2030년까지 조기 전력공급을 위해 신규 공급선로 구축 등 대책을 논의했다.
이 차관은 이번 논의에서 “첨단 반도체 공장의 핵심 경쟁력은 안정적이고 신속한 인프라 확보”라며 “반도체 산단이 호남권의 풍부한 무탄소전원 인프라를 기반으로 첨단산업과 지역 성장을 견인하는 핵심 거점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전력인프라를 선제적으로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후부를 넘어 범정부 차원에서도 국회와 협의를 통해 3대 메가 프로젝트 추진에 속도를 붙일 목적으로 관련 공무원의 면책 범위를 대폭 넓히는 방향으로 법률 개정이 논의되고 있다.
전력 공급은 용수 공급과 함께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를 성공적으로 조성하기 위한 핵심 과제로 꼽힌다.
반도체 제조 공정은 미세한 전압의 변화로도 수천억 원에 이르는 손실이 발생해 안정적 전력 공급이 반드시 뒷받침돼야 한다.
게다가 막대한 수준의 전력이 필요한 만큼 호남권 일대에 신규 발전원의 구축은 필수적이다.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에 요구되는 전력 설비 규모는 6.3GW(기가와트)로 추산된다. 2025년 기준으로 호남권 일대의 전력 수요는 5GW가량이다.
호남권 일대에는 현재 최대 23.3GW가량의 재생에너지 발전 설비가 마련돼 있으나 태양광발전의 비중이 절반에 가까워 변동성이 큰 데다 다른 지역으로 송전까지 고려하면 발전 규모 확대가 뒷받침 돼야 한다.
정부는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등 메가 프로젝트 추진에 따라 전력 수요 예측치를 전면적으로 수정하고 대책을 반영하기 위해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을 수정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새로 마련될 전기본은 세계적 탄소중립 흐름에 따라 재생에너지와 대형 원전을 주요 전력 확충 방법으로 선택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노후 석탄발전소를 순차적으로 전력망에서 제외하는 퇴출 작업이 병행되는 상황인 만큼 전력 공백을 메울 새로운 발전원의 확충을 놓고 정부, 정치권에서는 사업 속도를 높이는 데 전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지난 6일 청와대에서 열린 3대 메가 프로젝트 민관합동 점검회의에서 “어차피 해야 할 일이라면 절차 때문에 시간을 낭비하지 않도록 불법이 아닌 한 모든 절차를 병행 추진했으면 좋겠고 규정에 문제가 있으면 입법으로 해결해야 할 것”이라며 직접 속도전을 강조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정부의 3대 메가 프로젝트 추진에서 빠질 수 없는 기업으로 꼽힌다. 국내에서 원전 주기기, 풍력 터빈을 공급할 역량을 지닌 유일한 기업이기 때문이다.
박지원 부회장은 국내 시장에서 풍력발전기 국산화 흐름에 대응해 적극적으로 사업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 두산에너빌리티는 풍력 터빈, 원전 주기기를 공급할 역량을 지닌 유일한 국내 기업이다.
기후부 발표에 따르면 2026년 상반기에 진행된 5개 풍력발전 사업의 경쟁입찰 현황에서 설비용량 기준으로 두산에너빌리티가 만드는 해상풍력 발전터빈의 사용 비중은 80.7%에 이른다.
두산에너빌리티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에 “풍력발전기 사업 역량 확보를 위해 10MW급 대형 풍력발전기 전용 양산공장을 확보했으며 지멘스가메사와 14MW급 풍력터빈 조립라인 구축도 추진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중장기 비전을 담은 ‘2026 통합보고서’에서 “친환경 고부가가치 포트폴리오 성과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는데 이런 기조에 맞춰 해상풍력 터빈 사업 성장 전략을 펼치고 있는 셈이다.
국내 풍력발전 시장의 규모는 2030년을 기점으로 급격하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후부는 호남권의 바람 자원 활용을 위해 오는 2030년부터 매년 4~7GW 규모의 해상풍력 발전 설비를 지속적으로 착공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통상적으로 해상풍력 건설 비용은 MW(메가와트)당 25억 원 안팎으로 추산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2030년 이후에는 매년 10조 원 이상의 사업 발주가 나올 수 있는 셈이다.
반도체 클러스터에 안정적 기저부하(기본 전력) 확보를 위한 대형 원전 건설의 추진도 박 부회장에게는 반가운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번 3대 메가 프로젝트 뒷받침을 위해 2~4기의 신규 원전 신설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규 원전 건설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원전 주기기를 만드는 두산에너빌리티의 수주로 이어질 수 있다.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지난 3일 MBC 라디오에 출연해 “전남 영광의 한빛원전에는 2기를 더 지을 수 있는 부지가 있고 울산 울주에도 2기를 더 지을 땅이 있다고 보고를 받았다”며 호남권 등에서 원전 증설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