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코스피가 역사상 처음으로 8000선을 돌파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신고가 행진 속에 두 회사 직원이 많이 거주하는 경기 남부 백화점들도 유례없는 호황을 맞고 있다.
 
8천피 시대에 주목받는 백화점, 신간 '유통으로 그리는 돈의 지도' 보면 부의 흐름 보인다

▲ 신간 '유통으로 그리는 돈의 지도'. <세이코리아>


서울 경기에 있는 롯데백화점 동탄점의 1분기 매출은 1년 전보다 25% 급증했고, 현대백화점 판교점은 연 매출 ‘2조 클럽’에 진입했다. 반도체 특수로 생긴 부가 백화점으로 흘러든 결과라는 평가가 많다.

신간 ‘유통으로 그리는 돈의 지도’는 여기서 한 단계 더 들어가 의문을 제기한다. 왜 하필 백화점일까? 답은 간단하다. 백화점은 단순히 물건을 파는 공간이 아니라 인간의 ‘욕망이 모이는 저수지’이기 때문이다.

1852년 백화점이라는 형태가 처음 등장한 이후 유통은 ‘고객을 어떻게 오래 머물게 하고 망설임 없이 결제하게 만들 것인가’를 끊임없이 연구해 왔다.

유통은 다른 산업의 상품을 전달하는 단순한 지원 산업이 아니다. 돈의 길목을 선점하고 자본의 방향을 바꾸는 키를 쥔, 세상을 지배하는 핵심 산업이다.

‘유통으로 그리는 돈의 지도’는 바로 이 지점에서 출발해 175년 전 프랑스 파리의 봉마르셰 백화점부터 오늘날의 스마트폰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 자본 이동의 궤적을 추적한다.

유통의 동물적인 ‘돈 냄새’ 감각은 오프라인에만 머물지 않는다.

2025년 기준 한국 소매 판매액 가운데 온라인 비중은 37%에 이르고 이 가운데 모바일이 차지하는 비중은 77%까지 높아졌다. 시대 변화에 따른 자본의 다음 행선지를 정확히 짚어낸 결과라는 것이 ‘유통으로 그리는 돈의 지도’ 저자들의 분석이다.

미국 온라인 유통기업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 창업자, 프랑스 명품기업 LVMH의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 일본 패션기업 유니클로의 야나이 다다시 같은 세계 최상위 부호들이 모두 유통의 생리를 지배하고 팔리는 구조를 설계한 인물들이라는 점은 이를 방증한다.

책은 모두 4장에 걸쳐 부의 흐름을 해부한다.

1장에서는 백화점·마트·편의점·온라인 채널을 통한 자본 이동을 추적하고, 2장에서는 올리브영, LVMH, 유니클로 등 독점적 해자를 구축한 기업들을 분석한다.

3장은 더현대서울의 사례처럼 오프라인 공간이 체류 시간을 통해 자산으로 부활하는 과정을 파헤치며, 4장은 다이소와 초고가 명품 시장이 공존하는 양극화된 ‘K-소비’ 시대 이후의 미래 지도를 전망한다.

이 책의 강점은 저자들의 독보적 전문성에 있다. 30여 년 동안 한국 유통산업 경영자로 일한 김인호 저자의 깊이 있는 데이터와, 글로벌 현장을 누비며 자본 흐름을 냉철하게 분석해 온 신현암 저자의 넓은 시야가 만나 최고의 시너지를 발휘한다.

정지영 현대백화점 대표이사 사장은 추천사에서 “시야의 차이가 부의 흐름이 갈리는 지점”이라며 이 책이 다음 사업의 길목을 선점하는 지침이 될 것이라고 일독을 권한다.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 역시 거시 지표 너머에서 자본이 향하는 방향을 읽어내는 나침반으로 이 책을 추천했다.

책을 덮고 나면 주말에 찾던 백화점, 쿠팡의 새벽배송, 습관처럼 들르던 다이소가 단순한 소비의 무대가 아닌 ‘돈의 흐름을 알려주는 정직한 지표’로 보이기 시작할 것이다. 다음 시대 부의 기회를 선점하고 싶다면 지금 유통이 그리는 돈의 지도에 주목해야 한다.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