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원의원들 '한국서 군함 건조' 구상 반대, "수주 포화로 건조 능력 제한적"

▲ 로저 위커 상원 군사위원회 위원장이 19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청문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미국 상원 군사위원회 영상 갈무리>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상원의원들이 한국과 일본 조선소를 활용한 미국 해군 함정 건조 구상에 공개적으로 반대하고 나섰다. 

한국 조선업계의 높은 수주 잔량으로 실제 건조 여력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22일 군사전문지 디펜스데일리를 비롯한 외신을 종합하면 미국 여당인 공화당과 야당 민주당 상원의원들은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에서 미 해군의 군함을 건조하는 방안에 반대 의견을 냈다. 

디펜스데일리 보도에 따르면 로저 위커 상원의원(공화당, 미시시피)은 현지시각 19일 해군 당국과 진행한 군사위원회 청문회(SASC)에서 “함정 모듈이든 선체 전체든 외국에 건조를 맡기는 움직임에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위커 의원은 이어 “미국 국민들은 이런 접근을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앞서 미 해군은 지난 11일 2027 회계연도(2026년 10월-2027년 9월) 함선 건조 계획을 발표했다. 2055년까지 배수량 3만~4만 톤에 이르는 15척의 전함을 도입한다는 내용이 뼈대이다. 

해당 문서에서 미 해군은 자국의 조선 역량을 보완하기 위해 “동맹국의 강점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구체적으로 “최대 2척의 보조함 건조를 승인하고 일부 전투함 모듈을 해외에서 제작하는 방안”도 제시했는데 일부 상원의원이 이를 공개 반대하고 나선 것이다. 

모듈 생산이란 선체의 일부분을 별도의 작업장에서 만들어 납품을 받아 최종 생산 라인에서는 이를 용접해 배를 완성하는 방식이다.

마크 켈리 상원의원(민주당, 애리조나)도 청문회 질의에서 “해외 조선사가 미국 해군으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아 해외에서 함정을 건조하는 편이 더 저렴하다고 판단할 수 있다”며 “하지만 이는 결국 미국 조선 산업을 강화하는 데 역효과를 낼 것이다”고 경고했다.

앵거스 킹 상원의원(메인, 무소속) 또한 “아무리 동맹국일지라도 핵심 기술을 넘겨주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킹 의원은 일본과 한국 조선소가 이미 상당한 수주 잔고를 확보해 미 해군 군함을 건조할 능력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근거도 제시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는 자국 조선 산업이 낙후했다는 판단 아래 재건하겠다는 정책 기조를 보인다. 특히 중국의 함선 건조 능력을 의식해 조선 강국인 한국이나 일본 등 동맹국과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 및 삼성중공업 등 한국 업체는 현지 조선소를 인수하거나 MRO(유지·보수·정비) 사업을 수주하는 등 방식으로 미 해군과 협업을 진행한다.

현재 미국은 존스법과 번스-톨레프슨 수정법 등 법안을 통해 미국 항구를 잇는 해상 운송은 미국에서 건조된 선박만 가능하도록 제한하거나 군함의 해외 건조를 금지한다. 

그러나 미국에서 인력과 설비 부족으로 당장 군함 생산을 빠르게 늘리기 어려워 동맹국에서 건조하는 방안이 현실적 대안으로 떠올랐는데 상원의원 반대 의견이 나온 것이다. 

청문회에 참석한 헝 카오 해군장관 대행은 의원들에게 행정부가 미국 조선소에 투자를 늘리는 방향으로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대릴 커들 해군참모총장은 해외 건조와 관련한 의원 질문에 “우리는 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며 “모듈식 건조와 새로운 건조 기술에 대한 창의적인 접근 없이 현재의 산업 기반로는 수요를 감당할 수 없다”고 답했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