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모바일 사업 'D램 비싸져' 적자 돌아설 판, 노태문 장기계약·가격 인상으로 길 찾는다

노태문 삼성전자 DX부문장 사장은 모바일 사업의 수익성 확보를 위해 메모리 장기공급계약과 스마트폰 가격 인상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사업부가 모바일 D램 가격 상승으로 2026년 적자로 돌아설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스마트폰 부품 원가에서 메모리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율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인공지능(AI) 수요에 따른 메모리 가격 폭등으로 수익성 악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것이다. 

노태문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 사장은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해 메모리 장기공급계약(LTA)을 체결을 추진하고 제품 가격을 인상하는 등 대응 방안을 구체화하고 나서 주목된다.

6일 반도체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모바일 D램 가격이 2026년 1분기보다 2분기에 더 큰 폭으로 상승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2분기 모바일 D램 가격이 1분기 대비 93~98% 오를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올해 1분기 58~63% 상승한 데 이어 다시 2배가량 인상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메모리 가격 상승은 AI 서버에서 메모리 수요가 폭증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반도체 기업이 AI 서버용 메모리 생산량을 늘리는 대신, LPDDR과 같은 모바일 메모리 생산량을 줄이자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메모리 가격 상승으로 삼성전자 MX사업부는 이미 수익성 악화를 겪고 있다.

삼성전자 MX사업부는 올해 1분기에 매출 37조5천억 원, 영업이익 2조8천억 원을 거뒀다. 지난해 1분기보다 매출은 약 3%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약 35% 감소했다.

매출 증가는 지난 3월에 출시된 갤럭시 S26 시리즈가 3주간 전작 대비 약 29%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고, 미국 시장에서 울트라 모델 비중이 71%까지 확대된 덕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스마트폰 원가에서 30% 이상을 차지하는 메모리 가격이 상승하며 수익성 악화를 면치 못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플래그십 스마트 원가에서 메모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D램 17% 낸드플래시 13%로 30% 수준이었는데 2분기에는 41%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4분기에는 20% 수준에서 1.5배 상승한 뒤, 다시 한 번 10%포인트 이상 비중이 늘어나는 것이다. 
 
삼성전자 모바일 사업 'D램 비싸져' 적자 돌아설 판, 노태문 장기계약·가격 인상으로 길 찾는다

▲ 지난 3월 출시된 '갤럭시 S26 시리즈'가 서울 서초구 삼성 강남 매장에 전시된 모습이다. < 연합뉴스 > 

모바일 D램 가격 상승세가 이어진다면 삼성전자 모바일 사업의 적자전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삼성전자의 모바일 사업은 1990년대 애니콜 신화부터 현재의 갤럭시 시리즈에 이르기까지, 삼성전자의 현금 창출원 역할을 하며 단 한 번도 적자를 낸 적이 없다. 

하지만 최근 노태문 사장은 사내 경영진 회의에서 MX사업부의 적자전환 가능성을 언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노 사장은 이미 메모리 가격 상승에 따른 수익 감소에 대비하고 있는 모양새다.

조성혁 삼성전자 MX사업부 부사장은 지난 4월30일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주요 부품 단가 부담이 2분기에도 가중될 전망"이라며 "주요 협력사와 전략적 협력 관계로 공급 안정성을 확보할 예정이나 이익 감소는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판매 호조인 폴더블 전작 모델로 매출 성장을 견인하고, 4월 출시한 A57·A37 등 중저가 신모델을 활용해 전 가격대에서 성장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비우호적인 경영 여건 속에서도 갤럭시 AI 리더십 기반의 플래그십 라인업을 강화하고 전 제품군의 성장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노태문 사장은 우선 모바일 메모리 장기공급계약(LTA) 체결로 원가 부담 절감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장기계약으로 메모리 가격 상승에 따른 영향을 최소화하려는 것이다. 다만 지난해 말 삼성전자 DS부문에 모바일 D램 장기 공급을 요청했으나, 조건에 이견이 커,  3개월의 단기 공급 계약을 맺을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트렌드포스도 "(최근의 메모리 가격 상승세를 고려하면) 스마트폰 생산 기업들이 반도체 기업과 기존에 계약했던 LTA 물량 확보에도 실패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스마트폰 가격 카드도 꺼낼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부품가 상승 등을 이유로 지난 2월 출시한 갤럭시 S26 시리즈 출고가를 직전 제품 대비 약 10만~30만 원 인상했다. 256GB 기준 기본 모델은 9만9천 원, 울트라 1TB 모델은 29만5900원 상승한 금액이다.

또 지난 4월에는 S25 엣지, Z 폴드·플립 7 등 일부 하이엔드 제품 가격을 최대 19만 원까지 올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출고가 변동 및 LTA 협상 여부에 대해서는 확인해드릴 수 있는 게 없다"면서 "메모리 가격이 작년부터 계속 인상돼왔던 만큼, 2분기에 추가적으로 가격이 인상된다고 해도 1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설명했던 수익성 방어 대책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나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