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씨에스윈드가 주력 시장 미국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새 먹거리 해상풍력 사업을 두고 고비를 만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태양광과 달리 해상풍력에는 여전히 강경한 태도를 보이는 가운데 국내 해상풍력 사업 가운데 최초로 수주한 사업도 멈춰섰다.
 
씨에스윈드 해상풍력 갈 길 험난, 방성훈 미국 육상풍력에 매출 3조 복귀 달렸다

▲ 방성훈 씨에스윈드 대표이사 사장.


방성훈 씨에스윈드 대표이사 사장은 외형 축소에 대비해 미국 육상풍력 타워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것으로 분석된다.
 
3일 뉴욕타임스 등 미국 주요 외신에 따르면 해상풍력 중단 행정명령에 대한 법원의 철회 판결 뒤에도 트럼프 정부가 해상풍력에 부정적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정부가 에너지 기업들에 해상풍력 발전 프로젝트 개발 취소하 대가로 돈을 지급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미국 내무부는 이미 허가된 해상풍력 프로젝트 둘을 멈추고 해당 기업이 석유·가스 분야에 재투자한다는 조건 아래 수백만 달러의 합의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지난 3월 말에는 프랑스 에너지 기업 토탈에너지스로부터 10억 달러(약 1조5000억 원)에 해상풍력 발전 임대권을 되샀다.

트럼프 진영에서는 최근 급증하는 에너지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태양광에는 전향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해상풍력에 대해서는 기업들에 돈을 쥐어주면서까지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 이전에 보인 적대적 정책 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뉴욕타임스는 "정부는 해상풍력 산업을 억제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해 왔다"며 "연방법원이 해상풍력 발전소 건설을 중단시킨 행정명령에 제동을 걸자 기업과 직접 협상해 법적 분쟁을 피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방성훈 사장으로서는 이런 미국 정부의 정책 기조와 관련해 당장 주요 고객사 덴마크 베스타스와 오스테드 등의 발주 감소를 고려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오스테드는 지난해 미국 정부의 일방적 프로젝트 중단에 반발해 소송전도 벌였다.

더구나 우리나라에서도 새 정부 출범 이후 기대감을 키운 해상풍력 시장에서도 악재성 변수가 발생하는 모양새다.

최근 씨에스윈드와 SK오션플랜트, LS마린솔루션, 대한전선 등 안마해상풍력 계약 업체들은 최근 모두 계약 중지를 통보받았다.

안마해상풍력은 전남 영광 해안에서 40km 떨어진 해상에 14MW급 발전기 38기를 설치하는 532MW 규모 프로젝트다. 완공되면 현재 국내 최대인 낙월 해상풍력단지(364.8MW)를 웃도는 해상풍력단지가 될 것으로 전망됐다. 

씨에스윈드는 안마해상풍력단지 시행기업과 366억 원 규모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이재명정부가 출범 이후 신재생에너지 확대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국내 해상풍력단지와 첫 계약이란 점에서 상징성이 컸다.

다만 인허가 위험과 해상풍력 주체의 이탈이 안마해상풍력 중단의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안마해상풍력 대주주는 싱가포르 인프라 개발사 에퀴스로 2024년 해상풍력 고정가격 경쟁입찰에서 사업자로 선정됐다. 하지만 사업 예정 해역의 일부가 국방부 아래 연구소의 무기시험 해역과 중첩돼 논의가 장기화되며 착공을 시작하지 못했다. 이에 에퀴스는 안마해상풍력 사업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최근 전해졌다.

방성훈 사장으로서는 올해 씨에스윈드의 외형 성장을 노리기 어려운 상황에 놓인 셈이다.

씨에스윈드는 풍력발전의 타워를 핵심 사업으로 펼치며 전세계 시장에서 점유율을 끌어올렸고 2023년말 유럽 기업을 인수하며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시장에도 진출했다. 

방 사장은 오너인 김성권 회장이 대표이사에 물러나며 2024년 9월 후임을 맡았다. 오너 경영인이 대표에서 퇴임하며 실적에 대한 우려가 일각에서 있었으나 씨에스윈드는 빠른 성장세를 이어갔고 그해 사상 최초로 매출 3조 원을 넘겼다. 전년 대비 매출이 2배가량 늘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다시 씨에스윈드 외형이 소폭 후퇴할 것이라는 시각이 나온다.

씨에스윈드는 지난해 연결 매출 2조9316억 원을 거뒀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 집계에 따르면 올해 매출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2조9133억 원이 전망된다.

급격한 성장으로 매출 3조원 시대를 연 뒤 2년 연속으로 3조 원을 넘기지 못할 것으로 전망되는 셈이다. 방 사장으로서는 취임 3년차를 맞는 올해 매출 재도약에 마음이 급해질 것으로 보인다.
씨에스윈드 해상풍력 갈 길 험난, 방성훈 미국 육상풍력에 매출 3조 복귀 달렸다

▲ 왼쪽 표는 씨에스윈드 신규수주(Order intake)와 수주잔고(Order backlog). 오른쪽은 미국 풍력발전 시장 설치 전망. <씨에스윈드>

방 사장의 믿을 구석으로는 미국 육상풍력 타워가 꼽힌다. 

미국은 매출 구조상 지난해 56.2%를 차지한 주력 시장으로 씨에스윈드 해외법인 가운데 가장 생산능력이 크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해 통과시킨 ‘크고 아름다운 하나의 법안(OBBBA)’에 따라 상대적으로 정부 견제를 덜 받는 육상풍력 설치수요가 2027년까지 몰릴 것이라는 전망도 많다.

증권업계에서도 올해 씨에스윈드 실적 반등 열쇠로 미국 육상풍력타워 법인의 생산성 향상을 꼽고 있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씨에스윈드의 위험 요인은 미국 타워 법인의 생산성 개선 지연과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수주 부재”라며 “외형 측면에서는 국내보다 미국과 유럽에서의 육상풍력 수요 증가가 실적에 더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