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CJ제일제당·삼양사 전현직 임직원이 3조 원 규모 설탕 가격 담합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았다.

해당 판결은 정부가 담합 행위에 강경 대응하겠다고 경고한 뒤 처음으로 나온 법원 판결이다. 다만 법원은 유죄를 인정하면서도 폭리는 취하지 않았다고 판단해 강경처벌을 미뤘다.
 
CJ제일제당 삼양사 임직원, 설탕 가격 담함 주도 혐의로 집행유예 3년 선고 받아

▲ 23일 3조 원 규모 설탕 담합으로 CJ제일제당·삼양사 전현직 임직원이 유죄를 선고받았다. 같은날 CJ제일제당·대상·사조씨피케이 임직원은 10조 원 규모 전분 및 당류(전분당) 담합 혐의로 기소됐다. 사진은 서울 서초구에 소재한 서울중앙지방법원 청사. <연합뉴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삼양사 전현직 임직원이 3조 원대 규모 설탕 가격 담합을 주도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6개월, 벌금 1억 원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CJ제일제당과 삼양사 법인에는 각각 벌금 2억 원이 선고됐다.

최 전 삼양사 대표이사와 김 전 CJ제일제당 식품한국총괄 등 두 회사 임직원은 2021년 2월부터 2025년 4월까지 담합해 설탕의 가격 변동 폭과 시기 등을 합의·결정한 혐의로 2025년 11월 기소됐다.

검찰에 따르면 CJ제일제당과 삼양사의 담합 규모는 3조2715억 원에 이른다. 설탕 가격은 담합 이전보다 최고 66.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류지미 서울중앙지방법원 판사는 설탕 가격 담합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폭리를 취하지는 않았다고 봤다.

재판부는 "이들 회사는 과거 밀가루와 설탕 담합 사건으로 과징금을 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또다시 범행했다"며 "기업 간 담합이라 하더라도 그 피해가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죄질이 가볍지 않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국제 원당 가격이 공시되고 있다는 점과 대형 수요처의 가격 협상력·환율 등을 고려했을 때 이 사건의 공동행위로 CJ제일제당과 삼양사가 폭리를 취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전분당 담합 사건도 기소했다.
 
23일 CJ제일제당·대상·사조씨피케이의 3개 법인과 각 대표이사, 한국전분당협회장 등 총 25명이 독점규제및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세 기업은 8년 동안 10조1520억 원 규모 전분당 담합을 벌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식료품 담합 사건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이 중 대상 사업본부장은 구속기소됐다. 나머지 임직원들은 증거인멸 우려가 적고 혐의가 충분히 소명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전분당은 옥수수 등 곡물에서 추출한 전분으로 만든 물엿·과당·올리고당 등을 포함하는 원료다. 검찰은 전분당 담합으로 전분 가격은 최대 73.4%, 당류 가격은 최대 63.8%까지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수사 결과 CJ제일제당·대상·사조씨피케이는 제품별 가격 조정 시기와 그 폭을 정해 가격을 끌어올린 뒤 거래처별로 제시 가격을 달리해 담합 사실을 숨기려 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설탕 담합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삼양사는 전분당 담합 혐의로는 기소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주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