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석탄화력발전소 폐지에 따른 지역경제 충격과 노동자 보호를 위한 이른바 ‘석탄화력특별법안’을 둘러싼 여야 논의가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핵심 쟁점인 고용승계 방식을 두고 이견이 이어지면서 입법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석탄화력특별법안 지방선거 앞두고 '정중동', 여야 '고용승계' 이견 좁히기 속도낼까

▲ 7일 국회에서 열린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위원장인 김정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3일 정치권 움직임을 종합하면 국민의힘은 석탄화력특별법안을 5월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 통과, 상반기 내 본회의 처리까지 이어간다는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현재 국회에는 석탄화력특별법안 17건이 계류돼 있다. 

법안들은 석탄화력발전 중단과 정의로운 전환에 관한 특별법안, 석탄화력발전소 조기 폐지 및 폐지지역 지원에 관한 특별법안, 석탄화력발전소 조기 폐지 및 정의로운 전환 지원에 관한 특별법안, 석탄화력발전소 폐지 및 폐지지역 지원에 관한 특별법안, 석탄화력발전소 폐지지역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안, 석탄화력발전소 폐지지역 활성화 등에 관한 특별법안, 석탄화력발전소 폐지지역 지원에 관한 특별법안, 석탄화력발전소 폐지지역 지원 특별법안, 석탄화력발전소 폐지지역 지원 및 활성화를 위한 특별법안, 석탄화력발전소 폐지지역의 정의로운 전환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안, 석탄화력발전소 폐지지역 지원 및 대체산업 육성에 관한 특별법안, 석탄화력발전소 폐지지역 특별지원법안 등으로 이름을 달리하고 있다.

현재는 정부안을 중심으로 해 여야간 이견을 좁히는 데 뜻을 같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이재명 정부는 2040년까지 국내 공영 석탄화력발전소를 폐쇄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22일 환노위는 국회에서 소위를 열고 이날 예정됐던 총 39개의 안건 중 일부 안건만 처리하고 1시간 만에 소위를 마쳤다. 

이에 따라 후순이었던 '석탄화력발전소 폐지지역 지원 특별법안' 등 17개 관련 법안은 논의 대상에 오르지 못한 채 다음 회의를 기약하게 됐다.

그러나 일단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이 요청했던 1주안 정부안 제출, 2주안 소위 논의 ‘로드맵’ 기간에 따라 ‘순항’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실제로 정부안은 요청 1주일 이내로 마련됐다.

법안들은 석탄화력발전소 폐지에 따른 노동자 보호와 지역경제 충격 완화를 위한 지원체계를 제도화하는 데 공통점을 보인다.

다만 세부 쟁점에서는 차이가 뚜렷하다. 특히 고용승계 문제를 둘러싼 입장차가 가장 큰 것으로 평가된다.

법안들은 크게 고용승계를 법적 의무로 두는 ‘의무형’과 고용안정·직업훈련·보조금 지원 등을 중심으로 하는 ‘지원형’으로 나뉜다.

김정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서왕진 조국혁신당 의원·정혜경 진보당 의원 등이 2025년 11월26일 발의한 ‘석탄화력발전 중단과 정의로운 전환에 관한 특별법안’은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와 석탄화력발전 사업자는 탈석탄 이행 과정에서 종사 노동자의 고용을 유지하고 근로조건이 저하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2026년 3월19일 발의한 ‘석탄화력발전 중단과 정의로운 전환에 관한 특별법안’은 “해당 석탄화력발전사업자(석탄화력발전소의 폐쇄신청서를 조건을 갖춰 기후에너지환경부장관에게 제출한 사업자)의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고용안정에 관한 계획에 있어서는고용유지를 우선적으로 검토하여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반면 나머지 다수 법안은 고용보조금 지급, 직업훈련, 지역주민 우선고용, 소득보전 등을 중심으로 전환 과정에서의 충격을 완화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이 밖에도 지원 방식, 지원 대상 지역 범위, 보호 대상 노동자 범위 등도 주요 쟁점으로 꼽힌다.

입법 속도를 둘러싼 여야의 온도차도 감지된다. 

국민의힘은 ‘속도전’을 강조하는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졸속 입법’ 논란을 피하기 위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석탄화력특별법안 지방선거 앞두고 '정중동', 여야 '고용승계' 이견 좁히기 속도낼까

▲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 야당 간사인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이 1월2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기후시민회의를 통한 시민 참여방안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은 21일 “어제(20일)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보령을 찾아 ‘석탄화력 특별법안’ 통과를 외치면서 현장 최고위를 개최했다”며 “참으로 뻔뻔하고 소름 돋는 '매표행위'이자 충남도민들의 절박한 생존권을 정략적으로 이용하는 대국민기만극”이라고 민주당을 직격했다.

그는 이어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이미 기후부가 꼼짝도 안하다가 김소희 의원 때문에 이제야 특별법안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며 “저를 비롯한 국민의힘 의원들은 정부를 끝까지 압박해 1주일 내 ‘정부안 제출’, 2주일 내 ‘법안소위 개최’라는 ‘데드라인’을 받아냈다”고 꼬집었다. 

실제 석탄화력발전소가 위치한 지역은 경제적 타격이 가시화되고 있다. 

충남 보령은 인구 10만 명 선이 무너졌고 지역내총생산(GRDP)도 3380억 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태안 1호기가 지난해 말 폐쇄된 데 이어 충남 지역 석탄화력 29기 가운데 22기가 2038년까지 폐쇄될 예정이다.

한편 노동계는 속도보다 내용에 무게를 두고 있다. 

임욱영 한국노총 정책본부 실장은 21일 국회에서 열린 ‘석탄화력발전소 폐지지역 지원에 관한 특별법 통과 촉구 간담회’에서 “어떤 정부안이든 속도를 내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된 정부안을 만들자고 하는 시작 단계라고 (간담회 자리를)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전국전력산업노동조합연맹은 21일 성명서에서 △법제명에 ‘정의로운 전환’ 명시 △정부의 2040년 석탄발전 폐지 로드맵 우선 제시 △폐지지원과 조기폐지 입법 구분 △법안 목적 명확화 △휴지보존 및 계속운전 법제화 △실질적 직무전환 교육 보장 △재생에너지 사업을 위한 폐지부지 활용 △노동자 참여 거버넌스 구축 △정의로운 전환 지원기금 설치 등을 요구했다. 

석탄화력특별법안은 21대 국회에서도 장동혁 국민의힘 의원의 최초 발의로 논의가 있었으나 여야간 공방이 있어 통과에는 이르지 못했다. 이후 논의가 22대 국회로 이어지다 12·3 비상계엄으로 공백이 생겼다. 

현재는 이철규 의원안을 중심으로 반영한 정부안에 여야 의원들의 법안에 따른 정부안이 마련됐고 이를 바탕으로 환노위에서 쟁점을 조정하는 일정이 이어질 전망으로 전해진다. 권석천 기자